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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이혼 신고를 하러 가는 길,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차 안의 온도는 굉장히 낮았지만 진수현은 히터도 켜지 않았다. 아마 화가 나 히터 키는 걸 까먹은 듯했다.

심윤아는 급히 준비하느라 외투 하나만 입고 집을 나섰다.

막 차에 앉았을 때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점점 추워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며 옷을 여몄다.

운전석에 있는 진수현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줄곧 입술을 앙다물고 있었다.

곁눈질로 옷을 여미는 심윤아를 확인한 진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얼굴로 히터를 틀었다.

잠시 후, 차 안의 온도가 올라갔다.

심윤아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진수현을 바라보았다.

슬림한 옆얼굴은 화가가 정성 들여 조각해 놓은 것 같았다. 뚜렷한 이목구비는 옆에서 보아도 놀라울 정도로 잘생겨 보였다.

단점이라면 지금 그 얼굴은 잔뜩 굳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껏 알고 지냈으니, 심윤아는 지금 진수현이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엄청 많이.

하지만 그는 분명 화가 났음에도... 자신의 작은 행동 하나도 놓치지 않고 히터를 켜줬다.

심윤아는 진수현에게 향했던 시선을 거두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순간 차 안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꽉 막혀 숨이 쉬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혼 신고하러 도착하자,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야 했다.

순서가 다가오자 심윤아가 나지막이 진수현을 불렀다.

“어머님 아버님께는 내가 돌아가서 말씀드릴게.”

그 말에 진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심윤아를 쳐다보더니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

“...”

대화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 속에서 줄을 섰다.

갑자기 눈에 익은 커플이 심윤아에게 인사했다. 심윤아도 곧 그들이 지난번 혼인신고 하면서 마주쳤던 커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난번의 그들은 서로 웃고 떠들며 떨어지기 아쉬워 꼭 붙어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들은 서로 멀찍이 떨어져 원수를 보는 듯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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