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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진수현에게 맞은 것도 모자라, 친한 친구와 적을 친 이선우가 오히려 그녀에게 사과하니, 심윤아는 미안함이 극에 달했다.

“망치지 않았어. 나 괜찮아. 사과는 내가 해야지. 나 때문에 맞기까지 했잖아.”

그녀의 말을 들은 이선우는 피식 웃었다.

“그게 뭐? 사내 대장부가 맞을 수도 있지.”

“하지만 너랑 수현이 앞으로...”

“걱정하지 마. 그래도 친한 친구였잖아. 기껏해야 한동안 나 거들떠보지도 않겠지. 내가 가서 사과할 거야.”

이 말을 들은 심윤아도 마침내 마음을 놓았다.

“그럼 다행이야.”

“그래서 일은 잘 해결됐어?”

심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건 전화 통화라는 생각에 다시 입을 열어 대답했다.

“응. 일단은.”

“어떻게 해결됐는데?”

심윤아는 속이 뒤죽박죽이었다. 방금 사과한 것도 이미 한계였는데, 더 이상 그의 물음에 대답할 기분이 없었다. 만약 이선우가 전에 그녀를 돕지 않았다면 벌써 전화를 끊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써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선우야, 나 쉬고 싶어.”

이선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조용해지더니 말했다.

“그래, 일단 진정하고 쉬어.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

전화를 끊은 심윤아는 휴대폰을 옆으로 던지고 침대 위에 몸을 웅크렸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배가 불편한 것 같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자신의 배를 부드럽게 문지르며 속으로 말했다.

‘아가야, 조금만 견뎌. 이혼하면 이 지옥 같은 곳을 떠날 거야. 앞으로는... 엄마랑 둘이 사는 거야.’

심윤아는 누워 있다가 어느새 사르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가 깨어보니 여전히 똑같은 잠자리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보니 베개의 한 부분이 흥건히 젖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눈물 자국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는 손을 뻗어 자신의 눈가를 가볍게 닦았다.

젖어 있었다.

꿈에 울었을까?

한참을 앉아 있던 그녀는 젖은 베갯잇을 벗긴 다음 캐비닛에서 새것을 찾아 갈아 끼웠다.

베갯잇을 바꾼 후, 또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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