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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금테 안경 너머로 심윤아는 그 두 눈 속에 짙은 안개가 감춰져 있는 것 같아 종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선우의 겉모습은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그녀와 잠시 눈을 마주치더니 이선우가 가볍게 눈썹을 치켜세웠다.

“왜 그래?”

심윤아는 눈을 내리깔고 이선우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할머님의 병문안을 가야 한다는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간호사에게 다시 침을 놓으라고 했다.

미세한 통증이 손에 전해져 심윤아가 정신이 들게 했다.

간호사가 떠나고 나면 병실에는 두 사람만 남게 되는데 이때 어떤 말을 해도 되었다.

심윤아가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이선우가 갑자기 그녀 앞에 주저앉아 손에 하얀 손수건을 들고 그녀의 상처에서 새어 나온 이전의 핏자국을 살며시 닦아주고 있었다.

간호사는 사실 이미 그녀를 대신해 처리했고, 남은 피는 이미 그녀의 소매에 스며들어 이미 깨끗하게 닦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선우는 일종의 강박증이나 결벽증이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천천히 그 핏빛들을 닦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십여 초 가까이 이어지던 중 심윤아가 갑자기 참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됐어, 그만해. 안 지워져.”

말을 듣고 이선우는 놀라더니 동작을 멈추고 잠시 후 말을 꺼냈다.

“조금 있다가 누군가가 옷을 가져올 거야. 그럼 그때 이 옷을 갈아입어.”

심윤아는 대답이 없었다. 그녀는 이선우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틀림없이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간호사가 떠난 이후로 지금까지 그는 조금도 이 일을 언급할 생각이 없었다.

‘그와 진수현은 절친인데, 진수현에게 알려줬을지 안 알려줬을지...’

심윤아가 제멋대로 생각하는 사이에 마침내 이선우가 입을 열었다.

“말하려다 멈추는 모습을 보니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야?”

심윤아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난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선우는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

“몇년동안의 우정인데 나한테 말을 하려면 앞뒤를 생각해야 해? 너무 서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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