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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구청에 사람은 너무 많지 않았지만, 그들은 나중에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다.

어젯밤 잠을 설친 바람에 몸이 힘든 윤아는 의자에 가서 앉았다.

수현도 그녀의 뒤를 따라 흙빛이 된 얼굴로 윤아의 옆자리에 서 있었는데 앉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구청에 들어오긴 했지만, 윤아의 마음은 꽤 평온했다.

그녀는 머리를 돌려 수현을 한눈 보고는 입을 열었다.

“수현 씨는 안 앉아?”

“난 됐어.”

수현은 차갑다 못해 조금의 온도도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로 답하고는 윤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윤아는 금세 알아챘다. 수현이 자신을 상대하기 귀찮아한다는 것을.

하긴, 곧 이혼하고 소영과 일생을 기약할 텐데 자신과 상대해서 좋을 게 뭐가 있다고.

다행이었다. 애초부터 이혼한 다음 친구로 지내기를 바라지 않아서 말이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두 사람이 붙어있은 시간이 오랄 수록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점점 많아졌다.

“이 분위기... 설마 이혼하러 왔나?”

“이혼? 에이, 아닐 거야. 이 둘이 이혼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훈남 훈녀가 따로 없는데, 뭔 이혼이야.”

“이해할 수가 없어. 저렇게 생기면 원래 배우자보다 더 훤칠하고 더 예쁜 사람 만나기 어려울 텐데. 아쉽게 이혼을 왜 해.”

사람들은 늘 남 일에 관심이 많다. 특히 눈에 띄는 남이라면 더 그렇다.

마치 수현과 윤아처럼 외모가 출중하고 또 서로 잘 어울리는 남녀라면 가십거리로 되기 더 쉽다.

말이 꼬리에 꼬리를 이어 윤아의 귀에 들어간다. 그녀 옆에 선 수현도 당연히 들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방을 순간 얼어붙게 만드는 차갑고 도도한 모습으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있잖아, 저기 두 사람 되게 젊어 보이는데 아이는 있을까?”

아이라는 두 글자에 윤아는 가슴이 덜컹했다.

조금 어이가 없었다. 화제가 어떻게 아이로 갔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저렇게 좋은 유전자에 아이 많이 낳지 않으면 얼마나 아쉬워.”

여기까지 들은 윤아는 수현을 힐끔 훔쳐보았다.

역시, 그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그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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