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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이 말을 마친 윤아는 다시 고개를 숙인 채 속으로 수현이 왜 갑자기 변했는지를 생각했다.

분명 전엔 얼굴이 굳어있었는데 저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들은 뒤 표정이 그나마 나아졌다. 심지어 그녀가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를 걱정하신다.

왜?

진짜 유산한 줄 알고 미안해서 그러는 건가...

“아침 안 먹었잖아.”

수현이 또 말을 걸어왔다.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근데 배고프지 않아.”

실은 입맛이 없었다.

“지금은 배고프지 않지. 근데 나중에는? 조금 있다가 요양원에 갈 때면 아침 먹을 시간 없어.”

여기까지 듣자, 윤아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어. 그러면 우리 먼저 아침 먹으러 갈래?”

“내가 편의점 가서 사 올게. 여기서 기다려.”

말을 끝낸 수현이 구청을 나갔다.

밖에 나간 뒤, 그는 바로 편의점으로 가는 대신 벽에 기대어 담배 한 대를 피웠다. 찬 바람 속에 조금 있으니 정신이 들었다.

그는 벽에 기대어 눈을 내리깔았다. 긴 속눈썹이 그의 눈을 가리면서 요동치는 감정도 함께 숨겨주었다.

분명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는데, 그녀의 목을 조르면서 왜 이렇게 무심한지 따지고 싶었는데, 말을 내뱉고 나니 아침 먹겠냐고 물었더라. 헛웃음이 나왔다. 왜 그녀 앞에선 항상 마음이 약해지는지...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허공에 대고 물어본다. 대답이 있을 리가 없었지만, 그저 하염없이 앞을 바라보며 찬바람이라도 그의 진심을 알려주길 기다린다.

-

윤아도 이런 경우를 예상해 보지 못했다. 수현이 자리를 뜨자마자 아까 토론하고 있던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그녀의 앞에 그리고 옆에 자연스레 앉았다.

“저기요, 예쁜 아가씨. 궁금한 게 있는데, 아까 나간 분 아가씨 남자친구예요 아니면 남편이에요?”

“혼인 신고하러 왔어요? 헉, 설마 이혼 신고하러 왔어요?”

“아이는 있어요?”

윤아: “...”

이 사람들, 묻고 있는 문제가 모순적이라는 생각은 안 드나...

그리고 가십거리 주인공 앞에서 이런 걸 막 물어봐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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