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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곧 죽을 거라니... 저주와 같은 말이었다.

나는 강해온에게 번호를 보내서 조사해 달라고 했다. 10분도 채 안 돼서 강해온은 전화가 왔다.

“조사 결과 나왔어요?”

나는 긴장한 채로 물었다.

“대표님, 이거 대포폰입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3일 전에 개통되었고, 대표님에게 걸려 온 전화 외의 다른 사용 기록은 없습니다.”

“다른 정보는 찾을 수 없어요?”

“어디에서 구한 번호인지는 알 수 있지만 중간에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간을 좀 써서 조사해 봐야 합니다.”

“그럼 계속 신경 써 줘요. 방금 나한테 전화 와서 자기가 누군지 맞춰보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장난 전화인 줄 알았는데, 내 이름을 부르며 곧 죽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분명히 내가 아픈 걸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혹시... 연시혁 씨는 아닐까요?”

나는 강해온이 이 이름을 꺼낸 다음에야 연시혁이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떠올랐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다. 굳이 연락할 필요도 없었다.

연시혁은 큰아버지가 거리에서 입양한 양자였다. 그다지 정직한 사람은 아니었다. 큰아버지가 연씨 가문에서 마련해 준 일자리도 마다하고 거리에서 불량배들과 어울렸으니 말이다.

큰아버지는 그를 한심하게 여겨 성인이 된 이후로는 관계를 끊어버렸다. 그 이후 나는 그를 본 적 없었다. 9년 전 큰아버지가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는 장례식에 오지 않았다. 자신을 연씨 집안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강해온의 추측은 근거가 없었다. 나는 연시혁과 원한 관계가 있을 리 없고, 전화 속 목소리도 그와 일치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내 병에 대해 알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나는 강해온의 생각을 부정했다. 그도 금방 말을 바꿨다.

“그리고 대표님, 최희연 씨가 아직 병원에 있습니다.”

“정신 상태는 어때요?”

“어제 포도당 링거를 맞았고, 깨어난 뒤에 죽고 조금 드셨습니다. 지금은 그냥 병상에 앉아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십니다.”

“내가 이따가 병문안 갈게요.”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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