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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내가 진유겸의 연락처를 조사하는 일까지 고현성이 알고 있을 줄 몰랐다. 이렇게 되면 연씨 가문에 그의 내통자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알고 있는 건 아닌지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사생활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고현성은 내 복잡한 감정을 눈치챘는지 담담하게 설명했다.

“오늘 아침 네 비서가 말해줬어.”

나는 말문이 막혔다.

서당으로 가는 길, 나는 차 안에서 강해온에게 물었다.

“희연이가 진유겸의 연락처를 알아보라고 부탁했죠?”

강해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찾았어요?”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회사 연락처만 찾고, 개인 연락처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 대표님한테 문의했더니 네트워크 데이터를 통해 찾았다고 합니다.”

내가 왜 고현성에게 연락했는지 묻기 전에, 그는 이미 솔직하게 털어놨다.

“현성 씨가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연락처를 알려줬어?”

강해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고 대표님은 대표님의 일에 전혀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고현성은 나한테 진유겸을 조사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전화번호를 알려준 것이다. 정말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었다.

서당은 운성과 달리 해가 강하다. 아직 3월밖에 안 됐는데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내가 외투를 벗자 강해온이 받아 들며 말했다.

“혹시 일을 망칠까 봐 유씨 가문에는 미리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럼 찾기 쉽지 않겠네요. 이미 번호를 폐기했을지도 몰라요. 다시 전화하지 않는 한 말이에요.”

강해온은 웃으며 물었다.

“서당에 직접 오신 이유가 전화 오길 기다렸다가 현장에서 잡으려는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전화를 걸어 온 패턴을 보면 오후에 또 장난 전화가 올 것이다. 만약 유서정이 맞다면 절대 피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유씨 가문 밖에서 기다려 봐요.”

전화가 오기만 하면, 나는 강해온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전화를 걸었다는 건 유심이 아직 삽입된 상태로 있다는 것이니 증거를 확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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