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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조민수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던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두 사람 결혼 생각이 없다고?”

“적어도 지금은.”

조민수의 깊은 눈동자에 내가 담겼다. 그 순간 고현성이 갑자기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올라가자.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잖아. 올라가서 샤워하고 밥이나 먹자.”

이 말을 들은 조민수는 별장 열쇠를 나에게 넘겨줬다.

“난 오늘 야근이야. 내일 아침 데리러 올게. 다른 문제 없으면 운성으로 돌아가도 돼. 하지만 아니라면... 여기서 지낼 준비 하고 있어.”

조민수는 나를 안고 토닥이다가 밖으로 나갔다. 그가 떠난 다음 고현성이 대뜸 말했다.

“둘이 안고 있는 거 난 싫어.”

“사랑하는 걸 어떡하겠어요.”

“사랑?”

나는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말했다.

“네, 민수 오빠는 세상에서 저한테 가장 잘해주는 사람이에요. 어머니가 남겨준 사람이니까요.”

“그럼 나는?”

나는 그를 힐끗 노려보며 말했다.

“아직까지만 민수 오빠라고 해두죠.”

고현성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는 이제 나와 조민수의 관계가 궁금한 듯했다.

“내가 알기로 연씨 가문과 조씨 가문 사이에는 별다른 관계가 없을 텐데? 둘이 어떻게 알게 된 거야?”

나는 아무에게도 조민수의 과거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건 조민수의 비밀이므로 내가 함부로 말할 자격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대충 둘러댔다.

“어머니 친구 아들이에요.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죠. 저한테는 그냥 친오빠 같아요.”

고현성은 내 대답에 만족하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아무 말도 없이 주방으로 들어가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질투하는 모습조차 귀여웠던 나는 웃음을 참으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일단 조민수 애인의 방으로 가서 클렌징을 찾았다.

방에는 화장품이 아주 많았다. 예쁜 옷도 많았다. 나와 몸매가 비슷했기에, 나는 아무 옷이나 골라서 새로운 화장품과 함께 내 방으로 들고 갔다.

그렇다, 이 별장에는 내 방이 있었다. 그러나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었다.

나는 메이크업부터 지우고 씻으러 갔다.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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