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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나는 문득 고현성이 보낸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래서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현성 씨를 못 믿어서 여기까지 온 건 절대 아니에요. 그냥 우연히 단서가 잡혀서 오게 됐어요.”

고현성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럼 거짓말은 왜 했어?”

‘거짓말...’

나는 출장으로 서당시에 오게 됐다고 했다. 다소 초라한 변명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솔직하게 말했다.

“사건의 단서가 유씨 가문을 가리키고 있었어요. 원래는 현성 씨한테 알려주려고 했는데, 강 비서한테서 들으니 유씨 가문의 사모님이 현성 씨 고모라고 하더라고요. 현성 씨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숨겼던 거예요. 미안해요.”

말을 마친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현성 씨는 왜 갑자기 서당에 온 거예요?”

고현성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나를 한참 바라봤다. 그의 시선에 나는 얼굴을 만지작대며 물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요?”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달콤한 말을 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너랑 다른 도시에 있고 싶지 않았어.”

그는 곧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널 만나러 왔어. 너한테 연락하기 전에 고모가 먼저 연락할 줄은 몰랐지만. 나도 마침 서당에 있다니까 네가 유씨 가문의 저택에 있다고 알려줬어.”

알고 보니 고은경은 거실에 나오기 전에 이미 고현성에게 연락했다.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일부러 고현성에게 전화를 한 건 나를 속이기 위해서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화났어요? 다음부터는 꼭 솔직하게 말할게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고현성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는 한숨을 쉬며 물었다.

“이제 어디로 갈 거야?”

“저는 상주시로 돌아가고 싶어요.”

“조민수 때문에?”

나는 그의 볼을 콕 찌르며 대답했다.

“네, 내일 정기검진이 있어요. 안 가면 민수 오빠가 걱정할 거예요. 운성까지 찾아올지도 모른다니까요.”

‘오빠’라는 말을 듣고 고현성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는 손을 뻗어 나를 감쌌다. 무언가 궁금한 모양이었지만 결국 말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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