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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고현성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바다에 비친 은하수와 같은 눈빛이었다. 그의 눈빛이 되냐고 묻고 있었다.

나는 큰 결심을 내리고 대답했다.

“좋아요.”

...

아침에 일어났을 때, 고현성은 내 곁에 없었다. 일어난 지 한참 됐는지 이불에서는 그의 체온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몸을 일으켜 씻고 나서 옷을 갈아입었다. 언니는 어젯밤 새벽 3시 정도에 답장을 보냈다.

[나 금방 깼어. 너 몸은 어때? 참고로 결혼은 당분간 희망 없을 것 같아.]

[왜요?]

‘혹시 둘이 싸웠나?’

답장이 바로 없자 나는 밖으로 나왔다. 고현성과 조민수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살금살금 다가가자 조민수가 덤덤하게 협박하는 것이 들렸다.

“두 번 다시 수아한테 상처 주지 마요. 안 그러면 내가 데리고 떠날 거예요.”

“조민수 씨와는 상관없는 일일 텐데요.”

조민수의 안색이 빠르게 어두워졌다. 나는 소리 내어 그를 불렀다. 내가 내려온 것을 보고 그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가자, 병원에 가야지.”

내가 없을 때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차에 오른 다음에도 흉흉했다. 내가 애써 화제를 꺼내도 응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특히 조민수는 아주 피곤해 보였다.

검사가 끝난 20분 후, 의사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했다. 다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아 보여서 안정을 취할 것을 제안했다.

조민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 요즘 스트레스받을 일 있었어?”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나도 몰라. 장례식이 끝나고 쉬지 못해서 그런가?”

“흠... 운성에 돌아가서는 몸조리 잘해.”

운성에 가도 된다고 허락받은 것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약도 제때 먹고.”

“알았어.”

조민수는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줬다.

비행기에서 고현성이 말했다.

“조민수 씨는 널 과하게 걱정해.”

“오빠니까요.”

“여자친구는 그렇게 생각 안 할 텐데?”

고현성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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