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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나는 원래도 의심이 많은 성격이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이 많았다.

이번 일은 유서정이 저지르고 유지영에게 덮어씌우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기에 유지영이 가만히 있을 것이다. 일을 빨리 끝내려고 말이다.

이런 생각에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유서정에게 물었다.

“서정 씨 듣기로는 임지혜 씨와 친하다면서요?”

반대로 유지영은 임지혜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

“맞아요, 오래 알고 지낸 친구예요.”

유서정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흠잡을 데 없는 태도였다.

나는 순간 깨달았다. 유지영은 희생양일 뿐이다. 그러나 핸드폰을 들고 있던 사람은 유지영이고 유서정에 관한 단서는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유지영이 범인을 자처하는데 내가 어쩌겠는가? 더군다나 그녀를 통해서 유씨 가문을 경고할 수 있다면 나에게도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이때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고현성의 문자였다.

[너 유씨 가문에 있어?]

[이미 알고 있었잖아요.]

다음에 그는 답장으로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이어폰을 끼고 그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었다.

“출장 간다더니 갑자기 거긴 왜 갔어? 설명할 준비는 됐고?”

[제가 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요?]

고현성은 한동안 답이 없었다. 그러다 다시 문자가 왔을 때 집사가 들어오며 말했다.

“고 대표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고현성이 들어오기 전, 나는 몰래 음성 메시지를 클릭했다. 이어폰에서는 그의 슬픈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일은 내가 알아보고 있었어. 근데 왜 갑자기 서당으로 가버린 거야? 수아야, 난 너한테 못 해준 게 너무 많아. 그러니 이제는 나를 조금만 더 의지해 주면 안 될까?”

나는 메시지를 들으며 고현성이 성큼성큼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얼굴은 차가웠다. 하지만 날렵한 이목구비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커다란 체구로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그와 눈이 마주친 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그렇게 입고 안 추워?”

덤덤한 표정과 달리 화가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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