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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만약 진서준이 작은 마을의 다리 없는 백수였다면 그는 무척 따분한 나날을 보낼 것이다. 단순히 먹고 사는 걸로 현실을 버틸 수 없고 최희연은 항상 속으로 고상한 것들을 바라왔으니까.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을 바꾸는 것뿐이다.

그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인생은 쉬운 게 없었다.

진서준과 헤어지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아래층에서 비서가 날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지영도 자리에 있었고 내가 다가가자 비서가 설명했다.

“대표님, 이쪽에 사인해 주세요.”

내가 받아 사인을 하자 비서가 계약서 사본 하나를 유지영에게 주었고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당신은 고현성 못 뺏어.”

그 말에 나는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누가 뺏는다고 했어요?”

유지영은 여전히 콧방귀만 뀌면서 아무 말 없이 오만하기 그지없는 못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웃으며 물었다.

“그쪽 유서정 씨가 그 사람 좋아해요?”

유지영은 콧방귀를 뀌며 뒤돌아 가버렸고 나는 한숨을 쉬며 비서에게 말했다.

“저런 여자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 있어요? 주제도 모르고 사람 미움이나 사는 저런 사람은 정말 상대하기 싫어요.”

비서가 웃으면서 말했다.

“아까는 질문하시던데요.”

나는 저도 모르게 설명했다.

“고현성을 좋아하는 게 저 여자인지 유서정인지 궁금하잖아요.”

말이 나오자마자 내 뒤에서 한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강해온 씨, 먼저 회사로 돌아가세요.”

비서가 뒤돌며 고 대표에게 인사를 건네더니 눈을 깜박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먼저 가서 유씨 가문과의 뒷일을 처리해요.”

그 말에 비서는 망설임 없이 자리를 떠났고 내 차까지 끌고 가자 나는 어이없다는 듯 한 마디했다.

“겁이 참 많아.”

고현성이 내게 다가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린 채 물었다.

“연수아, 질투해?”

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뭐라고요?”

그가 담담하게 대꾸했다.

“누가 날 좋아하는지 궁금해했잖아.”

“...”

맹세코 그냥 해본 말이었다.

나는 그를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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