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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유지영은 유씨 가문에서도 아무 발언권이 없는 애송이였기에 그녀의 말은 완전히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를 무시했고 유서정이 꾸짖자 그녀도 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유씨 가문이 연씨 가문과 계약을 맺었다가 파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아했다.

내가 유씨 가문으로 찾아오도록 일부러 유도한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고현성을 바라보았다.

그는 내가 도전적인 기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 일부러 유씨 가문이라는 먹잇감을 내 앞에 놓아 냄새를 맡게 한 다음 다시 빼앗아 간 걸 보면 나에 대해 적잖이 수작을 부리는 것 같았다.

그것도 단지 나와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

참 무모하고 변덕스러운 남자다.

진서준은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낙담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고 나는 비서에게 남아서 계약서에 사인하라고 말한 뒤 서둘러 그를 쫓아가려는데 문 앞에 다다르기 직전 유서정이 나를 부르더니 아무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표님, 그렇게 서둘러 계약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쪽이 이미 한번 약속을 어겼잖아요.”

그들을 믿지 못한다는 내 말에 유서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말했다.

“원하시는 대로 하죠.”

고현성의 넓은 등이 우리를 뒤로한 채 앉아 있었고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진서준을 찾으러 갔다.

그는 내가 찾아올 줄 알았는지 로비 입구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다가가서 말했다.

“얘기 좀 해요.”

진서준과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오직 최희연뿐이었다.

밖은 번화한 거리였고 진서준이 다소 불편해 보이자 나는 고민 끝에 그를 한적한 곳으로 데려갔고 도착한 뒤 그는 보기 드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곳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네요.”

나는 휠체어 손잡이를 놓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다 아는 사람끼리.”

최희연의 애인이니 나도 그를 존중해야 했다.

잠시 망설이던 내가 물었다.

“왜 떠난 거예요?”

지금 비가 내리는 건 아니지만 땅은 온통 젖어 있고 내 하이힐 굽은 진흙에 뒤덮여 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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