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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아, 뒷마당에 어떤 물고기를 키워요?”

지루한 질문이었지만 고현성과 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고 다행히 그가 참을성 있게 내 말에 대꾸했다.

“다 조기야.”

조기...

임지혜를 위해서 키우는 건가?

여기 임지혜를 자주 데려오나?

나는 실망한 내 모습을 눈치채지 못하고 짧게 대꾸하며 무심하게 말했다.

“임지혜 씨가 전에 굴비 좋아한다고 나한테 말한 적 있어요.”

고양이를 쓰다듬던 고현성의 손이 멈췄고 그는 덤덤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여기 데려온 적 없어. 걔를 위해 키우는 것도 아니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럼 누구를 위해 키우는 거예요?”

고현성의 눈빛이 나를 향했고 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나를 위한 거라고 하지 마요. 난 굴비 싫어해요.”

고현성은 당황했다.

“뭐?”

나는 태연하게 말했다.

“난 굴비 싫어해요. 비린내가 심하고 가시도 많은데 임지혜 씨 말로는 당신이 좋아한다길래 결혼하고 당신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매번 요리했죠. 비록 결혼생활 동안 당신은 내가 한 요리를 한 번도 먹지 않았지만.”

3년간의 결혼 생활에 난 모든 걸 바쳐 헌신했고 그때의 나는 참 한심했다.

고현성은 중얼거렸다.

“그랬구나...”

나는 의아하게 물었다.

“뭐라고요?”

고현성은 고개를 저으며 나를 보면서 말했다.

“일찍 자. 내일 내려가자. 난 경찰서에 다은이 데리러 가야 해.”

짧게 대꾸한 나는 창문을 닫으려고 손을 뻗었다.

요즘 불면증이 심해서 눈을 뜬 채 주황빛으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봤고 밝은 빛이 오동나무에 드리우며 얼룩져갔다. 그리고 고현성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러 다시 수영장으로 가는 모습도 보였다.

고현성은 고양이에게 먹이를 준 후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나는 급히 눈을 감고 자는 척하다가 멀어지는 발소리에 눈을 떴고 이윽고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옷을 챙겨입고 나가자 고현성이 내 얼굴을 보며 물었다.

“화장할래? 여기 화장품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마워요.”

고현성의 곁에 내가 연적으로 생각했던 여자는 딱 한 명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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