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3화

어젯밤 진서준은 분명 연씨 가문의 주목을 받았고 그 전에 고현성도 진서준을 도와줬으니 다른 진씨 가문 사람들 눈에 그는 고씨, 연씨 두 집안의 힘을 업은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에 진씨 가문에서 누군가 진서준에게 살기를 품었을 거라는 대담한 짐작을 했지만 그건 내 추측일 뿐 증거는 없었다.

나는 비서에게 진씨 가문 사람들을 다 조사한 뒤 시간이 지난 후 최희연에게 넘기라고 말했고 잠시 고민하다가 덧붙여 지시했다.

“앞으로 진희연은 나와 똑같아요. 희연이가 도와달라고 하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세요. 강해온 씨, 저한테는 특히 중요한 가족이에요.”

“네, 대표님.”

비서는 끝없이 밀려드는 조문객을 맞이하러 나갔고 이 사람들을 보며 몇 달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다만 내가 관속에 누워있었고 사람들은 그런 나를 조문하러 왔었다.

고현성이 방금 말했다.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몰라. 소중히 여겨.”

나한테 뭘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

한숨을 쉬고 방으로 돌아갔더니 고현성은 더 이상 없었지만 침대 옆에 작은 쪽지가 남아 있었다.

“일이 생겼어. 어머니가 아주 편찮으시대. 이따가 비행기 타고 금운으로 가.”

나는 쪽지를 옆에 두고 신발을 벗은 뒤 침대로 올라갔다.

어제 밤새도록 잠을 설친 나는 베개를 베자마자 잠이 들었다.

다시 일어나 보니 밤이 되었고 배가 고파서 아플 지경인 나는 일어나서 옷을 챙겨입고 내려갔다. 거실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진서준을 추모하는 하얀 화환과 추도사가 가득했다.

최희연은 고개를 숙인 채 관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그녀의 대각선 맞은편에는 차가운 얼굴을 가진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유난히 잘 생겼고 반듯한 검은 정장을 입어 더욱 훤칠해 보이는 데다 온몸에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손목에 비싼 롤렉스를 차고 있는 걸 보아 신분이 높은 사람임이 분명했다.

나는 중얼거리듯 물었다.

“누구지?”

그 남자도 나를 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돌아 홀을 나섰다. 그가 이곳을 나갈 때까지 내 시선은 줄곧 그를 쫓았고 그의 발걸음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