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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안전벨트를 매주던 고현성의 움직임이 멈췄고 나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비서는 한숨을 쉬며 설명해 주었다.

“진서준 씨가 어젯밤 호수에 빠졌는데 제때 구하지 못했어요. 진씨 가문에서 지금 장례식을 준비 중이고 대표님을 초대했어요.”

나는 중얼거리며 물었다.

“장례식이 언제죠?”

“오늘이요.”

나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이렇게 급하게요?”

“어쨌든 진씨 가문으로 돌아온 서자이고 외부 사람들은 아직 그분의 존재를 모르고 있으니 진씨 가문에서도 조용히 진행하려는...”

나는 그의 말을 가로채며 지시했다.

“강해온 씨, 지금 당장 진씨 가문과 상의해서 진서준 씨를 우리에게 넘겨준다면 기꺼이 1년 동안 진씨 가문과 협업하겠다고 전해요.”

비서는 재빨리 대답했다.

“네.”

전화를 끊고 나서도 믿지 못하고 있는데 고현성이 내 볼을 살살 건드리며 말했다.

“진서준은 진씨 가문의 두 아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 눈빛이 맑고 사업에 대한 욕심도 별로 없지. 전에 왜 진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마음속에 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

나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 사람이 나는 아니에요.”

만약 최희연이 진서준이 죽었다는 걸 알게 되면 무너지지 않을까?

“알아, 나한테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때 너무 행복해했고 그 여자와 꼭 결혼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어. 그 사람한테 설득당해서 진씨 가문 중에서 그 사람을 골랐고 계약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진씨 가문과 협업해서 보상해 줄 생각이었어.”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고현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 마음도 얻어서 너도 연씨 가문 계약으로 도와주려 했으니 앞으로 순탄한 길을 걸을 텐데 인생이란 게 참 허무해. 결국...”

고현성은 말을 이어가지 않았고 문득 최희연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번듯한 겉모습 안에 산뜻한 바람과 밝은 달 같은 영혼이 있어. 그 사람의 연약함, 감수성, 자존심과 사랑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의지를 나는 잘 알고 있어.”

최희연을 위해 기꺼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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