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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다만 왜 지금 갑자기 계약을 파기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비서가 말했다.

“소문으로는 현재 유씨 가문 쪽 일은 거의 유서정 씨가 결정을 내리고 있답니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내부 변동이 생겼어요?”

비서가 부정했다.

“그건 아니지만 유근수 씨는 나이가 들었고 유서정이 유씨 가문의 유일한 외동딸이라 지금 당장 별 변화가 없더라도 앞으로 유씨 가문의 모든 권력은 유서정에게 넘어갈 겁니다.”

“그럼 이번엔 유서정이 스스로 결정한 건가요?”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 여자는 진씨 가문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겠네요. 연씨 가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진씨 가문은 고씨 가문이 뒤를 받쳐주고 있으니 어린 사람이라 옆 사람들의 말을 더 듣겠죠.”

운성에 몇 없는 대가문 사이에서 고현성이 진씨 가문을 대신해 유서정에게 말 몇 마디만 해도 상황 파악을 못 하는 유서정은 연씨 가문과 원수 사이가 되더라도 진씨 가문을 택할 것이다.

그녀는 사업가로서 늘 정직하고 올곧았으며 업계에서 평판이 좋았던 유근수와는 달랐고 아직 어렸다.

비서는 힘없이 말했다.

“이번 입찰에서 저희가 실패할 가능성이 큰데 이건 저희에게도 중요한 일입니다.”

고현성과 이혼한 이후 연씨 가문의 사정을 전혀 몰랐던 나는 비서에게 물었다.

“계약 내용이 뭐예요?”

“유씨 가문을 위해 칩을 만드는 겁니다.”

“유씨 가문에서 기술을 제공하나요?”

비서가 설명했다.

“연씨 가문은 자체의 기술력이 있지만 이번 합작을 기회로 삼아 이름을 알린다면 나중에 칩 제조 업계에서 전부 연씨 가문으로 몰려올 겁니다.”

“그럼 이번 계약은 꼭 해야 한다는 건가요?”

“대표님, 놓치면 안 됩니다.”

...

사무실에 나와 차를 몰고 가다가 음악 센터 앞을 지날 때 대문에 음악회가 열린다고 적혀 있기에 나는 차를 세웠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표를 사서 들어간 뒤 맨 마지막 줄에 앉았는데 문득 첫 번째 줄에 앉은 최희연과 윤다은이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문득 오늘 누가 연주할지 짐작이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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