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3화

꼬마 아가씨의 사랑에 드디어 대답이 돌아왔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미쳐 날뛰고 있었다. 드디어 그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이젠 그녀가 선뜻 나설 용기가 없었다.

그래, 난 자신이 없다.

맑은 눈을 반짝이는 눈앞의 남자 앞에서 내 마음은 여지없이 드러났고 오래전부터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상대는 알고 있었다.

기억 속에 깊게 남은 그의 말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

“꼬마 아가씨, 왜 자꾸 따라와?”

“왜냐면... 좋아하니까.”

내가 널 좋아하니까.

지금 그가 내 앞에 서서 따뜻한 목소리로 묻고 있다.

“꼬마 아가씨, 나랑 만나볼래?”

원했다. 간절히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9년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젠 너무 늦었다.

애초에 그와 함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찾으려고 운성에 왔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그 남자를 찾으려고.

나는 시선을 내린 채 물었다.

“나 좋아해요?”

그는 내가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지 잠시 망설이다가 침착하게 말했다.

“응,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너뿐이야.”

연주를 마치고 나온 그는 흰색 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이었고 훤칠한 체격까지 더해지니 나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을 만큼 강해 보였다.

내키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참을 수 있었다.

그때 내가 생각했던 사랑이 그랬으니까.

절절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나는 차 문을 열고 내리며 물었다.

“좀 걸을까요?”

고정재는 고개를 끄덕였고 아파트 근처에 강이 있었는데 내가 앞에서 걸어가자 문득 그가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뜨거운 손바닥의 온도가 그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고 나는 손가락을 움직였지만 결국 빼지는 못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강변을 따라 걸었고 나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순종적으로 그의 곁을 따라 가면서 어떻게 그를 거절할지 생각했다. 어차피 우리는 함께 할 수 없으니까.

일단 나는 그의 동생 전처다. 내 마음은 뒤로 하고 나한테 잘해주는 고승철만 해도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의 어머니는 윤다은과 만나는 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