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경수 도련님에 관한 얘기라고 하셨습니까?”은경수는 금도의 유명인사이자 헤드 라인에 자주 오르는 인물이다.그의 이름 석 자를 듣고 모두 분분히 따라갔다.운기는 이 기자들을 데리고 연회장 옆에 있는 휴게실로 왔다.“어서 들어보세요. 무슨 소리 들리지 않으세요?”……이 기자들은 입구에서 이미 휴게실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운기는 휴대전화를 더듬어 동영상을 키고는 손을 흔들었다.“울프, 문 열어!”그러자 울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향해 바로 발을 내디뎠다.펑-굉음과 함께 방문이 바로 차여 날아갔다.운기는 울프와 기자들, 사진작가들을 데리고 즉시 휴게실로 뛰어들었다.모두의 눈에 비친 것은 차마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은경수가 한 중년 부인과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모두들 자세히 보니 그 중년 부인은 뚱뚱하고 못생겼다.“대박! 정말로 은경수 도련님이야!”“저런 스타일도 선호하실 줄은 몰랐어.”“아무리 개인 취향을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저건 좀…….”……모두들 경탄을 금치 못했다.카메라 작가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셔틀을 미친 듯이 누르며 모든 순간을 포착하고 운기 또한 열심히 녹화하고 있다.“아아!”그 청소 아줌마는 사람들이 우르르 밀려오는 것을 보고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은경수도 고개를 들어 보니 한 무리의 기자와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순간 사색이 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X발! 죽여버리기전에 카메라 다 꺼!”은경수는 히스테리를 부렸다.은경수는 갑자기 사람이 쳐들어올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이 일이 만약 발견되어 폭로된다면, 얼마나 창피한지 잘 알고 있다.은경수의 말에 그들은 카메라를 꺼버렸다.상대는 은씨 가문의 적자이니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가장 핫한 장면은 이미 고스란히 찍었으니 가만히 내려 놓아도 상관없었다.하지만 운기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여전히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하고 있다.이때 은경수는 옷을 싸매고 일어섰다.눈을 똑바로 뜨고 보니 맨 앞에 서 있는
“조금 전에 뜨거웠던 장면은 내가 촬영했어. 은씨 가문에서 능력이 되면 기자님들 손에 있는 동영상을 지우라고 해. 하지만 내 손에 있는 동영상은 절대 지우지 않을 거야. 그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릴 생각도 하고 있어.”“아마……, 동영상이 퍼지는 대로 금도에서 네 명성은 바닥이 나겠지?”운기는 말을 다 한 후에 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기자와 사진작가들은 감히 계속 이곳에 있을 수 없어 운기 따라 떠났다.“임운기! 내가 너 꼭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휴게실에서 은경수의 히스테리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휴게실.청결 아줌마는 은경수 앞에 다가왔다.“화 내지 말고 우리…… 하던 거 계속 해요!”청소 아줌마는 말하면서 은경수의 어깨에 기대고 싶었다.은경수는 손을 들어 아줌마의 목을 막았고 두 눈에는 끝없는 분노가 반짝였다.“계속해? 당장 가서 죽어버려!”은경수는 이를 갈며 이 말을 한 뒤 직접 힘을 주었다.캬-아줌마는 그렇게 목이 바로 부러져서 숨이 끊어졌다.일초 전까지 행복했던 아줌마는 갑자기 개죽음을 당한 것만 같았다.……운기는 휴게실에서 나와 연회장으로 돌아왔다.지금의 운기는 마음이 아주 상쾌하다.오늘 마침내 은경수를 잘 다스려 마음속의 악기를 한입 냈다.다만 이전에 은경수에게 쥐여졌던 그 손은 지금까지도 빨갛게 부어오르고 아프다.“운기 도련님, 조금 전에 그 동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은경수는 틀림없이 바닥으로 주저앉게 될 겁니다.” 울프가 말했다.“동영상은 좋은 카드로 쓰고 일단은 손에 쥐고 있자. 앞으로 큰 역할을 할지도 몰라.”이어서 연회에서 자선 경매를 거행하기 시작했다.경매에서 얻은 소득은 전부 빈곤한 지역으로 기부하게 될 것이다.자선 경매가 끝나면 자선 오찬이 기다리고 있다.오찬에서 금도 상업계의 거물들이 외할아버지에게 술을 권하러 왔다.외할아버지는 기회를 빌어 운기를 그들에게 소개해주었다. 운기도 여러 사장의 명품을 한 무더기로 받았고 그들이 선물한 회원 카드도 받았다.은결수
“그때 이천 만원은 빌려주지 않았지만, 이십 만원은 빌려줬거든. 친척이니 별 수 없어.”“그래, 가자.”운기는 설아를 데리고 별장으로 갔다.딩동-초인종을 누르자 별장 문이 곧 열렸다.눈에 띄는 것은 중년 여성이고 꽤 스타일시하게 차려 입었으며 목에는 진주 목걸이도 걸려 있다.“고모.”설아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이 중년 부인에게 인사를 했다.“설아 왔어. 얼른 신발 갈아 신고 들어와.”왕지연은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왕지연이 요구하자 운기와 설아는 슬리퍼로 갈아입고 별장에 들어갔다.왕지연은 앞에서 걸으면서 말했다.“설아, 우리 집 예쁘지? 뒤에 작은 정원도 있어.”“예뻐요. 집에 돈도 꽤 많이 들였겠네요.”“한 5억 정도 썼어.”왕지연은 대답할 때 말투에 득의와 오기가 가득했다.거실로 와 보니 거실에는 짧은 머리의 젊은 여자가 앉아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사촌 언니!”설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래, 설아구나.”젊은 여자는 고개를 들어 한 마디 대답한 후에 계속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았다.이 젊은 여자는 유희연이라고 하고 왕지연의 딸이자 설아의 사촌 언니이기도 하다.설아와 운기가 앉고 나서 왕지연은 입을 열었다.“설아, 이 분은 누구야? 친구야?”왕지연이 운기를 보고 있다.“어, 제 남자친구 임운기라고 합니다.”“남자친구? 설아, 이렇게 경솔하게 남자친구를 사귀면 어떡하니? 고모한테 솔직히 말해봐, 너 혹시…… 저 자식 감언이설에 속은 거 아니야?”왕지연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이와 동시에 왕지연은 운기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고모, 경솔하게 만난 것도 아니고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 간 것도 아니에요.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고 엄마도 알고 계세요.”설아는 진지하게 말했다.“네 엄마? 네 엄마는 청소 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야. 가방 끈도 짧은데 뭘 알기나 하겠어?”왕지연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잠시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남자친구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조건이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 적어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바로 서남 갑부의 외손자입니다. 류충재가 바로 제 외할아버지입니다.”운기는 담담하게 말했다.“피식! 그만 좀 해! 그럼, 세계 갑부의 아들이라고도 하지 그래!”왕지연이 웃으며 말했다.“미안하지만 고모님과 장난할 기분이 아닙니다. 제가 한 모든 말은 사실입니다.”설아도 옆에서 같이 말했다.“맞아요 고모. 운기 말이 모두 사실이에요.”“설아, 넌 예전에 성실한 아이였는데, 지금은 왜 거짓말까지 하고 다녀? 이래서 짝을 잘 만나야 한다는 거야. 당장 이 사람하고 헤어져.”왕지연은 교육적인 자세를 취했다.왕지연은 운기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설사 설아가 운기를 도와 증명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설아도 같이 거짓말을 하고있다고 느꼈다.“정 믿어지지 않으시면 저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시간되시면 가서 찾아봐 도 좋습니다.”운기의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운가는 평소에 비교적 겸손한 편인데, 왕지연의 세력을 보고 신분을 밝히려고 했다.하지만 아무리 말해도 믿지 않고 도리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해졌다.“은이, 허풍 떨지 마, 너 같은 녀석들 많이 봐 왔어. 그 입으로 우리 설아 꼬신 거지?”왕지연은 냉소하며 말했다.“고모님, 만약 설아 고모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미 경영하고 계신다는 공장을 폐업 시켜버렸을 것입니다. 제가 딱 한마디만 하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어머, 아직도 허풍 떠는 거야? 당장 꺼져! 집에 거울도 없어? 네 같은 놈이 뭐 어쩌고 어떡해?”왕지연은 순간 불쾌해했다.이때 그녀의 딸인 유희연이 입을 열었다.“엄마, 신경 쓰지 마세요. 설아는 그냥 가난뱅이 남자친구와 만나고 싶은 것 같아요. 앞으로 고생을 하게 되면 엄마가 했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알게 될 거예요.”그러고 나서 말머리를 돌렸다.“게다가 설아의 조건으로는 부자에게 빌붙을 수도 없어요.”“그래, 우리 딸 말만 들을게.”왕지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왕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운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운기는 거액을 들여 이 차를 구매했는데, 유희연에게 겨우 몇 천만원 밖에 안돼는 차로 오해를 받고 있다.그뿐만 아니라 어디서 빌려온 줄로 알고 있다.설아는 왕지연과 사촌 언니에게 무시를 당하는 운기를 보고 마음이 좀 불편했다.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포르쉐 918을 몰게 가만히 있어야 했다.20분 후에 네 사람은 한 레스토랑 거리에 도착했다.“어? 왜 문 닫았지?”왕지연은 문을 닫고 휴업하는 가게를 쳐다보았다.“엄마, 문도 닫았는데, 다른 데로 가요.”유희연이 말했다.“저 옆에 프랑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금도에서 아마 탑에 속할 거예요. 저기로 가는 건 어때요?”운기는 옆에 있는 레스톨랑을 가리키며 말했다.지난번에 운기 사촌누나 임청과 만났을 때, 바로 이 레스톨랑에서 밥을 먹었었다.“꼭 먹으러 간 것처럼 말해.”왕지연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냉소를 지었다.운기는 대답하지도 않고 논박하기도 귀찮았다.“그래, 그럼, 그 레스토랑으로 가요.”유희연이 말했다.곧이어 일행 4명이 운기가 추천한 레스토랑에 들어섰다.자리에 앉자, 종업원이 메뉴 판을 들고 왔다.“내가 볼게!”왕지연은 자발적으로 메뉴 판을 받았다.그러나 메뉴 판은 온통 프랑스어로 되어 있어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곧이어 또 다른 메뉴 판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영어였다.“고객님, 제가 소개해 드릴까요?”종업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곳은 최고급 레스토랑이라 특색과 정통을 나타내기 위해 메뉴는 프랑스어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그리고 언어가 통하지 않은 손님을 만나면 종업원이 주동적으로 소개한다.“아니요. 제 딸이 프랑스에서 유학을 했는데, 이정도는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왕지연은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왕지연은 프랑스어 메뉴를 설아에게 건네주었다.“설아, 먼저 시켜. 먹고 싶은 대로 다 시켜. 오늘 고모가 살게.”설아는 메뉴를 받고 위에 적힌 프랑스어를 보고 현기증이
왕지연은 얼른 종업원을 불렀다.곧이어 그녀는 운기를 쳐다보며 꾸짖었다.“뭐? 돈이 많으면 제멋대로 해도 된다고? 결산은 내가 하는데, 왜 네가 난리야!”그러자 운기은 냉소하며 물었다.“마음대로 시켜도 된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너무 많이 시키면 낼 돈이 없나 봐요? 괜찮아요, 제가 결산하면 돼요.”“네가 한다고? 너 동 있어? 게다가 우리 집이 얼마나 부자인데, 왜 낼 돈이 없다고 생각해? 그냥 낭비할 것이 뻔하니까 그러는 거야.”왕지연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체면을 중시하는 왕지연은 당연히 살 수 없다고 말할 리가 없다.운기는 웃으며 고개를 저은 후 고개를 돌려 종업원에게 말했다.“제가 시킨 대로 하세요. 그리고 95년산 라피도 한 병 주세요.”“네, 고객님.”종업원은 대답한 후에 몸을 돌려 떠났다.왕지연은 운기가 95년 된 라피 한 병을 더 주문했다는 말을 듣고 얼굴색이 더욱 보기 흉해 졌지만, 체면을 위해 또 참아야 했다.그렇게 주문을 하고 나서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설아, 너 책 읽는 거 좋아해?”왕지연의 딸인 유희연이 입을 열었다.“싫어하는 건 아니에요.”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도 책 읽는 걸 좋아해. 특히 각국의 명작을 즐겨 읽는데, 너 소련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이라는 책 읽어 봤어?”“아니요.”유희연의 질문에 설아는 고개를 저었다.“설마 아니지? 이것도 본 적이 없어? 그럼, 너 학교 다니면서 뭐 했어? 맨날 연애만 한 거야? 엄마가 힘들어 돈 벌어서 학비 대주고 있는데, 그러면 안 돼지.”유희연은 도도한 모습으로 말했다.왕지연은 자기 딸이 기특해서 더욱 활짝 웃었다.“그…… 난…… 언니랑 비할 수 없어요. 읽어 본 명작도 별로 없어요.”설아는 고개를 숙이고 열등감을 드러냈다.그러자 운기는 상황을 보고 입을 열었다.“나도 명작 읽는 거 좋아해요. 요즘에 ‘밤의 비’라는 명작을 읽었는데, 혹시 본 적 있어요? 클래식 중의 클래식인데…….”“당연하죠!”유희연은 자신만만
“네.”설아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유희연은 또 운기를 바라보고 키득거리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정말 촌뜨기야. 젓가락으로 양식을 먹다니, 너무 웃겨! 저런 사람과 겸상을 하다니 창피해 죽겠어!”운기는 웃으며 말했다.“젓가락으로 먹는 게 창피해요?”“한국인이 젓가락으로 밥 먹는데 뭐가 이상하죠? 그들은 그들의 식사 습관이 있고 우린 우리의 습관이 있잖아요. 왜 꼭 그들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뭔가 많이 고상해져요?”운기는 담담하게 말했다.“쓸 줄 모르면 그냥 쓸 줄 모른다고 하면 될 걸, 굳이 이렇게 연설할 필요가 있어?”유희연이 냉소하며 말했다.그렇게 한 끼 식사는 황급하게 끝을 향해 갔다.운기가 모든 요리를 시켰기에 계산할 때 왕지연은 지갑이 거덜날 것이다.하지만 왕지연은 여전히 개의치 않는 척하며 매우 너그러워 보였다.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운기에게 원한을 품었다.그만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레스토랑에서 그들은 나왔다.“희연아, 귀국해서 운전할 차가 없다며? 가자, 엄마랑 차 보러 가자.”왕지연은 호기롭게 말했다.“차 보러 간다고요? 좋아요!”유희연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일행 4명이 BMW 매점에 도착했다.매점에서 한 바퀴 돌고 유희연이 말했다.“엄마, 저거 갖고 싶어요.”유희연은 흰색의 BMW Z4를 가리켰다.BMW Z4는 오픈카 스포츠카로서 입문 가격이 높지 않고 한 1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게다가 유희연처럼 집안이 넉넉하지만, 재벌 2세보다는 못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다.“그래, 너만 좋으면 돼. 나중에 아빠한테 말해서 차 뽑으러 오자.”왕지연은 멋지게 말했다.곧이어 왕지연은 고개를 돌려 설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설아, 넌 BMW Z4처럼 좋은 차를 타 본 적도 없지? 네가 앞으로 정말 이 녀석과 지낸다면 아마 평생 이런 차를 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당장 다른 사람으로 바꿔.”비록 운기가 버젓이 서 있지만
“아니야, 난 그냥 예쁘다고 했을 뿐이야.”설아는 얼른 손을 흔들었다.설아는 그에게 돈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유희연의 말 한마디로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살 수 없으면 살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 촌놈 주제에.”왕지연은 옆에서 비꼬기 시작했다.유희연도 함께 덧붙였다.“BMW Z4를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해서 사라고 했더니, 뭐 가치가 떨어진다고 했었지? 설마 페라리 488도 너의 그 고귀한 신분에 어울리지 않다고 사지않으려는 건 아니지?”“내 눈에는 페라리 488도 확실히 저급이에요.”운기가 지금 몰고 있는 것은 포르쉐 918과 같은 글로벌 한정판 슈퍼카이다.페라리 488은 포르쉐 918과 확실히 비교할 수 없다.“뭐? 페라리 488이 저급이라고? 피식!”유희연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왕지연도 웃으며 말했다.“하하, 이렇게 좋은 차를 뻔뻔스럽게 저급이라고 말하는 네 대뇌가 참 궁금해. 살 수 없으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옆에 따라온 몇 명의 직원조차도 운기의 말을 듣고 입을 가리고 몰래 웃었다.그들의 눈에는 페라리 488이 이미 매우 대단한 차인지라, 저급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건 너무 허풍이 심해 보였다.운기는 그들이 웃는 것을 보고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페라리 488이 좀 저급이기는 하지만, 디자인이도 좋고 무엇 보다도 설아가 좋아하니 몇 대만 살게요.”운기는 덤덤하게 말했다.곧이어 운기는 고개를 돌려 직원을 바라보며 물었다.“페라리 488 컬러는 어떻게 됩니까? 최고급으로 세팅하면 얼마나 됩니까?”“고객님, 이 제품은 빨간색, 검은색, 흰색, 노란색 총 4가지 컬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최고급으로 구매하시면, 8억정도 됩니다.”직원이 답했다.“그럼, 색깔 별로 최고급으로 다 주세요. 동호 호숫가 저택으로 보내주시고요. 카드로 계산할게요.”운기는 말하면서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내 직원에게 건네주었다.“그…….”직원은 어리둥절해졌다.아직 이런 손님을 만난 적이 없고 들어와서 한 번 보기만 하고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