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정말 죽고 싶은 거야!”장소에 있던 일곱 명의 중년 사업가들이 일제히 일어섰다.“정말 무모하네! 진짜 죽고 싶은 거야! 감히 술을 뿌리다니, 미라야, 경호원을 불러! 오늘 이 녀석을 가만 안 둘 거야!”대머리 남자가 얼굴을 닦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이미라는 놀라서 서둘러 손수건으로 대머리 남자의 얼굴을 닦으며 임운기가 곤경에 처하겠구나 생각했다.“하하 저를 죽이겠다고요? 어디 한 번 해보세요!”임운기는 총을 꺼내 대머리 남자를 겨누었다.“총이다! 저 녀석 총을 갖고 있어!” 대머리 남자와 주변의 다른 사업가들, 그리고 이미라는 임운기의 손에 들린 총을 보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광빛 기계공장 공장장, 자산이 2천억 이상이라죠? 그런데 제 눈엔 개미만큼 하네요.”임운기가 총을 대머리 남자의 머리에 대며 말했다.“이 형님, 아니 이분, 당신……, 당신 누구세요?” 대머리 남자는 두려움에 찬 얼굴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자기소개를 해야겠죠? 저는 임운기라고 합니다. 화정 그룹 임시 전무, 류충재의 외손자죠. 어때요? 이제야 얘기할 생각이 들어요?”임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당신이 류충재의 외손자라고!” 대머리 남자와 주변의 사업가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류충재는 서남의 최고 부자로, 개인 자산만 해도 거의 4조에 달한다. 그들이 견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류충재의 외손자라니,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임운기 씨, 제가 전에 한 말에 대해 사과합니다. 저는 맞아 마땅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대머리 남자는 말하며 자기 뺨을 세게 때렸다.“그래도 이미라 씨, 제가 데리고 가면 안 돼요?”임운기가 실눈을 뜨고 말했다.“안 될 리가요.”대머리 남자가 두려움에 떨며 머리를 연신 흔들었다.“그러면 좀 꺼지시죠?” 임운기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네, 네, 네!” 그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임운기는 이미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미라 씨,
“오? 벌써 해결했어요?” 임운기가 놀란 듯 말했다.[네, 운기 씨가 어제 간 직후에 류원해가 왔어요, 그래서 성공적으로 정보를 끌어낼 수 있었죠.]이미라가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임운기가 대답했다.……아이스 프레임 바.임운기가 바에 도착했을 때, 이미라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미라는 임운기를 은밀한 방으로 안내했다.“운기 도련님, 녹음은 여기 있어요.” 이미라가 녹음기를 임운기에게 건넸다.임운기는 기다리지 못하고 녹음을 재생했다.녹음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이미라가 묻는다.[원해 도련님, 최근에 임운기라는 사람이 화정 그룹 계승권을 놓고 도련님과 경쟁한다고 들었어요. 대단한 사람이라던데, 사실인가요?][대단한 사람이라고? 나한테 속은 그놈이?]녹음기에서 류원해의 거만한 목소리가 들렸다.[에이 설마요! 듣자 하니 임운기 씨가 재능 있는 주현정을 빼앗았다고 하던데요.]이미라가 말했다.[그게 뭐 대수라고, 내가 손쉽게 그놈의 모든 노력을 헛되게 만들었지. 회의실에서 나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게 했어.]류원해의 목소리에는 오만함이 묻어 있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죠? 원해 도련님, 어떤 방법을 사용한 거예요?]이미라가 캐물었다.[그건……, 말하기 곤란해.] 류원해가 주저했다.“아잉, 빨리 말해줘요. 원해 도련님의 영웅담을 듣고 싶다고요. 말해주기만 하면 오늘 내가 도련님 요구, 다 들어드릴게요.”녹음에서 이미라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정말? 그럼 말해줄게. 내가 사람을 시켜 주현정의 엄마를 차로 치게 했어. 그리고 익명으로 전화해서 주현정에게 화정 그룹에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했지. 안 그러면 다음엔 엄마를 죽일 거라고. 나 참 똑똑하지?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내다니. 하하.] 녹음기에서 류원해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들렸다.[원해 도련님, 정말 똑똑하시네요.][그렇지! 하하! 너무 좋아!]임운기는 녹음 내용을 듣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울프도 말했다.“이 녹음 내용만으로도
류충한 등 사람들은 임운기가 증거를 꺼내려 하자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임운기가 이렇게 큰 규모의 회의에서 가짜 증거를 가져와 사람들을 속일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임운기가 앞으로 걸어갔다.“할아버지, 여기 계신 고위 임원 여러분, 어제 있었던 일의 진실이 제 손에 있습니다. 이제 진실을 밝혀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임운기가 말하면서 녹음 펜을 꺼냈다.“여러분, 잘 들으세요!”임운기가 말을 마치자마자 녹음 펜을 켰다.녹음 내용이 조용한 회의실 안에서 울려 퍼졌다.류원해와 이미라의 대화 내용이었다.류원해는 녹음을 듣는 순간, 원래 자신만만했던 그의 낯빛이 급변했다.……2분 후, 녹음이 끝났다.장내는 술렁거렸다.녹음에서 류원해가 직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주현정의 어머니를 치게 한 것과 주현정에게 전화로 위협한 것.그래서 어제 일의 진실이 무엇인지, 모두가 알게 되었다. 임운기가 어제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도!쾅-류원해가 일어났다.“임운기, 너……, 네가 어떻게 그 녹음을 가지고 있어!” 류원해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소리쳤다.“류원해, 네가 음모를 꾸미는 걸 보고 나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임운기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너……, 너 이 더러운 놈!” 류원해는 분노로 얼굴이 붉게 변했다.류원해는 임운기가 이런 방법을 사용할 줄은 전혀 몰랐다.“조용히!” 그러자 앞쪽에 앉은 류충재가 책상을 치며 소리쳤다.회의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류충재는 류원해를 돌아보았고, 그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다.“류원해, 네가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대단해'!” 류충재가 큰 소리로 외치자 그의 목소리가 회의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류원해는 할아버지의 꾸중을 듣고 온몸이 떨려났다.“할아버지,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이 녹음은 조작된 거예요!” 류원해는 당황한 표정으로 급히 변명했다.“네 변명을 더 듣고 싶지 않아! 나가!” 류충재는 다시 소리쳤다. 류원해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할아버
“임운기 도련님, 증거도 없이 생사람 잡지 마세요. 제가 류원해 도련님을 지지한 건 맞지만 절대 그런 일은 저지른 적 없습니다. 누명 씌우지 마세요!” 류충한이 억울하단 듯이 말했다. 류충한은 필경 교활한 사람이었기에 자신의 자유자재로 감정을 감출 수 있었다. “인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두고 보자고요!” 임운기는 류충한을 쳐다보며 매섭게 한 마디 날렸다.류충한은 임운기의 시선에 가슴이 철렁했다. 임운기의 눈빛은 매우 소름이 끼쳤는데 절대 22살의 사내가 가질 수 있는 그런 눈빛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발생하는 동안 류충재는 전혀 막지 않았다. 류충재는 모든 진상이 밝혀진 지금, 억울함을 당했던 임운기가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류충재는 상황이 얼추 정리된 것을 보고 손짓을 했다. “이미 진상은 전부 밝혀진 것 같으니 그럼 정식으로 선포하죠. 류원해 전무를 해임하고 임운기를 화정 그룹의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겠습니다.” 류충재가 말했다. 짝짝짝- 류충재의 말이 떨어지자 회의장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더 이상 공공연히 일어나 임운기를 반대하거나 류원해를 지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오늘 이후 화정 그룹의 후계자 자리는 이미 철저히 임운기 쪽으로 기울었고 류원해는 더 이상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후, 류충재는 임운기에게 이따가 사무실에 들르라는 말만 남긴 채 먼저 떠났다.회의실 안. 회의가 끝난 뒤, 모두가 잇달아 임운기에게 다가왔다. “임운기 도련님, 전 강승재라고 합니다. 화정 그룹 인력자원 총 전무죠. 앞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도련님께서 얼마든지 말씀해 주세요.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임운기 도련님, 전 화정 그룹 공사팀 총 전무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임운기 도련님, 전 화정 그룹 집행 전무입니다. 앞으로 임운기 도련님의 지시만 따르겠습니다!” “임운기 도련
류충재는 잠깐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퇴근하면 너를 데리고 누군가 만나러 가려고 해.” “오? 누구요?”임운기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임운기는 외할아버지가 자신을 데리고 만나려는 사람은 틀림없이 보통 사람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전에 내가 말한 적 있지? 내 뒤에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에 내가 상업 투쟁에서 다른 가문들을 전부 이길 수 있었다고. 그러니 오늘 만나러 갈 사람은 바로 나의 든든한 후원자야. 이제 너도 그분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으니 말이야.” 류충재가 말했다. “알겠어요, 외할아버지.” 임운기는 약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대답했다. 게다가 류충재가 임운기를 데리고 배후의 후원자를 만나러 간다는 것은 이제 화정 그룹을 정말 임운기에게 맡기려 한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면 금도의 유명 인사들만 모이는 연회가 하나 있어. 그러니 그 연회에도 너를 데리고 갈 거야. 금도의 유명 인사들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니까.” 류충재가 말했다.류충재는 분명 임운기를 후계자로 키우려는 것이 분명했다. “네, 외할아버지.” 임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기야, 아직 시간 있으니 얼른 정식적인 옷을 몇 벌을 마련하거라. 오늘 만날 사람은 귀인이니 너무 대충 입으면 안 돼.” 류충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엇, 알겠습니다.” 임운기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임운기는 평소 확실히 옷을 대충 입었다. 회사에서 나온 후, 임운기는 바로 차를 몰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정식적인 옷을 입으라는 것은 류충재가 직접 지시한 요구사항이니 임운기도 당연히 그 말에 따르려 했다. 차 안.임운기는 운전하면서 라디오 방송을 틀었다. 최근 음악계에 떠오르는 신예가 있죠! 그분은 타이틀 곡 한 곡만으로 빠르게 인기몰이를 했다고 하는데요. 신곡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각 플랫폼에서 조회수 1억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이 분이 바로 서연님인데요. 서연 씨는 인터뷰에서 타이틀 곡이 바로 본인의 사
쿵- 바로 이때 굉음과 함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이 주차 자리를 향해 들어왔다.임운기는 욕설을 내뱉으며 경적을 두 번 울린 뒤 머리를 차창 밖으로 내밀었다.“저기요, 이 주차 자리는 제가 먼저 봐둔 겁니다. 이렇게 함부로 자리를 뺏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임운기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를 향해 소리쳤다. 임운기는 20분을 돌고 돌아 마침내 찾은 주차 자리를 이렇게 빼앗길 수 없었다. 이때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문이 열렸다. 선글라스를 끼고 레게 머리를 한 젊은 남자가 운전석에서 내렸는데 이 남자의 이름은 서준이었다. 잇따라 조수석에서는 굵은 웨이브의 파마를 한 여자가 내렸다.“누가 당신 운전실력이 남보다 못하래?” 여자가 비웃으며 말했다. 서준이 말했다. “운전실력이 별로면 그냥 좀 닥치시지? 나 같으면 창피해서 말도 못 꺼냈겠어.” 임운기는 표정이 어두워져 말했다. “그럼 자리를 돌려주지 않겠단 말이죠?” “돌려줘? 당신이 람보르기니, 페라리 같은 걸 운전했으면 돌려줬겠지. 그런데 고작 폭스바겐 파사트 따위를 운전하면서 주차 자리를 돌려달라고?” 서준이 비웃었다. “파사트?” 임운기는 웃음을 터뜨렸다.임운기의 폭스바겐 페이톤은 확실히 폭스바겐 파사트와 조금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폭스바겐 파사트의 가격은 3천만 원 정도였지만 폭스바겐 페이톤은 1억가량 하는 차였다. “주차 자리를 내놓지 않는다면 저도 하는 수 없죠!” 말을 마친 임운기는 바로 액셀을 밟았다.임운기는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저런 부류의 인간들과는 말로 해서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부르릉- 임운기는 가속 페달을 밟고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를 향해 돌진했다. 쾅- 격렬한 충돌 소리와 함께 랜드로버는 주차 공간에서 반쯤 떨어져 나왔다. “악! 내 차!” 서준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는데 임운기가 이런 식으로 나올 줄는 전혀 상상도 못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던 임운기는 또다시 액셀
“우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주차장 관리인이 감탄했다! 서준과 그의 여자친구도 임운기의 말을 듣더니 침을 꿀꺽 삼켰고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너무 사치스럽잖아? 1억이 넘는 차를 운전연습용으로 타고 다녔다고?’ 임운기는 서준의 앞으로 걸어갔다. “방금 전화해서 사람 부르겠다고 했죠? 얼른 연락하세요. 제 시간 낭비하지 말고요.” 임운기가 담담히 말했다. “형님, 방, 방금은 장난이었을 뿐입니다! 절대 사람 부르지 않을게요. 제 차 수리비만 물어주시면 됩니다.” 서준이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준은 1억짜리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임운기가 미간을 찌푸렸다. “뭐라고요? 제대로 못 들었는데 다시 말해보시죠?” “그, 그러니까 수리비 말이에요.” 서준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수리비? 제 차 수리비를 주시겠다고요? 그럼 대충 5천만 원 주시면 될 것 같네요.” 임운기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서준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제 차 수리비 말이에요.” “그러니까 당신 차 수리비를 달라고 하는 거였군요. 솔직히 말해서 당신 차의 그깟 수리비는 저에게 있어서 돈도 아닙니다.” 임운기는 덤덤하게 말했다. 곧이어 임운기는 말머리를 돌렸다. “그런데 내 주차 자리를 뺏아놓고 수리비까지 내놓으라고요? 내 차 수리비를 배상하라고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텐데, 지금 당신 차 수리비를 달라니요?” 임운기 말하면서 손으로 서준의 얼굴을 두드렸다. “그, 그러니까.”서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임운기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만약 수리비를 계속 요구한다면 제가 장담하는데 당신은 돈 한 푼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당신 인생도 망하게 해 드리죠. 믿지 못하겠다면 한 번 시도해 보시던가요.” “저, 저 수리비 안 받을게요!” 서준이 연신 손을 흔들었다. 서준은 1억이 넘는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
“손님, 이 바쉐론 콘스탄틴 시리즈는 어떠세요? 가격은 3800만 원입니다.” “그리고 이 파텍필립은 5300만 원이고 여기 롤렉스는 4700만 원입니다. 모두 아주 핫한 시계들이지요.” 긴 머리 직원은 시계 세 개를 꺼내 소개했다. 그러나 임운기는 고개를 저었다. “손님 혹시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우신가요? 그럼 여기 180만 원짜리도 있습니다. 보여드릴까요?” 긴 머리 직원이 말했다. “제 뜻은 다 너무 싼 것 같다는 겁니다. 더 비싼 건 없습니까?” 이 말을 들은 긴 머리 직원은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다 너무 싸다고? 미쳤는 걸?’ “손님, 그럼 얼마나 비싼 걸 원하시나요?” 긴 머리 직원이 물었다. “여기서 가장 비싼 거로 보여주시지요.” 임운기가 덤덤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희 매장의 보물을 보여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긴 머리 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긴 머리 직원은 한 손목시계를 들고 왔다. “손님, 이 오메가의 시계의 가격은 8억 8천입니다. 백금 다이아몬드가 박힌 이 시계는 우리 매장의 보물이자 전체 금도에서도 최고급 시계라고 할 수 있지요.” 긴 머리 직원이 시계를 소개했다. 이 시계는 옆에 있던 다른 직원들의 시선도 사로잡았다. 그리고 옆에 있던 몇 명의 손님들조차도 달려와 이 시계를 구경하려고 했다. “8억 8천?” 임운기는 시계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손님,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우시면 8억 2천짜리도 있습니다.” 긴 머리 직원이 말했다. 8억 8천이면 괜찮은 스포츠카를 사기에도 충분한 가격이었다. 긴 머리 직원은 임운기의 옷차림새가 비록 멀끔하나 8억 8천짜리 시계를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괜찮습니다. 고작 8억 8천인걸요. 이거로 할 테니, 카드 긁어주세요.” 임운기가 말하면서 카드 한 장을 건넸다. “손님, 확실하세요?” 긴 머리 직원이 놀라운 눈길로 임운기를 바라보았다.“확실합니다. 그리고 카드 긁을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