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남은 귀이태의 영혼도 아마 윤도훈의 공격에 얼마 버티지 못한 채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것이다.윤도훈은 더 이상 이에 집착하지 않고 고개를 돌아 현이를 바라보았다.“현이야.”“괜찮아. 아저씨가 현이 구해주려고 왔어. 괜찮아. 아저씨가 이기고 왔어.”한걸음에 현이에게로 다가가 몸을 쪼그리고 앉은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해 주었다.하지만 현이는 멍하니 앉은 채 윤도훈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습이었다.그저 멍하니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는데.“돼지 아저씨... 현이 구해주려고 온 거예요?”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윤도훈은 가슴이 미어졌고 현이 오른손에 꽂혀 있는 주삿바늘을 보게 되었다.조심스럽게 주삿바늘을 빼고서 또 몇 마디 위로해 주고는 기둥 쪽에 매달려 있는 송은설과 은표의 상황을 살펴보았다.귀이태가 은침으로 두 사람의 머리 쪽 혈을 찌는 바람에 아무리 큰 소리가 나더라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은침을 뽑고 나니 두 사람은 천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현이야! 현이야!”눈을 뜨자마자 송은설은 급하게 현이를 외쳤다.이윽고 윤도훈이 시야로 들어오게 되면서 송은설은 멍하니 있다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 씨?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현이는요? 현이는 어디에 있어요?”은표 역시 놀라워 마지 못한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현이를 찾고 있었다.윤도훈은 무거운 소리로 입을 열었다.“현이는 괜찮아요.”말하면서 현이가 있는 쪽으로 바라보았다.하지만 뒤 돌아보는 순간 그는 눈살을 찌푸렸는데.“현이야!”송은걸 역시 멍하니 앉아 있ㄴ느 현이를 보게 되었고 괜찮은 것 같은 현이의 모습에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곧바로 옆에 두 동강이가 난 귀이태의 시체를 보게 되었는데, 송은설은 윤도훈이 자기들을 구해줬음을 알게 되었다.“윤도훈 씨, 이거 놔요!”지금 당장 현이 곁으로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송은설이다.하지만 윤도훈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고개를 저었다.“잠시만요.”윤도훈은 굳은 얼굴로 현이 앞으로 다
“나쁜 아저씨! 돼지 아저씨 나빠요!”“흑흑흑... 아저씨, 고모랑 은표 아저씨 제발 좀 살려주세요.”“현이 다시는 돼지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을게요. 흑흑...”“제발요 아저씨...”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윤도훈은 그제야 마음이 놓은 듯했다.이윽고 바로 몸을 돌리는데...‘이제야 반응하네?’“그럼, 아빠라고 불러봐봐. 아니면 나 그냥 간다?”윤도훈은 계속 못되게 웃으며 말했다.“윤도훈! 이 나쁜 놈아!”“꺼져! 너 필요 없어!”“꺼지라고!”현이를 향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있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송은설을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러한 상황에서 현이를 괴롭히고 있으니 말이다.그것도 자기한테 ‘돼지 아저씨’라고 한 이유로.현이에게 평생 악몽으로 남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기의 생명으로 현이를 협박하며 아빠라고 불러라고 하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뭔 남자가 저렇게 속이 좁아? 마지노선이라는 게 있는 거야 없는 거야?’은표 역시 화난 기색을 드러냈다.“윤도훈 씨,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네가 이런 놈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화난 송은설과 은표의 모습에 윤도훈은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그저 못되게 웃으며 현이를 바라보았는데.“현이야, 얼른 아빠라고 불러봐봐. 아니면 아저씨 그냥 간다? 그럼, 네 고모랑 은표 아저씨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건데?”“흑흑흑...”“아저씨 나빠요! 나쁜 아저씨라고요!”현이 역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억울함에 눈물을 터뜨렸다.울면서 윤도훈에게 막말을 퍼붓고 나서 화난 기색이 역력한 채 입을 열었다.“돼지... 아빠... 제발 고모랑 은표 아저씨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 네? 아빠.”“현이야, 빌지 마!”“윤도훈, 이 개자식아!”현이가 윤도훈에게 아빠라고 부르려고 하자 송은설은 분개하며 말렸다.“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소리가 너무 작아서 안 들렸어.”“뭐라고 부른 거야?”윤도훈은 한 손을 귀에 놓고 현이에게 다가가 물었다.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현이의 상태가 이상하여 그러한 장난을 하게 된 것이다.조금 전까지 현이의 두 눈에는 빛이 하나도 없었고 두려움에 모든 정신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예닐곱 살 난 어린아이가 귀이태의 그러한 수단에 빠져 벌벌 떨고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잘못하면 평생 트라우마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심지어는 심지에도 영향을 받아 정신이 나가 바보가 될 수도 있고.이럴 때는 다른 방식으로 현이를 더욱 세게 자극하여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분노도 좋고 억울해도 좋으니 두려움만 물리칠 수 있다면 된다.그렇게 얼마나 물었는지 현이는 마침에 입에서 힘을 줄였지만 커다란 두 눈으로 윤도훈을 노려보고 있었다.“아저씨 나빠요! 돼지 아저씨 미워요!”윤도훈은 웃으면서 현이의 머리를 만졌다.하지만 현이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내팽개쳤는데 아주 혐오스러운 듯한 모습이었다.이윽고 윤도훈은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듯한 송은설과 은표를 풀어주고서 송장헌에게연락했다.마지막으로 귀이태 쪽으로 다가가 그의 시체를 더듬으며 무언가를 꺼내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한 시간 뒤.송씨 가문 장원 응접실 안에서.보살핌을 받으며 현이는 잠에 들었다.지나친 놀라움으로 몸도 마음도 무척이나 힘들어 보였다.응접실에서 송장헌은 윤도훈을 바라보며 감격해 마지 못했다.윤도훈의 설명을 거쳐 그는 이미 일의 경과를 알게 되었다.윤도훈이 상술을 이용하여 현이에게 불행이 닥칠 수 있다는 걸 알고서 미리 준비하여현이를 구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송은설은 한쪽에 앉아 어색해 마지 못했다.‘그런 거였어...’그러나 윤도훈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마지막으로 했던 윤도훈의 행동에 대해 여전히 분개하고 있는 모습으로.“감사합니다!”송장헌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말했다.“아닙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귀패문 고수가 도운시에 나타난 것도저와 관련이 있고요.”윤도훈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귀
윤도훈의 말을 듣고 송은설은 멍해졌다가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뭐라고? 가슴만 크고 머리가 텅 비었다고?’“윤도훈! 너 말 다했어?”송은설은 잔뜩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이에 송장헌은 표정이 또 달라지면서 물었다.“현이가 울지도 소리치지도 않았다고요? 그게... 어떻게 된 일이죠?”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송은설에 대한 조롱을 거두고 진지한 모습으로 대답햇다.“많이 놀라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놀라움의 정도가 어린아이한테 너무 지나쳤죠. 만약 그대로 가만히 두게 된다면 앞으로 더 큰 불행이 닥쳐올 수도 있었고요. 현이가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현이의 정서에 주의하고 제때 심리지도도 해주셔야 할 거예요.”말하면서 그는 또 송은설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송은설 씨도 은표 씨도 기절 상태였기 때문에 그 사람이 현이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몰랐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던 거죠. 은설 씨 탓할 것도 못 되죠. 사실은...”말이 떨어지자 송은설과 은표는 눈을 마주치고 상대의 시선 속에서 어색함을 보았다.‘그런 거였어? 그래서 아빠라고 불러라고 한 거야?’‘그래!’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현이의 모습이 이상한 건 맞았다.가만히 조용하게 앉아 있었으니 말이다.오는 내내 두 사람은 모두 윤도훈의 행동에 이성을 잃어 그쪽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윤도훈의 말을 듣고 나니 문뜩 그러한 행동이 이해되었다.송은설은 입술을 오므리며 윤도훈이 자기를 조롱한 것만으로 모자라서 자기와 은표 대신 좋은 얘기를 해주는 것을 듣고 더욱더 화가 났다.“흥! 하여튼 그 입이 문제야!”그리고 은표는 미안해하며 웃었다.“미안합니다... 오해했었네요...”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는 송장헌의 눈빛도 서먹함에서 다시 열정적으로 변했다.“그런 줄도 모르고 괜히 오해했었네요. 고마워요 진심으로.”“참, 아직 점심 전이죠? 여기서 좀 드시고 가시지 않을래요?”
송장헌의 초대로 윤도훈은 송씨 가문 장원에 남아 점심을 먹었다.송은설과 은표도 점심을 먹지 않았기에 함께 자리에 앉았다. 윤도훈에 대한 송장헌의 태도는 뚜렷하게 좋아졌고 예전 그런 관계로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오늘 윤도훈이 현이를 구함으로 송씨 가문과 윤도훈 사이의 관계를 크게 완화했다.솔직히 말해서 무슨 일이나 직접 경험해야 당사자의 기분을 알 수 있는 것이다.현이한테 사고가 일어나면서 송장헌은 다급하고 초조함에 지난번 윤도훈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하여 마음속의 응어리도 그렇게 깊지 않게 되었다.송장헌과 윤도훈이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송은설과 은표가 옆에서 들러리로 앉아 있을 때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어르신, 천운시 송씨 가문에서 찾아왔는데 어르신을 뵙고 싶어 합니다.”그 말을 듣고 송장헌은 얼굴이 으스스해지며 눈살까지 찌푸렸다.“온 이가 누구냐?”“3대의 자제 송영신입니다.”송장헌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오라고 하거라.”대답을 들은 이는 그대로 물러났다.이때 송은설이 눈살을 찌푸리고 싫은 티를 팍팍 냈다.“할아버지, 그쪽에서 왜 사람을 보낸 거예요? 뭐 하려고요?”송장헌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은설은 윤도훈을 힐끗 보더니 더 이상 묻지 않았다.윤도훈은 상황을 살피며 눈썹을 들썩였는데.‘천운시 송씨 가문이랑 도운시 송씨 가문이라... 무슨 사이지?’지난번 송은설이 천운시 진씨 가문 뚱보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천운시 송씨 가문에대해 상대가 언급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긴 하다.그리고 송은설의 반응을 보아하니 두 집안의 사이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은데.“어르신 전 이만 일어나 볼게요. 일이 있어서요.”윤도훈은 이때 웃으며 눈치 있게 일어나 떠나려 했다.송장헌은 그러한 모습을 보며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외부인’은 빠지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면서.“그래요. 다음에 시간 되면 또 놀러 오세요.”“은표야 어서 바래다 드려.”“괜찮아요. 처음도 아니고 그
“송은설 남자 친구잖아.”말하면서 진은우는 윤도훈의 앞을 가로막고 냉소했다.“가려고? 은설이 남자 친구면 다 같이 앉아서 얘기나 좀 하지 그래? 왜? 켕기는 거라도 있어?”윤도훈을 다시 만나게 된 이상 진은우는 절대 순순히 그를 보내줄 리가 없다.지난번에 그렇게 체면을 깎이고 나서 진은우는 모든 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었다.송은설에게 주려고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 온 목걸이도 윤도훈이 모조품으로 산산조각내 바람에 체면이 한껏 구겨지고 말이다.천운시 진씨 가문 도령이 무려 짝퉁을 사서 당당하게 선물하다니.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큰 웃음거리가 되었었다.다행히 도운시에서 있었던 일이라 아는 이들이 얼마 없었다.그렇지 않고서는 전국의 망신거리로 남게 되었을지도 모른다.천운시로 돌아간 뒤 진은우는 노기등등한 모습으로 그 목걸이를 대신 구해준 친구에게 찾아가 왜 가짜 목걸이를 가지고 와서 그런 사달이 나게 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결국 그 친구는 하늘에 맹세하며 유럽 경매에서 직접 낙찰한 진품이라며 절대 가짜일리가 없다고 했다.여러 방면의 실증을 거쳐 진은우는 윤도훈에게 놀아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목걸이는 확실히 진짜였고 윤도훈에게 바보처럼 당하게 된 것이었다.화가 벌컥 난 진은우는 윤도훈을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렇게 한을 품고 있는 동안에 윤도훈을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순순히 보내줄 리가 없다.이때 송은설은 상황을 보고 예쁜 두 눈을 몇번 반짝였다.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서 윤도훈의 곁으로 달려가 직접 그의 팔을 잡았다.“켕기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마침 밥 다 먹고 가려던 길이었어요.”말하면서 그녀는 몰래 윤도훈의 허리를 꼬집으며 눈짓을 했다.그 말과 행동에 윤도훈은 어이가 없었다.‘또 나를 방패로 삼는 거야?’조금 전까지만 해도 송은설은 이러한 방식으로 자기한테 고마움을 표시하겠다고 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말이 씨가 될 줄은 몰랐는데.이때 옆에서 상황을 살피던 송장헌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 그런 일도 있었어? 그건 분명 오해였을 거야.”송장헌은 담담하게 진은우가 말 한 것에 대해 그가 기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진은우는 돌아오는 대답에 표정이 굳어지더니 순간 온몸에 힘이 쫘악 빠지는 것만 같았다.이윽고 그는 송영신을 향해 눈짓을 했다.송영신은 고개를 끄덕이고 송장헌을 향해 말했다.“둘째 할아버지, 은설이가 어떤 남자를 만나는지 궁금하지도 않으세요? 저런 사람이 은설이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제가 보기엔 은우 도련님만이 은설이랑 최고의 짝인 것 같은데요.”송장헌은 가타부타 고개를 저으며 비꼬는 말투로 담담하게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냐? 설마 그쪽에서 널 보낸 이유가 고작 우리 은설이 짝을위함인 것이냐?”왜, 천도송씨네 집에서 이번에 너를 보낸 것은 눈을 씻고 어떤 남자를 찾을까 하는 송영신은 눈빛을 몇 번 반짝이며 무거운 소리로 대답했다.“제가 이렇게 찾아온 목적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설이가 진씨 가문으로 시집을 가게 된다면 송씨 가문에게 좋은 일이니 말입니다.”그 말을 들은 송장헌은 콧방귀를 뀌며 계속 비아냥거렸다.“송씨 가문에게 좋은 일이라고? 어느 송씨 가문 그러는 것이냐? 천운시 송씨 가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냐?”옆에서 듣고 있던 송은설 역시 익살스러운 얼굴에 분개한 기색을 드러내며 비웃었다.“그런 거였어요? 저를 빌미로 삼아 진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어 주머니를 채우려고요? 참으로 대단한 마음이네요.”송영신은 눈빛을 몇 번 반짝이더니 송장헌을 바라보며 베푸는 듯한 뉘앙스로 말했다.“둘째 할아버지, 전반적인 국면을 따졌으면 좋겠어요. 저희 할아버지께서 만약 은설이가 은우 도련님께 시집만 간다면 다시 본가로 천운시로 돌아오게 해주실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천운시 송씨 가문과 도운시 송씨 가문은 두 한 가문이었다.천운시 5대 세가 중의 하나라는 말이다.그러나 두 어르신의 이념이 맞지 않아 분열된 것이다.송장헌은 그의 큰현 송장남에게 밀려나 천운시에서 쫓겨 도운시
“난 무려...”“진씨 가문 도령인 것 말고 또 뭐? 네가 뭔데? 응?”윤도훈은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너... 나...”진은우는 말투가 흐리멍덩해지자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이때 송영신은 콧방귀를 뀌며 내려다보는 자세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진씨 가문 도령이라는 신분 하나만으로 그쪽이 우러러봐야 할 분이세요. 불만이 많으신가 봐요? 그쪽은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요? 진씨 가문은 천운시 5대 세가 중의 하나로 재력으로 얼마든지 그쪽을 압승할 수 있다고요. 그뿐인 줄 알아요? 권력으로도 은우 도련님 전화 한 통이면 시장까지 움직일 수 있어요. 그리고 군사력까지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우리 은우 도련님이세요. 은우 도련님 형님이 천운 전역 모 특수대대 대장이거든요. 군계에서 지위가 높고 권력이 강한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이나 가겠어요? 은우 도련님 명령하나에 수많은 고수들이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데, 그쪽 같은 아무개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어요.”“그 어느 방면으로든 은우 도련님을 이길 수 없단 말이에요.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은설이랑 더 어울린다고 하는 거죠? 네?”송영신은 윤도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거만하게 물었다.송씨 가문은 지금 진씨 가문을 마주함에 있어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태도도 후배 자제들에게 반영되었기 때문에 진은우가 말에서 밀리는 것을 보고 송영신이 나서서 윤도훈을 호되게 모욕하고 짓밟고 있는 것이다.송은설의 ‘남자 친구’를 전방위적으로 폄하하려 한다.말이 떨어지자 진은우는 갑자기 어깨를 펴고서 우월감이 얼굴에 떠올랐다.“맞아! 너 같은 찌질이가 감히 나랑 그딴 소리를 해?”“넌 나한테 쨉도 안 되는 놈이야.”그러나 윤도훈은 송영신과 진은우의 득의양양하고 우월한 듯한 모습을 보면서 거들떠보지도 않고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었다.“미안합니다만 그 어느 면으로 봐도 제가 한 수 위거든요.”“자수성가하여 현재 계좌 안의 자산은 수천억대를 넘었고요 군대에서 명예 총장 배지까지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