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윤병우는 현숙애한테서 귀대성이 죽은 소식을 듣게 된다.듣자마자 그는 곧바로 허승재에게 알렸다.“뭐라고? 귀대성이 죽었다고?”“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게 가능해? 그럼, 윤도훈은 멀쩡하다는 거야?”허승재는 더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네. 윤도훈은 멀쩡하다고 해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이상해요. 그놈은 분명 폐인이 되었었고 귀대성 또한 잠시 뒷일을 처리할 수 있게끔 시간을 준 거라고 했단 말이에요. 근데 불과 며칠 만에 귀대성을 죽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윤도훈, 정말이지 너무 강한 것 같아요.”윤병우는 혀를 내둘렀다.그러면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더니 덧붙였다.“저 도운시에 있고 싶지 않아요. 무섭단 말이에요. 윤도훈 딸을 죽이려고 했으니 절대 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 어떻게든 저 찾아내서 죽일 거 같아요.”“미친놈. 고작 그 정도로 그러고 싶어? 윤도훈이 그렇게 무서워?”허승재는 이를 갈았다.윤병우는 아직도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있다.‘그럼, 안 무서워?’‘난 엄청 무서운데.’‘윤도훈, 보통 놈이 아니라고.’귀대성의 실력은 다들 생방송을 통해 이미 확인했다.저격수도 죽일 수 없는 괴물을 윤도훈이 죽였다니.뿐만 아니라 그러한 고수를 쓰레기처럼 옥상에서 던졌으니.윤도훈은 폐인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전보다 더욱 강해졌다.그런 사람의 딸을 납치해 와 죽이려고 했으니, 윤병우는 차마 더는 생각할 용기가 없었다.“인제 그만 좀 피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현숙애도 조현인도 얼마나 낭패하게 도망갔는지 몰라요. 얼마나 두려웠으면 현씨 가문으로 도망쳤겠어요. 도련님도 이번엔 좀 피해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진심으로.”“그놈이 미친 듯이 복수할 것 같아서 그래요. 어쩌면 허씨 가문에도 피바람이 불어올지 모르고요.”“당장 꺼져!”허승재는 욕을 하고서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러고는 핸드폰을 바닥에 확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다.“병신들! 어쩌면 하나같이 다 똑같이 못난 거야!”허승재 또한 이러한 결과를 맞이하게
율이는 입에 막대 사탕을 물고 있다.사탕의 단맛을 즐기며 호기심이 잔뜩 묻은 두 눈으로 주위를 살피고 있다.윤도훈은 이진희도 데리고 오려고 했으나 이진희는 그를 상대하려고 하지 않았다.겉으로 보기에는 그래 보였다.어젯밤의 일을 겪고 나서 두 사람은 다시 묘해지기 시작했다.서로 도도한 모습을 보이며 넘지 못할 벽이 있는 것 같다.또 어쩌면 보이지 않는 줄로 서로를 당기고 있을 지도 모른다.그 줄은 율이일 수도 있고 다른 물건 일 수도 있다.오늘 아침, 윤도훈이든 이진희든 그 누구도 이혼에 대해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잠시 이혼을 놓아둔 것 같다.“누추한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회견실로 들어서자 고민기가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고태형은 신분은 신분인지라 일어서지는 않고 윤도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이윽고 보다 자상한 모습으로 율이를 바라보았다.“네가 율이구나. 너무 귀엽네.”“안녕하세요. 할아버지.”율이는 예의 바르게 고태형에게 인사를 건넸다.고씨 가문의 다른 장로들도 윤도훈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그러던 그때 고민기는 어느 한 청년에게 눈짓을 했다.“원명아, 어서 인사드려.”이 청년은 바로 그때 차 사고로 죽을 뻔했던 고원명이다.고원명은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윤도훈에게 허리를 굽혔다.“형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그러자 윤도훈은 손을 흔들었다.“아닙니다. 공짜로 구해 준 것도 아닙니다.”한바탕 인사치레를 끝내고 윤도훈은 율이를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이때 고민기와 고태형은 머뭇거리며 문밖을 바라보았다.그러면서 떠 보는 뉘앙스로 물었다.“그 선배분은 같이 오시지 않았나요? 두 분만 오셨나요?”고태형도 귀대성을 해결한 그 고수가 무척이나 궁금한 얼굴이다.고씨 가문은 시종일관으로 윤도훈에게 ‘선배’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배후에 있는 가문에서 고수를 보내 이번 위기를 해결한 것이라고.그러자 윤도훈은 미소를 머금고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선배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딸이랑 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시선을 멈출 법한 미모의 소유자.이진희와 같은 절세미인을 곁에 둔 윤도훈이라 할지라도 저도 모르게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다만 안색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차갑고 도도한 것이 누가 빚이라도 진 것처럼.거만한 모습과 더불어 모든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태까지 보였다.“할아버지, 아버지.”고향기는 나오자마자 고태형과 고민기를 불렀다.“그래. 앉거라.”고태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윤도훈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그쪽에 앉으라고.이때 고민기는 웃으며 윤도훈에게 소개해 주었다.“제 딸인데, 이름은 고향기예요.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얘기 나눠보시죠.”말하면서 그는 고향기에게 고개를 돌렸다.“어서 술 따라드리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고향기는 인상을 찌푸리며 마지못해 술병을 들어 윤도훈의 술잔에 따르기 시작했다.윤도훈은 그런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초급 후기 고수? 나랑 같은 경지?’윤도훈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음을 느끼고 고향기는 순간 얼굴이 더더욱 차가워졌다.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아빠, 저 예쁜 이모 기분 나빠 보여요.”율이가 고개를 내밀고 고향기를 보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른처럼.그렇게 고민기는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면서 함께 밥을 먹더니 급하게 말머리를 돌리기 시작했다.“실례가 안 된다면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그러자 윤도훈은 의혹이 가득한 눈으로 고민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얼마든지 물어보시죠.”“윤 선생님과 같은 실력과 배경을 지니신 분이 왜 이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들어갔는지 궁금합니다. 이씨 가문은 도운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건 맞으나 큰 역할은 없거든요.”이에 윤도훈은 웃으며 대답했다.“우리 마누라가 하도 예뻐서요. 그리고 데릴사위도 마음에 들고요.”그러한 대답에 다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하나 같이 이상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보고 있다.‘데릴사위가 마음에 들어?’‘그래. 사람마다 취미가 다를 수 있지.’“이진희 씨요? 허허.”이때
윤도훈이 어마어마한 세력을 등에 업고 있음을 고태형은 확신했다.어쩌면 상고 윤씨 가문보다 더더욱 강한 세력일 지도 모른다면서.고향기와 윤도훈이 혼인 관계를 맺게 된다면 이는 고씨 가문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다.마침 ‘데일 사위’가 좋다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고태형은 그러한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고향기와 윤도훈을 한 쌍으로 맺으려는 것.도운시에서 고씨 가문은 상류 계층에 속하지만, 고대 무림 세가에서는 바닥이나 바름없다.이대로 변함없이 쭉 가게 된다면 고대 무림 연합회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이는 배일에 싸인 윤도훈의 배후 세력에 고민기와 고태형이 혹 간 이유이기도 하다.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향기는 표정이 잔뜩 상기되었다.윤도훈 역시 식은땀을 흘리더니 곧 정색하며 또박또박 운을 떼기 시작했다.“뭔가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이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들어간 이유는 오직 ‘진희’ 하나 만을 위해서예요. 저에게 있어서 고씨 가문도 이씨 가문도 다 똑같거든요. 진희를 좋아해서 데릴사위로 들어간 것이지 그로 인해 무엇인가 얻으려고 들어간 것이 아니에요. 하물며 저와 고향기 씨는 완전히 초면인데, 외람되지만 좀 실수하신 것 같네요.” ‘송장헌인줄... 왜 다 나랑 결혼했으면 하는 거지?’‘이 놈의 매력이 문제야.’진지하기 그지없는 윤도훈의 말에 고민기와 고태형은 멋쩍기 그지없어 어안이 벙벙해졌다.어느 한 재벌 2세가 그랬듯이, 그는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상대가 자기보다 돈이 많은지 아닌지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왜냐하면 아무리 많아 봤자 자기만큼 없을 테니.윤도훈도 이와 같은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자신만으로도 그 역량이 충분하니 굳이 다른 가문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그 말인즉슨, 고씨 가문이 이씨 가문보다 대단하다고 한들 윤도훈에게 똑같다는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사과드릴게요. 향기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친구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고민기는 헛기침을 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풀려고 했다.“당연하죠.
고향기의 말에 고민기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윤도훈을 바라보며 멋쩍어했다.“고향기! 그렇게 함부로 말하면 못 쓴다!”엄격한 모습으로 고태형은 고향기를 단단히 꾸짖었다.고민기 역시 분위기를 파악하고 나서 윤도훈에게 사과하느라 바빴다.“죄송합니다. 하도 집에서 오냐오냐 키워서 딸아이가 좀 버릇이 없어요. 하지만 절대 그런 뜻이 아니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괜찮아요. 그게 뭐든 상관없거든요.”윤도훈은 개의치 않아 하며 손을 흔들었다.잠잠해지는 것 같자, 고향기는 피식 웃더니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틀린 말한 거 아닌데요. 제가 뭐 잘못 얘기했어요? 할아버지, 아버지, 겨우 생각해내셨다는 게 이 사람한테 시집보내는 거였어요? 집안 세력만 믿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도련님한테 시집가고 싶은 생각 전혀 없거든요. 좋은 수련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겨우 초급 중기 밖에 안 되는 남자? 저 그럴 생각 없어요. 물론 그런 사람은 제 서방님이 될 자격도 못 되고요. 제가 원하는 서방님은 그 어떠한 세력과 배경이 없어도 자신만의 힘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에요. 집안에만 의지한 채 홀로 밖에 나서면 바보처럼 맞고 다니는 그런 사람 말고요.”“고향기, 당장 입 다물어!”얼굴이 한껏 어두워진 고민기는 결국 고향기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고태형 역시 테이블을 ‘탁’치면서 소리쳤다.“고향기, 그만 가봐.”이때 율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잔뜩 화난 모습으로 반박했다.“아니에요! 우리 아빠 바보 아니에요!”흥분한 그들과 달리 윤도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기만 했다.“고향기 씨, 왜 이렇게까지 흥분하시는 거죠? 말도 너무 날카롭게 하시고 말이에요. 제가 뭐 어쩌자고 한 것도 아닌데, 거참 억울하네요.”“고향기, 당장 사과드려! 그리고 네가 뭘 잘못했는지 곰곰이 반성해.”고민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그들에게 있어서 윤도훈의 배경은 고씨 가문보다 훨씬 더 강하다.그러므로 무조건 윤도훈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고향기가 행여나
경멸하는 고향기의 말에 윤도훈은 하릴없어 체념했다.자리에서 율이를 들어 올리더니 율이를 사이에 두고 고향기와 안전거리를 두었다.더는 고향기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바로 고개를 돌려 고민기에게 물었다.“외람되지만 고씨 가문의 영옥과 같은 수련 자원을 어디서 구했는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알려주시기 힘드시다며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궁금하기도 하고 의혹이 들기도 하여 묻고 있는 것이다.고씨 가문의 상황을 보아하니 영석, 광맥과 같은 자원은 물론이고 천재지보를 심거나 키우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그럼, 과연 어디서 수련 자원을 얻고 있는지 무척이나 알고 싶었다.더는 자기를 상대하지 않는 윤도훈을 보고서 고향기는 이를 악물었다.순간 달갑지 않은 기색이 스쳐 지나가면서 지금껏 받아 보지 못한 홀대가 낯설기만 했다.윤도훈의 질문에 고민기는 웃으며 덤덤하게 대답했다.“얼마든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 측 수련 자원은 고대 무림 연합회에서 얻은 것입니다.”이윽고 고민기는 고대 무림 연합회에 대해서 운을 떼기 시작했다.고대 무림 연합회는 은둔 가문의 세력으로 구축된 것으로 고씨 가문과 같은 일반적인 고대 무림 세가를 위해 자원을 제공해 주는 플랫폼이다.자원을 제공해 줌으로써 그들이 성장하게끔 지지해 주는 것이다.고대 무림 연합회에 들어가게 되면 고씨 가문과 같은 가문은 매면 연합회에서 수련 자원을 얻을 수 있다.“물론 모든 고대 무림 세가가 연합회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매년 자격 체크 시합이 있는데, 연합회에 들어온 가문에서는 30세 이하의 젊은이를 대표로 내세워요. 젊은이들이 싸우고 겨루면서 연합회에 계속 남아도 되는지 시합하는 거죠. 시합에서 지게 되는 이가 있다면 그 가문 역시 연합회에서 제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고요.”한참을 말하다가 고민기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고태형 역시 걱정한 기색이 역력했다.함께하고 있는 고씨 가문의 여러 장로, 그리고 고향기 역시 엄숙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드러냈다.“아버지, 할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지금껏 말한 이유는 단 하나다.윤도훈이 고씨 가문을 대표해서 시합에 참석했으면 하는 것.그들이 보기엔 윤도훈은 스스로 강력한 배경을 지니고 있으나 홀로 밖으로 나와 수련하고 있기에 산수의 신분으로 참석할 것 같지 않았다.은둔 가문의 제자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에 대해서도 윤도훈이 별 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으리라 확신했다.그리고 지금 윤도훈의 답을 들어보니 과연 그러했다.어린 나이에 초급 중기에 이른 것을 보아 타고난 재질이 고향기보다는 못하겠지만, 그 나이치고는 걸출한 성과다.만약 고씨 가문의 명의로 참석한다면 아마 이번 테스트를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향기와 함께 손잡고 테스트를 본다면 고씨 가문의 자격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고민기의 질문에 윤도훈은 웃기만 하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그런 그의 반응에 고민기는 한참 침묵하더니 이를 악물었다.이윽고 그는 윤도훈을 향해 손가락 세 개를 내밀며 말했다.“30%! 만약 우리 가문을 대표하여 시합에 참석하신다면 수련 자원을 받는 대로 30%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좀 솔깃하실까요?”“그러실래요?”윤도훈은 마침내 구미가 당기는 듯 의미심장하게 고민기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이때 고향기가 언짢아하며 말을 끊어버렸다.“왜 30%나 주신다는 거예요? 저 사람이 간다고 한들 달라지는 없어요. 게다가 무슨 귀패문인가 하는 고수 손에 크게 다쳤다면서요. 한번 겨뤄보자고 했었을 때도 그럴 용기조차 없다고 한 사람이라고요. 시합 참석 인원도 제한되어 있는데, 이건 낭비나 다름없는 선택이라고요. 아버지!”윤도훈에 대해 무척이나 언짢은 고향기이다.능력 하나 없이 집안 배경만 믿고 강한 척하지만 실은 위험한 상황에서 쥐처럼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인간으로 보고 있다.“고향기, 그 입 좀 다물지 못해!”고태형은 옛 가주의 위엄을 내세우며 고향기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이윽고 표정이 180도로 변하면서 윤도훈을 향해 미소를 머금은 채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저희 측 제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로 저희 측 경비 구역으로 오시죠. 그게 안전할 것 같아요. 히드 조직이든 영도문이든 아무리 막 나간다고 한들 경비 구역에서 어찌할 것 같지 않거든요.”그 말을 듣고서야 윤도훈은 마침내 눈살을 찌푸리며 덤덤한 모습을 잃어갔다.‘히든 조직에 영도문까지?’단결 고수를 이겨 버린 윤도훈은 그들이 자기에게 복수하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염려하고 있는 건 주위 사람들이다. 행여나 주위 사람들이 다칠까 봐.그렇다고 하여 24시간 동안 율이 또는 이진희 곁을 지켜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게다가 히든 조직이든 영도문 고수든 대체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도 모른다.한참을 사색하더니 윤도훈은 무현진에게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마음만 받을게요.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무현진과 전화를 끊고 나서 윤도훈은 이원에게 전화를 걸었다.히든 조직과 영도문에서 킬러를 보냈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지만, 윤도훈은 아직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난 밝은 곳에 그리고 적은 어두운 곳에 있구나.’윤도훈은 정보를 흘려 킬러들을 밝은 곳으로 끌어낼 생각이다.그와 동시에 자기를 미끼로 삼아 ‘시한폭탄’을 도운시에서 멀리할 예정이다.“처남, 내가 수도권으로 갔다고 소식 좀 흘려 줘. 허씨 가문 그리고 현씨 가문한테 복수하러 갔다고.”갑작스러운 부탁에 이원은 놀라워 마지 못했다.“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매형, 정말로 복수하러 가는 건 아니죠?”“그건 일단 신경 쓰지 말고 소식 빨리 흘려 줘.””알았어요.”이원은 한참을 머뭇거렸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같은 날 오후, 이원의 입을 통해 정보가 사방팔방으로 흘러 나가기 시작했다.처자식이 하마터면 죽을 뻔하여 화가 치밀어 오른 윤도훈이 수도권으로 복수하러 갔다고.허씨 가문과 현씨 가문을 상대로 칼을 갈고 있다고.소식을 들은 이들은 윤도훈이 너무 건방지다는 생각이 들었다.‘허씨 가문, 현씨 가문을 죽여?’수도권 사대 가문의 양대 가문으로 그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