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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날카로운 이진희의 눈빛에는 기대와 복잡한 감성도 서려 있다.

답이라도 기다리고 있는 듯 윤도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윤도훈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멍하기만 했다.

“뭐?”

그러자 이진희는 조롱하며 웃었다.

“그동안 뭐 하고 다녔는지 몰라요? 나한테 해명하고 싶은 것 없어요?”

결혼식 아침 이진희는 그 사진들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었다.

윤도훈에 대한 실망도 분노도 극을 향해 달려가고 말이다.

그동안 나쁜 놈한테 놀아난 느낌이 들어 슬프고 분했다.

바람둥이 같은 놈이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과 사이가 깊어 보이니 말이다.

그러나 오늘 밤에 있었던 일로 주선미가 엉겹결의 했던 말에 이진희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이상한 낌새를 느낀 주선미는 말을 하다 말았는데, 눈치가 빠르고 총명한 이진희는 이미 그 사소한 이상함을 캐치하고 있었다.

자기가 그 사진을 봤다는 것에 대해 주선미가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진들은 결코 그렇게 단순한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

의심이 피어오르면서 마음이 흔들리고 심지어 일말의 희망과 기대까지 품게 되었다.

두 눈으로 본 것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윤도훈이 마땅한 해명을 해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때 전우헌이 자기를 배신 했을 때도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았었다.

사실을 알고 난 뒤 이진희는 그저 역겹고 짜증이 나기만 했었다.

하지만 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윤도훈에 대해서는 기대를 품고 있다.

이진희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마주하며 윤도훈은 가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머뭇거리다가 결국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뭘 해명하라고 하는 건지.”

“그래요? 그럼, 됐어요.”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마저 꺼지는 순간이었다.

이진희는 비아냥거리며 말하고서 시선을 옮겼다.

이진희도 더 이상 윤도훈을 붙잡고 꼬치꼬치 캐묻고 싶지 않았다.

할 말이 없다는 사람을 붙잡고 뭐라도 알아내려고 달라붙는 그 모습은 너무 비굴해 보인다.

마음이 복잡한 윤도훈은 이진희를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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