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고 있습니다. 위험을 틈타 욕심을 차린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그저 정말로필요 없어서 그러는 겁니다.”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거운 소리로 덧붙였는데, 전과는 달리 말투가 달라졌다.“물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천강과 함께 우리를 공격해도 괜찮습니다. 상관없습니다.”이에 송영태는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윤 선생, 점점 사리 분별이 안 되나 봅니다.”송영태의 옆에 있는 은표도 이를 갈며 말했다.“같이 공격하라고 했습니까? 윤 선생, 오늘 장례 치르고 싶으십니까?”“영태 도련님, 저렇게까지 주제 파악 못 하고 지껄이고 있는데, 도와줄 게 뭐가 있습니까? 어서 데리고 가세요.”일이 이 지경까지 번지자, 이천강은 얼굴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방금 송영태가 끼어들 기세를 보여서 조금 걱정했었다.심지어 만약 송영태가 기어코 윤도훈과 이원을 도우려고 한다면, 이원의 아지트를 놓아주고 부하들을 데리고 떠나려고 했다.이씨 가문의 고수를 휘하에 두고 있어 이원의 자른 땅을 먹을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굳이 골든 비치 클럽 하나 때문에 송영태도 피가 마를 정도로 싸울 필요는 없다.물론 속으로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상황은 달리 전개되었고 윤도훈은 송영태의 호의를 받아들이지도 않고 송영태와 불쾌해졌으니 말이다.‘하하…… 이것은 그야말로 자업자득이다.’성계평도 이때 한숨을 돌렸다.“그래요. 기어이 죽고 싶다는 데 마지막 소원 들어줘요.”“영태 도련님, 굳이 저런 X한테 쓴소리 들을 필요가 있을까요? 윤도훈처럼 안하무인인 X은 모두가 등 돌리게 되어 있어요. 하하하…….”이은정은 고소해하며 원망이 가득 담긴 소리로 이간질했다.바로 윤도훈때문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구지민에게 차였으니 원망과 원한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이씨 가문의 둘째 아씨인 이은정은 가능하다면 윤도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다.송영태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흐린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그래요. 제 입장 밝힐게요.
이원은 차라리 자기가 도운시 지하 세력에서 완전히 물러나고 강진 등을 이강천 밑으로 보내고 싶었다.적억도 윤도훈이 자기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보다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았다.윤도훈은 지금 혼자서 이씨 가문 고수들이 파다한 곳으로 걸어가고 있다.이러한 광경을 보고 있는 이원은 윤도훈이 그저 나약하고 어쩔 수 없는 듯해 보였다.우뚝 솟은 그림자는 더더욱 힘이 약해 보이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비록 마음속으로는 감동에 겨워 있지만, 윤도훈이 자기를 위해 목숨까지 마다하는 건원하지 않았다.하지만 말이 떨어지자마자 윤도훈의 우렁차고 힘차면서도 하늘을 찌를 듯한 패기를 띤 목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원아!”윤도훈은 냉랭하게 한 번 소리 치고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뱉어냈다.“꼭 기억해야 합니다! 살다 보면 목숨을 걸어야 할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하면 평생 폐인처럼 살 게 될 것입니다.”말하면서 윤도훈은 오만방자하고 패기를 띠고 눈빛으로 주위를 흘겨보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리고 이런 X상대하는데, 목숨 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말이 막 떨어지자 이원은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온몸에 피가 이 순간에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사실 이원은 어릴 때부터 온실의 화초처럼 자랐다.비록 도운시에서 몇 년 동안 지하 세력을 책임지고 형님 소리를 들으며 지냈지만, 그또한 혼자만의 힘으로 얻어낸 것이 아니다.즉, 이원은 지금껏 아무런 좌절도 겪지 않았으며 목숨을 걸고 필사적으로 해야 할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러나 오늘 같은 이런 정세 하에서 마침내 어쩔 수 없다는 좌절감을 느꼈다.이런 상황에서 윤도훈의 말은 이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바로 이 말이 이원으로 하여금 앞으로 몇 차례 궁지에 몰렸을 때, 파부침주의 박력을 꺼내어 완강하게 살아남게 하였다.물론 이는 모두 후에 나올 말들이다.이때의 이원은 온몸이 파르르 떨며 정신이 번쩍 들었고 옆에 있던 강진 등도 마찬가지였다.“죽여!”이원이 크게 노호하였다.“윤 선생
이무와 그의 24명의 이씨 집안 고수들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마주하자, 윤도훈은 차갑게 흘겨보았다. 도훈의 눈빛에서는 거센 전투 의지와 압도적인 기세가 폭발하고 있었고, 오른발을 들어 올리며 강력한 기세를 몰아 세차게 내려찍었다.쿠르릉…….갑자기 우뢰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고,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무를 포함한 이씨 집안 고수들은 전진하던 중 하늘로 치솟다가 연이어 휘청거리며 날아갔다. 곧이어 그들의 입에서 피를 뿜어내는 소리가 이어졌는데, 암력을 지닌 이무를 비롯한 네 명의 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저 피로 뒤덮인 현장은 마치 피로 물든 선홍색의 피 구름을 연상케 했다.땅을 보니, 눈에 띄는 균열이 거미줄처럼 번져 있었고, 신묘한 대지의 진동은 그의 장엄함을 드러냈다.씨이이익…….덜그럭덜그럭…….주변에 있던 천여 명이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오직 숨을 죽이는 소리와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이어졌다. 쿵쿵쿵…….그때, 날아간 이씨 집안의 고수들은 후두두둑 땅에 떨어졌고, 그 소리가 장내에 연속적으로 울려 퍼졌는데, 상당한 시각적인 충격을 주었다.이씨 집안의 고수들이 땅에 떨어진 후, 모두 중상을 입었는지 아무도 일어날 수 없었고, 그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이 또한 도훈이 어느 정도의 여지를 남겨준 것이었다.원래 이원과 강진 등이 윤도훈과 함께 목숨을 걸고 싸우려고 결심을 하고 있었지만, 이 순간 모두 멈춰 섰고, 그들의 얼굴엔 당황함과 충격이 가득했다. 송영태와 은표, 그리고 그들의 부하들도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이천강, 성계평, 이은정, 그리고 네다섯 백 명의 부하들은 그 순간 온몸에 한기가 돌았고, 공포감이 급속도로 퍼져갔다.“이, 이게 어떻게 가능해?” 이천강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 있지? 윤도훈, 너 이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새끼가 왜 이렇게 강한 거야?” 은정은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은정은 그 지역을 바라보며 이씨 집안의 고수
한 명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무너졌다.만약 훈련받은 군인들이었다면 죽음을 무릅쓰고 맞섰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단지 지하 세력의 일원일 뿐이었다.“윤, 윤도훈, 너 뭐 하려는 거야?”이천강이 도훈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눈꺼풀이 떨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기생오……, 아니 윤, 윤도훈, 우리는 이진희의 친척이야! 너, 너 함부로 하지 마!”성계평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형, 형부, 저……, 저 형부 처제예요! 우리를 죽이면 안 되죠!”이은정이 뒤로 물러나며 두려워하며 말했다.은정은 바로 도훈을 ‘형부'라고 부르기 시작하며 애원했지만, 도훈은 그들을 냉정하게 바라봤고, 눈에는 멸시와 조롱이 가득했다.“너희는 진희의 친척이라는 것에 감사해야 해. 더욱이 내가 왔을 때 이원이 안전했다는 것에도 감사하고!”“나는 너희를 죽이지 않겠으니까! 꺼져!”마지막으로 도훈이 폭발하듯 소리 치자, 이천강 일가는 그제야 한숨 돌리며 비틀거리며 도망쳤다.심지어 중상을 입은 이씨 집안의 고수들도 내버려둔 채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사오백 명의 부하들도 그곳에 떨며 서 있자 도훈은 그들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다 꺼져! 이 쓰레기들과 함께!”이 말에 그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간신히 이무 등을 들쳐업고 혼비백산하여 도망쳤다.“윤도현 선생님! 아까는 제가, 제가 정말 죄송했습니다!”송영태가 침을 삼키며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한 채 말을 더듬었지만, 은표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영태를 방어했다.“윤도현 씨, 도련님은 제가 부추겼습니다. 도련님이 사람들을 데려온 것은 사실 이원을 돕기 위해서였어요.”그들은 방금 전 관망하며 기회를 노렸는데, 이번 기회를 이용해 이원과 그의 충성스러운 부하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려고 했다. 이제 도훈이 돌아와 그들을 짓밟을까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여기 송씨 집안의 정예병사들이 많이 있었지만, 도훈을 막을 사람은 없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도훈은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
송가네 농장.송영태와 은표가 돌아온 후, 그들의 얼굴에는 여전히 놀람과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윤도훈에게 진정으로 적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이었다.송장헌, 장명숙, 진철과 지연은 한 방에서 차를 마시며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고, 모든 이들이 그날 밤의 결과를 알고 싶어했다.“지연아, 네가 이겼어!”영태가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와 탄식하듯 말했다.“이겼어?”지연이 눈썹을 추켜세우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내가 말했잖아.”지연은 호기심과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다.“도훈이 진짜로 혼자서 이씨 집안 고수들을 모두 물리쳤어? 엄청 격렬하고 놀라웠겠다. 맞지?”장헌과 진철도 영태한테 호기심이 가득해서 물었다.도훈이 정말로 해낸 걸까? 그들도 사건의 경과를 알고 싶어했다.그러나 영태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충격적이긴 했지만, 격렬하다고는 할 수 없어!”영태는 손가락 하나를 치켜세우고 말했다.“한 발자국! 도훈은 단지 한 발자국으로 이씨 집안 고수들에게 모두 중상을 입혔어!” “도훈은 비록 그들을 죽이지 않았지만, 상황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졌어. 가장 무서운 거지!”도훈이 그날 밤 이성을 잃고 이씨 집안의 고수들을 모두 없앴다면, 그게 더 충격적이었을 것이었다.그것은 도훈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이성의 끈을 놓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했을 것이었다.그러나 도훈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단지 이씨 집안의 고수들을 모두 다치게 했을 뿐, 그들의 목숨은 살려줬다.“뭐라고? 한 발자국? 어떻게 그게 가능해?”도훈을 가장 신뢰하는 지연조차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고, 진철, 장헌, 명숙은 더욱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거실은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졌고, 모두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듯했다.반 시간 후어떤 머리를 땋은 남자가 몸 여기저기에 석고를 붕대로 감은 채 들것에 실려 이곳으로 옮겨졌다.장헌과 영태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야 강성태, 윤도훈에게 어떻게
자세한 내막을 들은 후, 송영태는 강성태를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은표, 저놈을 끌고 가! 그리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게 하지 마!”……다음날 아침아마도 전날 밤의 보상으로, 여신 대표는 도훈을 회사에 두고 괴롭히지 않았다.이진희를 회사에 데려다준 후, 도훈은 혼자서 교외의 산으로 가, 그날 밤 자신이 돌파한 산봉우리에 다시 올랐다. 도시와 산의 기운은 달랐고, 아주 희박하지만 그 차이는 여전히 중요했다.기초를 닦은 후에는 보틀넥이 일시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기에, 도훈은 열심히 수련에 몰두했다.전날 밤의 일로 도훈은 힘의 중요성을 더욱 깨달았다. 그건 바로 이 세상이 아무리 문명사회일지라도 여전히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지구의 기운은 너무 희박했는데, 기초를 닦은 후, 도훈은 힘의 성장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는 것을 느꼈다.“너무 어려워, 하루 종일 해도 힘의 향상이 거의 없어!”오후까지 수련한 도훈은 다소 낙담하며 고개를 저었다.이미 연정기의 보틀넥을 넘어 기초를 닦았지만, 이제 상위 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모두 보틀넥 현상이었다.“기운이 짙은 곳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도훈은 마음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곳은 아마도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시간을 확인한 도훈은 마음을 정리하고 산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전화가 왔다.바로 조문호였다.“조문호 사장님, 무슨 일인가요?”조현인과의 관계로, 도훈은 그의 아버지에게 매우 냉담한 태도를 취했다.“윤도훈 선생님, 제 집에 한 번 오실 수 있나요? 예전에 우리 집에 풍수 저주를 건 조경 설계사가 오늘 다시 왔어요.”“우리를 해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불만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사람을 잘 모르는데, 왜 이렇게 큰 원한이 있는지 모르겠어요.”“다시 온 건 분명히 또 우리를 해치려는 거겠죠, 부탁합니다, 도와주세요!”문호의 목소리는 두려움이 섞인 듯 낮게 들렸다.“왜 제가 도와
조문호는 얼굴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핑계를 대었다. “가을이 다가오니까, 그 두 개의 연못이 모기를 끌어들이잖아요? 그래서 메우라고 했죠.”“오, 그렇군요.” 이찬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호를 빤히 쳐다본 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곧 설계도를 꺼내 문호 앞에 놓았다.“사장님, 사장님 저택이 이렇게 큰데, 관리 잘하셔야 해요! 그래서 제가 다시 설계를 해봤는데요. 마음에 드시나요?”“제 생각에는 저택 입구 양쪽에 재물을 끌어들이는 조각상을 두고…….” 찬혁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문호에게 설명했지만 문호는 그의 말이 귀에 들어갈 상황이 아니었다.마음속에는 불안과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찬혁이 다시 풍수 저주를 걸어 그들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했다.“사장님, 어떻게 생각하세요?”“사장님? 도대체 무슨 생각 하세요?”찬혁의 물음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문호가 빠르게 대답했다. “좋아요! 좋아요! 찬혁 씨가 알아서 잘하실 테니 알아서 하세요.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문호는 아무런 의심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썼다.“괜찮아요, 제 전문 분야니까요.”찬혁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지만, 그의 눈빛 깊은 곳에서는 차가운 빛이 어렸다.찬혁이 방을 나간 후, 문호는 윤도훈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한 번도 받지 않았다.이에 답답함을 느낀 문호는 자신의 조수에게 전화를 걸었다.“빨리, 도훈이 어디 있는지 찾아봐!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빨리 찾아서 알려줘!”한편도훈은 문호의 전화를 끊자마자 다른 번호가 전화가 왔다.“소희연 선생님?”윤도훈은 전화를 받고 예의 바르게 물었는데 바로 도훈의 딸, 윤시율이 다니는 유치원 담임 선생님이었다.“윤시율 학생의 부모님이시죠, 윤도훈 씨?”소희연 선생님의 목소리는 다소 엄격하고 차가웠다.“네! 소희연 선생님, 무슨 일인가요?”도훈은 상대방의 태도에 약간 긴장하며 물었다.모든 부모가 그렇듯, 아이의 선생님 앞에서는 언제나 조금 불안해한다. 특히 선생님이 목소리가 다소 엄격할 때는 더더욱 그러
그 사람은 샛별 유치원의 원장이었는데, 파마머리를 한 부인 즉 유은미에게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윤시율은 소희연 선생님 뒤에 서서 조금 긴장하고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다른 뚱뚱한 소년은 그 파마머리 부인의 손을 잡고 시율을 흉흉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얼굴에는 승리의 미소로 가득해 보였다.“아빠!”시율이 도훈을 보고는 기뻐하며 뛰어왔고 도훈은 시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잘했어!”“이하진 어머니, 윤시율의 아버지가 왔습니다.”소희연 선생님이 도훈을 보고 은미에게 말하자, 원장은 무표정하게 도훈을 흘끗 보고는 은미에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이하진 어머님, 저희 유치원도 감시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더 큰 책임은 상대편에 있죠?”은미는 화가 나서 도훈에게 다가가며 따졌다.“당신은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 거예요? 어린 나이에 사람을 때리고, 시비를 거는 걸 배우나요? 제 아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세요!”은미는 말하면서 뚱뚱한 소년을 앞으로 밀며 도훈에게 보여줬고, 이하진이라 불리는 뚱뚱한 소년의 얼굴에는 선명한 멍들어 있었다.“아빠, 그 애가 먼저 제 치마를 잡아당겼어요.”시율이 작은 손을 흔들며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알아.”도훈이 말하고 나서 은미에게 돌아서며 말했다.“이 말은 제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당신은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나요? 어린 나이에 이미 성추행이나 하고?”“뭐라고? 지금 나한테 따지는 거야?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내 남편이 누군지 알아?”“믿을지 말지는 모르겠는데, 내 전화 한 통으로 당신 딸 이 유치원에서 쫓아내고, 도운시에서 살 수 없게 만들 수 있어.”은미가 거만하게 말하자 도훈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날 도운시에서 살 수 없게 만든다고? 하하…….’하지만, 도훈은 은미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어쨌든 이것은 아이들 사이의 문제였다. 도훈은 여전히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이들이 서로 싸운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