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석은 그야말로 일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위에는 절단된 흔적이 있는 것 같았다.비록 일부러 손을 쓴 것 같았지만, 그 흔적은 여전히 도훈의 눈에 띄었다.서지현은 이 원석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이 반짝였다.그녀는 보석 같은 것을 좋아해서 원석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 있었다.하호동이 생일 선물로 원석을 선물하자, 서지현은 확실히 마음이 움직였다.“이모, 이 원석은 우리 사장님이 미얀마에서 운반해 온 것인데, 제가 일을 잘했다고 특별히 보상으로 주신 거예요! 평소에 보석을 좋아하신다고 해서 특별히 가지고 왔네요! 이 원석의 품상으로 보면, 일품의 다이아몬드일 가능성이 크니, 그때 원하시는 대로 주얼리를 만드시면 돼요.”하호동은 웃으며 말했다.“이모, 듣자니 이 원석이 수억 원 정도 하는데, 우리 호동 오빠가 이모 생신을 위해 특별히 신경 좀 썼어요.”심수민은 하호동의 팔을 잡으며 거만하게 말했다.“그래, 마음은 고맙지만 너무 귀중하니 그만 다시 가져가게!”서지현은 비록 마음이 움직였지만 여전히 거절했다.큰언니네 사위가 이렇게 귀한 생일 선물을 주다니, 이건 말이 안 됐다. 게다가 만약 받는다면, 정말 자신이 남보다 못 사는 것 같았다.“에이! 하 서방 마음이니 너도 사양하지 마! 우리 하 서방은 사장님의 중시를 받고 있으니 이런 원석은 얼마든지 더 받을 수 있는 법이지!”큰이모는 능청스럽게 설득했지만 사위 자랑도 잊지 않았다.그러나 그녀와 이모부는 가슴이 무척 아팠다.그들도 하호동이 뜻밖에도 이렇게 대범하여 이렇게 좋은 원석을 서지현에게 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거 나한테 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고…….’그러나 이미 꺼낸 이상, 그들은 오늘 또 특별히 와서 우월감을 과시하러 왔으니, 하호동더러 다시 가져가라고 할 수도 없었다.그러나 바로 이때,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물론 많겠죠. 쓰레기 조각일 뿐이니까.”도훈은 이 원석을 보더니 어이가 없었고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진희의 그 아름다운 얼굴에도 의심의 빛이 반짝이더
서지현도 이게 진짜일리가 없다고 느꼈다.이렇게 큰 금불상은 정말 값이 엄청 비쌌다.도훈이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구해 자신에게 주다니, 서지현은 그리 믿지 않았다.말하면서,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과시하고 있는 장모는 도훈을 호되게 노려보더니 이 금불상을 자세히 보지도 않고 발밑에 놓았다. 마치 큰이모네 일가족이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이 가짜란 것을 들춰낼까 봐 두려운 것 같았다.“엄마, 이 금불상은 진짜예요. 샤이니 주얼리 그룹의 사장님이 도훈 오빠에게 준 거예요!”진희는 이때 도훈을 대신해서 약간의 분노를 느꼈다.“응, 알았어!”그러나 서지현은 믿지 못한 듯 얼버무리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창피함을 당하지 않도록 진희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눈빛을 주었다.‘샤이니 주얼리 그룹의 사장이 윤도훈에게 불상을 선물해주었다고?’‘윤도훈이 무슨 자격이 있다고?’“허허, 내 금불상이 가짜인지 아니면 당신 원석이 가짜인지 모르겠네요.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백천 다이아몬드 그룹에서 일하고 있는 거겠죠? 회장님은 구백천이라 하고.”그러나 바로 이때, 도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하호동에게 향해 물었다.하호동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구 사장은 강진시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도매상이지. 나는 운 좋게도 사장님의 중시를 박아 그의 밑에서 창고 주관으로 일하기 시작했고!”말하면서 그는 말머리를 돌리더니 서지현을 향해 웃었다.“참, 우리 회사도 오늘 여기서 회식하는데, 이따 구 회장에게 술 한 잔 올리러 가야 해서요. 이모, 선물도 드렸으니 저도 먼저 가볼게요.”“그래, 가봐! 회장님이 너를 그렇게 중시하니 그런 자리에 절대로 빠지면 안 되지. 이쪽은 이모에게 우리의 마음만 전해주면 됐어!”심수민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큰이모와 큰 이모부도 하호동에게 빨리 가라고, 일을 그르치지 말라고 했다.어차피 오늘의 목적은 달성했으니 이 예비 사위는 그들에게 체면을 세워준 셈이다.그러나 바로 이때, 도훈은 하호동을 가로막았다.“급하게
구백천의 목소리는 무척 가벼웠는데, 유난히 공손하고 조심스러워 보였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들으니 오히려 벼락에 맞은 것 같았다.서지현과 이천수는 눈을 크게 뜨고 그 제자리에 멍해졌다.큰이모, 큰 이모부, 심수민도 따라서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하호동의 하찮다는 표정은 그대로 굳어졌다.평소에 그는 구 회장의 비위를 맞추며 극히 아첨했는데, 상대방이 무슨 방귀를 뀌었는지도 마음속으로 잘 새겨두었다. 그러니 그는 이것이 구백천의 목소리란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문밖에, 정말 구 회장님이 오셨다니?’‘그것도 서지현에게 술을 올리겠다고?’“들어와요!”도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다른 사람들의 충격적인 표정에 비해 도훈과 진희는 많이 담담했다.말이 떨어지자, 문이 열렸고, 구백천은 손에 각종 진귀한 선물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소주를 가득 따른 컵을 든 채 들어왔다.“윤 선생님, 이 대표님, 방해된 건 아니죠?”구백천이 굽실거리며 물었다.“아니요!”진희는 고개를 저었고, 도훈은 손만 흔들며 무척 위풍당당했다.“아, 그럼 됐네요! 그럼 됐어요…….”구백천은 웃으며 룸 안을 살피더니 서지현와 이천수를 향해 걸어갔다. 물론 룸에 있는 하호동을 발견했지만 지금 그를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누님, 오늘이 생신이라고 들었어요. 이 선물들은 제 작은 성의이니 받아주셨으면 좋겠네요!”“그, 일단 생신 축하드리고, 항상 젊고 아름다움을 유지하시길 바라요!”말하면서 구백천은 또 이천수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형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만사가 뜻대로 되기를 기원하네요! 그럼 저는 원샷을 할게요, 하하…….”사실 구백천은 서지현보다 몇 살 위였지만, 상대방은 자신이 존경하는 도훈의 장모이기 때문에, 그는 서지현을 누님이라고 불렀다.서지현과 이천수는 구백천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그리고 다음 순간에 반응을 하더니 얼른 자신의 술잔을 들고 구백천과 부딪쳤다.“구 회장님 별말씀을요! 고마워요…….”서지현은 웃으며 말했
‘이 여편네가 입이 왜 이렇게 빠른 거야?’‘지금 아무리 멍청한 사람도 이상한 걸 알아차렸을 텐데, 지금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이때 구백천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노기등등하게 하호동을 향해 걸어갔다.“구…… 구 회장님, 제 설명 좀 들어보세요! 저는…….”하호동은 당황하면서도 두려웠다.찰싹!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백천은 하호동의 얼굴을 호되게 후려쳤다.“지금 죽으려고 작정을 한 거야! 내가 그 쓰레기들을 처리하라고 했는데, 근데 가져와서 심지어 윤 선생님의 장모님을 속이려 하다니?”“난 널 당장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구백천은 이를 갈며 욕설을 퍼부었다.다음 순간, 그는 도훈을 바라보며 미안함과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윤 선생님, 이 일은 결코 제 뜻이 아닙니다!”“괜찮아요, 나도 알아요.”도훈이 손을 흔들었다.구백천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하호동을 가리키며 욕했다.“윤 선생님, 이 병신은 선생님과 무슨 관계가 되는 거죠?”그는 하호동도 이 룸에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한 마디 물었다.“아무 관계도 없어요.”도훈은 무뚝뚝하게 고개를 저었다.‘진희의 사촌 언니의 남자친구일 뿐, 나와 무슨 관계가 있겠어?’설령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자신한테 얻어맞아야 하는 관계였다.구백천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뒤 하호동을 노려보며 냉담하게 말했다.“오늘 이후로 내 앞에 나타나지마. 내일 회사에 가서 물건 정리하고 꺼져!”말이 떨어지자 하호동은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털썩하고 땅에 주저앉을 뻔했고 또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어? 이것은…… 온 사장님의 가게에 있던 그 귀한 보물 아닌가요? 근데 이게 왜…….”바로 이때, 구백천은 우연히 서지현의 발밑을 보더니 놀라서 물었다.“귀한 보물이요?”서지현은 이 말을 듣고 멍하니 있다가 바로 발밑에 놓은 그 금불상을 들었다.“그래요! 이건 샤이니 주얼리 그룹 사장인 온대광이, 그의 상점 안에서 자랑스럽게 전시되어 있는 귀한
“그래, 다들 한 가족이잖아! 그러니까…… 좀 도와줘.”심수민도 뻔뻔스럽게 말했다.큰이모와 심수민이 이렇게 말하자, 큰 이모부와 하호동도 모두 도훈을 간절히 바라보았다.요즘 세상에 월급 1000만 원 받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만약 이대로 직장을 잃는다면 하호동은 차라리 죽고 싶었다.“매부는 정말 실력과 인맥이 있는 사람이군! 방금 내가 눈치가 없었으니 이 매형과 따지지 말아줄래?”하호동은 얼굴을 붉히며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큰이모 일가족을 바라보며 도훈은 허허 웃었고, 오히려 돌아서 서지현에게 물었다.“어머님, 어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야 당연히 어머님 말씀을 들어야죠.”이 말을 듣자 서지현은 마음속으로 얼마나 뿌듯한 지 모른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여 우월감을 과시하던 언니네 일가족을 보면서 서지현과 이천수 두 사람은 사이다를 마신 것 같았다.‘윤 서방은 정말 훌륭하다니깐.’“됐어, 그래도 친척이니까 내가 왜 아랫사람과 따지겠어. 윤 서방, 네가 가서 사정 좀 해줘.”서지현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활달히 말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큰이모 일가족이 오히려 자신에게 부탁을 하고 있으니, 서지현은 마음속으로 무척 득의양양했다.“감사합니다! 이모 정말 감사합니다! 매부 고마워…….”하호동은 이 말을 듣자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그럼 구 회장님에게 전화해요, 난 그의 전화가 없거든요.”도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어…….”이 말을 듣자 하호동은 멍해졌다.큰이모 일가족도 모두 괴상한 표정으로 도훈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또 의심하기 시작했다.‘뭐야? 구 회장 전화도 없는 거야?’‘그럼 두 사람 그렇게 친하지도 않다는 말이잖아?’구백천은 전에 도훈의 체면을 봐서 하호동을 해고했는데, 지금 또 그에게 하호동을 해고하지 말라고 부탁하다니.‘정말…… 괜찮을까?’전화를 건 다음, 하호동은 여전히 휴대전화를 도훈에게 건네주었다.“뭐야? 지금 나한테 전화를 할…….”연결되자마자 구백천은 하호동의 전화인 것을 보고 바로 욕
“고, 고마워 매부! 매부의 체면이 이렇게 클 줄은 정말 몰랐어! 구 회장님까지 설득할 수 있다니!”하호동은 정말 놀랐다.도훈은 그저 말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월급이 1000만 원인 일자리가 다시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구백천은 앞으로 자신을 많이 챙겨주겠다고 말했다.그것도 단지 그가 도훈의 아내의 사촌 언니의 남자친구라서, 따지고 보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사이일 뿐이라서.큰이모, 큰 이모부와 심수민도 놀라운 기색을 드러냈고, 도훈을 보는 눈빛은 감격스러웠고 동시에 또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를 느꼈다!도훈은 구백천의 전화가 없었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이토록 공손했다.이것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구백천이 지금 일방적으로 도훈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는 게 아닌가?도훈은 상대방의 전화가 없었지만, 그것은 단순히 구백천의 전화를 저장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같다.그리고 서지현과 이천수는 줄곧 싱글벙글 웃으며 얼마나 자랑스러운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같은 사위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클까?자신의 사위는 말 한마디만 했을 뿐이지만, 언니네 사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어? 이모, 이모부?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바로 이때, 이원이 마침내 서지현의 생일상을 차린 뒤 웨이터 몇명을 따라 룸에 들어섰다.“너 왜 이제야 왔어! 네 큰이모 일가족은 내 생일을 축하해줄 겸, 또 네 매형에게 부탁할 일이 좀 있어서 왔지. 그렇지, 언니?”서지현은 자랑스럽게 말했다.“그, 그래!”큰이모는 어색하게 웃었다.“하하, 큰이모, 우리 매형이 대단하다는 거 어떻게 아신 거예요?”이원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큰이모네 가족은 다시 한번 놀라운 기색을 드러냈다.이원은 오만불손하기로 유명한데, 뜻밖에도 진희의 데릴사위를 이렇게 존경하다니?이런 대단한 데릴사위는 아마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그날 저녁.제황원 A구 1호 별장에서, 도훈은 율이의 작은 손을 잡고 놀고 있었고, 옆에는 인광준과 그의 아들 인겸이 있었
“그래, 그럼 형님이 알아서 해! 그런 약은, 재료를 공급하지 않아도 되니까!”도훈은 차갑게 말했다.“네! 지난번의 그 약재상들뿐만 아니라, 저는 제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그린제약그룹이 새로운 약재 공급업체를 찾을 수 없게 할 거예요! 적어도 현지의 약재상들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예요! 윤 선생님의 심혈을 어찌 다른 사람이 이익을 챙기는 도구가 되는 것을 지켜볼 수가 있겠어요?”인광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말했다.“그럼…… 당신들은 돈을 벌지 못하잖아?”도훈이 물었다.“상관없어요! 제 아들이 바로 백혈병 환자였으니 저도 원래 이런 비싼 약을 극도로 증오하고 있었죠. 환자의 피를 갉아먹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상인들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요! 윤 선생님, 이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상관하지 마세요!”인광준은 단호하게 말하면서 말머리를 돌렸다.“참, 윤 선생님, 지금 두 분은 무엇을 하고 있죠? 신약을 더 만들어 새로운 회사를 차릴 생각은 없는 건가요?”그는 기대하며 물었다.“아직 계획 중인데, 여전히 초보단계에 처해있어! 앞으로 모든 준비 끝나면, 형님도 약재 방면에서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도훈은 정중하게 말했다.“당연하죠! 저한테 맡기세요!”인광준은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몇 분 후…….율이와 인겸이는 반바지만 입은 채 각각 작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용수단을 복용한 후, 두 아이의 피부는 검은 물질을 배출했다.용수단, 이는 골수를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용수단은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아이의 체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다.“윤 선생님, 상황이 어떤가요?”인광준은 잔뜩 긴장했다.지금 이 순간, 도훈은 두 아이의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었는데, 안색은 줄곧 변덕스러웠다.“안심해도 돼. 인겸이의 백혈병은 이미 완쾌되었거든!”도훈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말소리가 떨어지자 인광준은 흥분하여 온몸을 떨었고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고개를 돌려 보니 도훈의 안색
그리고 율이는 깡충깡충 침대에서 내려와 방안에서 마구 뛰어다녔다.다섯 살짜리 아이가 줄곧 병마와 싸우고 있었으니, 율이의 마음속은 줄곧 우울함으로 뒤덮였다.이때 자신이 완쾌되었다는 말을 듣자, 걱정은 깨끗이 사라졌고,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뒤바뀌었다.도훈은 율이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더욱 결심을 굳혔고, 그 원인을 철저히 찾아내리라 다짐했다.이번에 비록 실패했지만 도훈은 평소에 티 내지 않게 율이에게 용의 기운을 주입하여 그녀의 건강을 확보할 수 있었다.약을 먹지 않으면 아이도 진실을 알 리가 없었다.‘율이가 즐겁고 근심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는데.’……이튿날 아침, 도훈은 율이를 유치원에 보낸 후, 차를 몰고 로얄관으로 가서 진희를 데리러 갔다.도착하자, 진희는 이미 준비를 마쳤다.다만 오늘의 그녀는 캐주얼한 운동복을 입고 있어 평소의 도도함 대신 맵시와 활발함이 더 많아졌는데, 오히려 이웃집 여동생 같았다.“왜 이렇게 입은 거야?”도훈은 놀라움을 느꼈다.“내가 지금 공장에서 많은 일을 직접 해야 하니까요. 설마 하이힐을 신고 일하라고요? 그런데 왜요, 안 예뻐요?”진희가 묻자, 아름다운 눈빛에 실의감이 나타났다.언제부터인지 진희는 도훈의 눈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예뻐! 뭘 입어도 예뻐!”도훈이 웃으며 말했다.“입만 살았어!”진희는 눈을 부라렸지만, 입가는 절로 올라가며 마음속으로 무척 즐거웠다.두 사람이 별장 대문을 막 나왔을 때 포르쉐 카옌 한 대가 문 앞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다음 순간, 차에서 한 청년이 내렸다.상대는 훤칠한 키에 단정한 양복을 입고 있었고 얼굴도 잘생겼다. 그리고 손에 심지어 장미 한 다발을 들고 있었다!도훈과 진희를 본 후, 청년은 멈칫하더니, 도훈을 힐끗 훑어본 후, 진희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진희야, 오랜만이야!”상대방의 그 눈빛에 도훈은 선명한 적의를 느꼈다.고개를 돌리자, 진희는 이 준수한 청년을 본 다음, 멍하니 서 있다가 표정이 굳어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