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해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외쳤다.“당신 약국에서 당신이 만든 약욕을 하다가 죽었는데 당신이 아니면 누구라는 겁니까? 만약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마침 법의관들도 함께 왔으니, 현장에서 부검하면 되겠네요. 여기에 기자분들도 계시니 모두 같이 확인해 보죠.”서준영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김진해는 모든 상황을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한 것이다.서준영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김진해가 비웃으며 말했다.“왜요? 부검 못하겠어요? 그렇다면 지금 여기 모든 사람들 앞에서 당신의 의술이 부족해서 일어난 의료사고라고 직접 인정해요. 그러면 당신의 솔직한 태도를 봐서 선처해줄 수도 있을 거예요.”김진해의 오만한 표정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마음대로 하세요.”“흠!”김진해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손을 흔들었다.“부검을 시작하세요.”몇 명의 법의관이 곧바로 나무통 옆으로 다가가서 시신을 부검하기 시작했다. 부검은 15분 정도 지속되었는데 주위에 있던 환자와 가족 그리고 기자들까지 모두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다.현장 상황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었는데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흠, 분명 의술이 부족해서 환자를 죽였을 거야. 서준영이라는 사람 나도 아는데 데릴사위였어요. 어디에서 의술을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의사 면허증도 없을 거예요.”“그리고 저 사람 제비래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씨 가문의 하연우가 데리고 놀았대요.”“맞아요. 저도 그 얘기 들었어요. 손발이 멀쩡한데 왜 역겹게 제비 노릇을 하는지 모르겠네요.”“저런 사람이 의사를 하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요. 게다가 신의라고요? 말도 안 돼요.”인터넷에서는 욕설과 의혹, 음모론이 난무했고 남녀 대립으로 들끓었는데 서준영은 그런 상황을 알지 못했다.그때 부검하던 법의관들이 도구를 내려놓고 김진해 곁으로 다가왔다.“끝나셨으면 부검 결과를 여러분들 앞에서 말씀하세요.”김진해는 여전히 두 손을 뒤로 하고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했다.법의관들은 서로를 쳐다보더
법의관들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말이에요?”서준영은 법의관들의 질문에 신경 쓰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카메라를 바라봤다.“여러분, 지금부터 제가 여러분께 약간의 의학 지식을 설명하겠습니다. 아미그달린은 시안배당체로 산과 효소에 의해 쉽게 가수분해되어 벤즈알데히드와 시안화 수소산을 생성합니다. 이것이 인체에 흡수되면 우선 입안이 쓰고 침샘이 흐르며 메스꺼움, 구토, 복통 그리고 설사 등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다음은 두통, 현기증, 심장의 두근거림, 혈압 상승, 전신 쇠약 등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중독이 심한 환자는 갑자기 실신하거나 호흡이 곤란해지고 동공이 확장되며 이를 악물고 혼수상태에 빠지는데 혈압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최종적으로 호흡기 중추 마비로 사망하게 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이런 독은 반드시 산과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야 독성이 발생하고 중독되면 구토가 아니라 호흡기 중추 마비로 사망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법의관들에게 묻겠습니다. 이 환자는 아미그달린의 약물에서 어떻게 중독으로 사망했을까요? 설마 약물을 마셨을까요? 실수로 약물을 마셨다고 하면 왜 호흡기 중추 마비가 아닌 눈코입귀로 피를 흘리며 사망했을까요?”서준영의 말이 끝나는 순간 현장에 있던 군중들은 물론이고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던 시청자들까지 모두 어리둥절했다.“헉! 나 지금 찾아봤는데 사실이에요.”“서 선생, 완전 대박! 이렇게 역전하다니! 정말 놀라워요!”“하하하! 다들 저기 법의관들의 어두워진 표정들 봐요.”“이건 계획된 모함이 확실하네요. 아니라면 저 성을 갈 거예요.”“빨리 봐요. 저 사람들이 또 작전을 짜는 듯해요.”한편, 성용 리조트에서 서준영이 상황을 뒤집는 것을 보고 있던 진강오는 분노하며 저주를 퍼부었다.“젠장! 저 자식은 어떻게 저런 것도 아는 거야?”그는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 김진해에게 전화해서 소리쳤다.“김진해! 뭐 하고 있어? 당장 체포해!”현장에서 서준영의 강력한 질문을 받은 법의관들은 어쩔 바를 몰라 했고 창백해
김진해와 법의관들은 곧 전문 인력들에게 연행되었다.나무통에서 사망한 환자도 다른 데로 옮겨졌는데 1차적으로 생전에 중독된 것으로 판정 났고 상세한 내용은 추후 보건소와 경찰 측에서 별도로 통보하기로 했다.이로써 소동은 마무리가 되었다.하지만 서준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는커녕 오히려 얼굴 가득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서 신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여천일이 묻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쩐지 어제와 오늘 발생한 일이 서로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상대의 목적이 모두 저인 것 같습니다.”여천일은 서준영의 말을 듣고 말했다.“사실 나도 방금 그런 생각을 했다네. 두 번 모두 독충이고 또 두 번 다 서 신의를 타깃으로 벌린 것으로 보이네. 내 생각이 맞는다면 배후에 있는 사람은 서 신의의 지위와 명예를 훼손시키고 살인자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네.”서준영은 고개를 돌려 끄덕이면서 말했다.“여 신의님, 제가 부탁이 있습니다만.”“얘기하게. 내가 도울 수 있는 거면 꼭 돕겠네.”여천일이 웃으며 말했다.“혹시 여기에 며칠 계시면서 진료를 봐주실 수 있을까요?”여천일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되지.”그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영은 약국을 나와 강운 경찰서로 향했다.소강혁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일찍 출발해야 했다.…성용 리조트.진강오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술병을 부수며 적아고에게 물었다.“적아고 대사님, 이번 계획은 완벽하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게 뭐예요?”적아고가 고개를 돌려 진강오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지금 나를 질책하는 겁니까?”순간 진강오는 사람한테 목이 조여진 듯 숨을 쉴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자리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급한 마음에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적아고 대사님, 서준영 저 자식은 이미 두 번이나 교묘하게 위기를 넘겼습니다.”적아고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서준영이 강운 경찰서에 도착하자, 한참 동안 기다리고 있던 소강혁이 서둘러 다가와서 웃으며 말했다.“준영 씨, 오셨군요. 이쪽으로 가시죠. 드래곤 팀 팀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소강혁을 따라 들어갔다.경찰서에는 군부대 녹색 차량 두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첫 번째 차량에는 건장한 체구에 눈매가 높고 도도하기 그지없는 세 명의 남자가 타고 있었고 두 번째 차량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타고 있었다.여자는 카키색 티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었고 포니테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길쭉하고 섬세한 얼굴은 매우 세련되고 날카로워 보였다.소강혁이 서준영에게 소개했다.“이분들은 모두 드래곤 팀의 팀원들인데 재주가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분은 현재 강운 드래곤팀의 장이준 부팀장입니다.”소강혁이 첫 번째 차 조수석에 앉아 있는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껌을 씹는 남자를 가리켰다.이어서 소강혁은 장이준에게 서준영을 소개했다.“장 부팀장님, 이분은 서준영 씨인데 부팀장님과 함께 이번 압송 업무를 진행할 겁니다.”서준영이 먼저 웃으며 장이준에게 인사했다.“장 부팀장님, 안녕하세요.”하지만 장이준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에 앉아서 차갑게 웃었다.“소 부국장님, 지금 농담하는 거죠? 이런 애송이를 붙여주다니요? 지금 우리한테 죄수를 압송하라는 겁니까? 아니면 이 애송이를 보호하라는 겁니까?”장이준의 말이 끝나자, 차에 있던 드래곤 팀 팀원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경멸이 가득한 얼굴로 서준영을 바라보았다.그들 눈에 서준영은 배경이 있는 집안의 도련님이 경험 쌓기 놀이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들은 이런 금수저를 제일 싫어했다.“하하! 장 부팀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설령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제가 보호할 겁니다.”“이런 부잣집 도련님은 안 돼요. 조금이라도 다쳤다가는 바로 우리한테 소송을 할 건데 우리는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아요.”“다들 헛소리 그만해!”두 번째 차량에 앉아 있던 여자가 냉정하게 한마디 하고는 서준영을 아래위로 훑어보더
파라다이스 섬.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섬 중 하나이다. 파라다이스 섬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지옥이라고 부르는 게 더 맞다.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악랄한 죄수들이 수감되어 있다. 최고의 국제 전범들이 수감되어 있는 곳이며,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세계 최고의 지식을 배울 수 있다.부와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도 여기에서는 죄수일 뿐이며, 그들은 물 한 방울이라도 마시기 위해 기꺼이 평생을 바친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파라다이스 섬에서 맑은 눈빛을 가진 한 남자가 마지막 근무를 끝내고 있다.“소장님, 오늘이 제 마지막 근무일입니다. 저는 내일 떠나요.”서준영은 수중에 있는 일을 처리하고 소장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서류를 건넸다.소장, 검은 악마.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인물 중 하나로, 그의 전투력은 여덟 전쟁의 신을 모두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하지만 서준영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부드러움으로 가득했다.“3년이 눈 깜박할 사이에 지나갔네. 너 정말 떠날 거야?”서준영은 교도소장 앞에서 무릎은 꿇고 절을 하며 말했다.“네, 떠나겠습니다. 3년 전에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왔는데, 오늘로 그 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검은 악마’는 마음속으로 몹시 아쉬워했다.“그렇다면 갈 때 이거 가져 가.”“이건 스위스 은행에 있는 내 카드인데 수조 원이 들어 있으니 용돈으로 써.”서준영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소장님, 마음은 고맙습니다. 출소하면 일자리를 찾을 테니 굶어 죽지는 않을 거예요.”검은 악마는 영패 몇 개를 꺼내며 말했다.“이것들은 내가 그때 정복했던 전쟁의 신들의 영패야. 이 영패들을 사용하면 천하의 모든 나쁜 놈들을 물리칠 수 있을 거야.”서준영은 또 고개를 저었다. “소장님, 저는 사람을 괴롭히는 일을 하기 싫어요.”‘검은 악마’는 하는 수 없이 마지막으로 ‘천하 오의’라는 네 글자가 적힌 책을 꺼냈다.“이건 내 평생의 학문이야. 수많은 권력자들이 이 책을 얻기 위해 파라다이스 섬에 들어오는 것을
동시에 서준영은 얼굴에서 검은 피가 솟구치는 것처럼 화가 났다.검은 옥에서 검은 빛이 터져 나왔다.그는 하마터면 땅에 쓰러져 기절할 뻔했다.꿈속에서 그는 구천에 서 있는 한 노인을 보았는데, 그 노인은 신처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고 자애로웠다.“당신은 누구입니까?”서준영은 긴장해 하며 물었다.“얘야, 나는 네 할아버지다.”노인은 얼굴 가득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그 호칭을 듣는 순간 서준영의 가슴이 무언가에 꽉 붙잡힌 것 같았다!그는 고아였다!지금까지 인생에서 할아버지는 말할 것도 없고 부모님도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눈앞에 있는 할아버지는 그에게 매우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할아버지, 정말 제 할아버지 맞아요?”서준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그 순간 그는 너무 억울한 마음에 지난 20년간의 고통을 모두 쏟아내고 싶었다.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구천에서 내려와 서준영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자상하게 말했다.“착한 아이야, 그동안 참 많이 고생했어.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우리 서씨 가문의 일원으로서 겪어야 할 일들이야. 이제 이 할아버지가 너에게 ‘구천현술’을 전수해 주겠다. 여기에는 의술, 무술, 수양 비법, 풍수 등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어.”말이 끝나자 노인의 손에서 황금색 빛이 내려와 서준영의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갔다.그 순간 서준영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그가 외쳤다.“저는 어떤 현술도 원하지 않아요. 저는 할아버지가 보고 싶었고 부모님이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얘야, 올해 12월 29일은 백 년에 한 번 있는 유일한 기회야. 이걸 잘 익혀서 목걸이에 적힌 장소로 가면 천년 만에 가장 큰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거야.”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더니 몸이 황금빛 조각으로 변해 공중으로 사라졌다."할아버지! 할아버지 가지 마세요... 이 손주는 할아버지가 너무 그리웠어요!"목걸이에는 소울랜드라는 단어가 인장처럼 새겨져 있었다.그것은 서준영의 머릿속에
“침을 놓아야 합니다.”확!하연우의 뺨은 순식간에 주홍빛으로 변했다.그녀는 서준영이 그렇게 지나친 치료 방법을 제안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하씨 가문을 위해, 할아버지를 위해, 하연우는 주먹을 꽉 쥐고 붉어진 얼굴로 물었다.“다른 방법은 없어요? 무조건... 옷을 벗어야 하나요?”방 안에 흐르는 공기는 다소 어색하고 뜨거웠다.하연우는 살면서 여태껏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남자의 손을 잡아 본 적도 없었다.심지어 옷을 다 벗어야 한다니...이 자식 설마 이 기회에 자기 사심을 채우려는 건 아니겠지?!서준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의 얼굴도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 없어요.”서준영도 불안했다. 하연우가 화가 나서 자신을 내쫓을까 봐 걱정됐다.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작은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그, 그럼 그렇게 해요... 그런데 이건 우리 둘만 알고 있어야 해요!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돼요!”하연우의 얼굴은 저녁노을처럼 붉게 달아올랐다.“알았어요.”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리고 하연우는 뒤돌아서 서준영을 등지고 긴 드레스의 어깨끈을 천천히 내렸다.순백의 피부는 우유처럼 매끈했다.예쁜 어깨와 백조처럼 하얀 목은 뒤에 있던 서준영을 넋 놓게 만들었다.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마치 한 폭의 그림 속 선녀처럼 아름다웠다.하연우도 마음속으로 너무 긴장하고 수줍었다.서준영은 갑자기 흥분한 나머지 돌아서서 스위트룸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연우는 불안한 마음에 붉은 얼굴로 소리쳤다.“어디 가는 거예요?”“은침 세트 사러요! 아가씨, 좀만 기다려요!”서준영은 다급히 말했다.은침이 없으면 어떻게 침을 놓을 수 있을까?하연우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드레스를 다시 입었다.비서는 서둘러 들어와서 그 남자의 말에 아가씨가 옷을 다 벗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화를 내며 말했다.“아가씨, 정말 저 사람을 믿습니까? 도망친 거 아닐까요?”하연우는 반신반의하는
하연우는 비서의 말을 무시하고 대신 급히 서준영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큰 눈을 깜빡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요?”서준영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그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괜찮아요, 아가씨, 컨디션은 어때요?”하연우는 눈을 살짝 흘기며 새침하게 말했다.“이런 상황에서도 남을 신경 쓸 여유가 있어요? 고마워요, 몸이 훨씬 나아졌어요.”하연우의 마음은 따뜻해졌고, 마치 달콤한 꿀을 먹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서준영 이 사람 말만 번지르르한 게 아니었다. 적어도 그는 의술을 정말로 알고 있었다!어쩌면 그는 정말로 그녀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어쩌면 그는 하씨 가문에서 그녀를 위해 남긴 마지막 기적이었을지도 모른다.이때 서준영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전화를 받자마자 오민경의 놀란 외침이 들렸다.“서준영, 아직 살아있어?”서준영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야?”“흥! 네 목숨도 참 질겨! 빨리 강운 병원으로 와, 할아버지가 위독하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는데 거의 죽어 가고 있어. 널 보겠다고 외치고 있어.” 오민경은 신랄하고 매몰차게 말했다.“뭐? 할아버지가 입원하셨어? 당장 갈게!”서준영은 당황한 나머지 급히 돌아서서 몇 걸음 비틀거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연우는 서준영이 인사도 하지 않고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쫓아갔다.“서준영 씨, 어디 가요?” 서준영은 급히 돌아서서 말했다.“할아버지가 위독하셔서 병원에 가 봐야 해요. 아가씨, 구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이 은혜를 꼭 갚을게요.”그렇게 말한 후 서준영은 달려갔다.하연우는 그의 서두르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바보, 이미 갚았잖아.”비서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오랫동안 하연우 곁에 있어 왔지만 하연우의 이렇듯 진심 어린 미소를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물었다.“아가씨, 저 불쌍한 남자에게 마음이 생긴 건 아니시죠? 저 사람이 뭐가 그렇게 좋은가요? 그냥 의술을 좀 아는 것뿐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