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철이 코웃음을 치며 손지창을 손가락질하더니 욕설을 퍼부었다.“손지창 씨, 지금 배은망덕을 몸소 보여주는 건가?”“오늘 밤 누구든 준영을 데려가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이 말은 누가 들어도 경고였다.여천일이 얼른 타일렀다.“손 비서님, 서 신의는 절대 독을 탄 사람이 아닙니다. 왜 엄한 사람을 오해하고 그러세요?”손지창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를 악물고는 차갑게 말했다.“흥, 어르신 참 대단하시네요. 용의자를 잡겠다는데 설마 군인들 시켜서 저를 죽일 건 아니시죠?”“뭐 해? 안 움직이고! 얼른 잡아가서 조사해!”이때 침대에 누웠던 권정용이 눈을 살포시 뜨고는 역정을 냈다.“빌어먹을! 당장 그만두지 못해?”권정용의 목소리에 손지창이 얼른 그쪽으로 달려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권 총장님, 좀 어때요?”철썩!권정용이 손지창을 보자마자 따귀를 날리며 언성을 높였다.“도대체 위아래가 있어 없어! 지금 그게 어르신께 할 소리야?”손지창이 손으로 볼을 움켜쥐었다. 권정용에게 맞은 게 후유증이 꽤 컸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권정용이 허약한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나 안호철 앞으로 다가가더니 웃었다.“어르신, 제가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제가 관리를 소홀히 한 탓입니다. 제 부하가 버릇없이 굴었습니다.”“손 비서, 얼른 어르신께 사과해.”“흥.”안호철이 차갑게 비꼬며 말했다.“권 총장님, 무슨 그런 말씀을. 사과는 넣어두세요. 제가 받을만한 사과가 아닌 것 같네요. 손 비서님이 이렇게 무섭게 나오는데 무섭네요.”이에 권정용은 안호철이 정말 화났음을 알아챘다.“손지창! 얼른 튀어와서 사과해!”권정용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손지창은 내키지 않았지만 반박할 엄두가 나지 않아 허리를 숙여 안호철에게 말했다.“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무례를 범했네요.”안호철이 코웃음을 치더니 손사래를 치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권정용이 웃으며 고개를 돌려 서준영을 바라보며 화제를 돌렸다.“이분이 저를 구한 거죠?
권정용이 미간을 찌푸리며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는 그냥 몇몇 친구들과 계속 얘기만 나누고 있었어요.”서준영이 눈살을 찌푸렸다.안호철이 물었다.“준영아, 무슨 문제라도 있니?”서준영이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화염귀독은 반드시 일 미터 내에 있어야 내릴 수 있는 독입니다. 그러니 총장님, 뭔가 생각나는 게 있으면 바로 연락해 주세요. 만약 연락이 안 된다면 어르신을 찾아도 됩니다. 총장님께 독을 내린 사람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권 총장님만을 노린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서준영이 이렇게 말하더니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섰다.권정용이 어두운 표정으로 오늘 파티에서 있었던 일을 곰곰이 돌이켜봤다. 하지만 이상한 사람이 다가온 적은 없었다.안호철은 권정용을 집에 남아서 쉬라고 했고 이튿날 아침 차로 서울에 보내줄 생각이었다.서준영은 안씨 저택에서 나오자마자 제복을 입고 허둥지둥 모자를 쓰며 차에서 내리는 소강혁을 마주쳤다.“부국장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서준영이 물었다.소강혁이 서준영을 보더니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총장님께 일이 터졌다고 들어서 사람들 데리고 보러 왔죠. 만약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우리 강운 경찰서는 정말 아수라장이 될 거예요.”이 말을 뒤로 소강혁은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서준영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부국장님, 권 총장님은 이미 괜찮아지셨어요. 욕먹고 싶지 않으면 지금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걸요? 조금 있다가 들어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이를 들은 소강혁이 의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괜찮아졌다고요? 아까 들었을 때는 독을 먹고 거의...”의문을 쏟아내던 소강혁이 활짝 웃고 있는 서준영을 보며 뭔가 떠올랐다. 서준영의 의술이 천하무쌍이었기 때문이다.“준영 씨가 봐 드린 거예요?”소강혁이 물었다.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소강혁이 한시름 놓으며 말했다.“준영 씨, 정말 고마워요. 이번에 큰 도움을 준 거예요. 권 총장님이 정말
서준영이 잠깐 고민하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내일 출발하기 전에 연락해 주세요. 저는 이만 들어가 볼게요.”“아, 그래요. 그럼 준영 씨 조심히 들어가요.”소강혁이 공손하게 웃으며 말했다.서준영이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소강혁은 그렇게 안씨 저택 입구에서 잠깐 기다렸다. 그러던 중 옆에 있던 부하가 다가와 물었다.“부국장님, 정말 안 들어가세요?”소강혁이 그런 부하를 쏘아보더니 언성을 높였다.“그렇게 멍청해서야 되겠나? 서 신의가 알아듣게 잘 얘기했잖은가. 지금 들어가면 우리가 욕받이가 된다고 말이야. 무조건 크게 한 소리 들을 거라고.”“총장님이 아직 쓰러져 있다면 괜찮지만 서 신의가 총장님을 구한 지금 우리를 보면 바로 불같이 화를 내실 거야.”“그러니 조금만 더 있다가 들어가지.”부하들이 그제야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한 10여 분쯤 더 있다가 소강혁은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밥만 축내는 병신 같은 것들! 소강혁! 내가 네 관할구역에서 죽을 뻔했어. 운 좋게 서 신의를 만나지 못했으면 여기서 이 따위 보고를 들을 수도 없었을걸?”“넌 지금 아마 내 주검을 보고 연신 한숨만 늘어놓았겠지.”권정용이 불같이 화를 내며 방에 있는 물건을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허리를 굽신거리는 소강혁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붓는 걸 빼놓지 않았다.소강혁은 머리도 들지 못한 채 욕받이처럼 그 자리에 서서 연신 사과하며 꼭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했다.“신 국장은! 신 국장은 당장 튀어오지 않고 뭐 해?”허리춤에 팔을 올리고 화를 쏟아내던 권정용이 여천일이 끓인 한약을 마시며 물었다.소강혁이 잽싸게 대답했다.“총장님, 국장님은 안 계십니다. 저번에 외지에서 진행하는 연합 작전에 보내지 않으셨나요?”권정용은 그제야 이 일이 떠오른 듯 눈썹을 추켜세우며 소강혁을 다그쳤다.“오늘 밤 파티에 참석한 사람 모두 데려가서 조사해! 범인 못 잡아내면 너 소강혁도 더는 강운 경찰서에
“근데 서준영이 그 환자들을 구할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요.”진강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적아고 대사가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도련님, 사람들 시켜서 준광약국의 서준영이 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소문내면 됩니다. 그러면 병을 고치는 데 혈안이 된 가족들이 어떻게든 그곳에 치료하러 가지 않을까요?”이를 들은 진강오가 큰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 무릎을 탁 치더니 아부의 웃음을 지었다.“역시 적아고 대사님은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실로 좋은 방법이네요. 자, 대사님, 서준영을 무너트리기 위해 건배라도 하시죠.”진강오가 웃으며 잔을 들어 적아고 대사와 건배했다. 거실은 두 사람의 간사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아참, 적아고 대사님. 승산은 얼마나 되나요?”진강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적아고 대사가 음침하게 웃으며 말했다.“승산이야 당연히 100퍼센트죠. 내가 내린 독이 무슨 독인지 알아내지 않는 이상 방법은 없을 거예요. 내가 10년이나 기른 독충이니 흑묘 특유의 독을 정통하지 않으면 절대 분석해 낼 수가 없습니다.”진강오가 음흉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서준영, 이번엔 빠져나갈 수 없을 거야. 내가 제대로 짓밟아줄게. 잘만 하면 살인자 누명까지 쓰게 되겠는걸? 하하하. 강운시 시민들에게 처참하게 버려지는 장면이 기다려지는군.”...이튿날.서준영은 잠에서 깨자마자 약국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서지강이 조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장님, 큰일 났어요. 얼른 약국으로 와보세요.”“무슨 일인데요? 설마 누가 소란 피우나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요. 오늘 아침에 이상한 환자가 한 분 오셨어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병이더라고요. 전화로는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려우니 일단 나오세요.”서지강이 다급하게 말했다.서준영이 잠깐 고민하더니 대답했다.“네, 조금만 기다리세요.”전화를 끊은 서준영이 간단히 씻고 약국으로 향했다.천월궁 주인장을 압송하는 일은 소강혁이 어젯밤 문자를 보내왔다. 오
중년 여성은 망설임 없이 소녀의 원피스를 벗겼다. 그러자 소녀의 아름다운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안에는 까만 속옷을 입고 있었다.소녀는 몸매가 뛰어났고 피부도 고운 것이 미녀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지금 소녀의 몸에는 꽃 모양의 붉은 반점이 가득 올라와 있었고 너무 세게 긁은 나머지 상처가 나 있었다. 상처에서는 노란 액체가 흘러나왔고 비릿한 냄새를 동반했다.서준영이 그 붉은 반점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중년 여성에게 말했다.“일단 다시 입히세요.”“지강 씨, 일단 나와봐요.”서준영은 이렇게 말하더니 방에서 나왔다.서지강이 뒤따라 나오더니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사장님, 어떤 피부병이에요?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지금까지 보아왔던 피부병에서는 이런 증상이 없었는데.”서준영이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피부병이 아니에요.”“피부병이 아니라고요? 그럴 수가 있나? 전형적인 피부병 증상 아닌가요?”서지강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서준영이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다.“내가 본 게 맞다면 화골병이라는 질병이에요. 중독으로 인한 증상이죠.”“화골병이요? 사장님, 화골병은 무슨 병이에요? 처음 듣는데.”서지강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서준영이 덤덤하게 말했다.“처음 들어도 이상할 건 없어요. 화골병은 독충에게 물려서 걸리는 거니까요. 독충의 이름은 사충이에요. 묘강에서 온 독충이죠.”“정직하지 않은 독술 고수들이 독충으로 독을 만들기를 좋아해요. 사충에 물리면 아까 본 소녀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요. 피부에 꽃 모양 반점이 돋아나는데 매우 가렵죠. 가렵다고 긁다가 상처라도 나면 비릿한 냄새를 동반한 노란 액체가 흘러나올 거예요.”서지강이 이를 듣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중얼거렸다.“독충이 물었다고요? 근데 강운시에 왜 이런 독충이 나타난 거죠?”서준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 내가 하라는 대로 해요. 북사삼, 맥동, 당귀, 삽주, 황보, 구운석고, 승단을 같이 우려내 환자에게 반 시간 정도 반신
다급해진 서지강이 땀을 뻘뻘 흘렸다.“사장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화골병에 걸린 사람이 왜 갑자기 터져 나오는 걸까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설명 대신에 이렇게 말했다.“먼저 사람부터 구해야 해요. 도민준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람 좀 보내라고 하세요.”“네, 알겠습니다.”서지강이 이렇게 대답하더니 얼른 도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준영은 환자마다 한 번씩 쭉 살폈다. 모두 화골병이었고 사충에 물려서 걸린 것이었다. 그는 얼른 서지강에게 더 많은 약을 우려내 같이 반신욕을 할 수 있게 해두었다.하지만 이내 서지강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왔다.“사장님, 약재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나무통도 부족해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얼른 전석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전 사장님, 설명할 시간 없어요. 지금 바로 약재를 더 보내주세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아는 사람이 있으면 나무통도 더 구해다 주시고요. 나무통도 최대한 많이 구해주세요.”소식을 들은 전석민은 즉시 서준영이 필요로 하는 약재를 구해 준광약국에 두 트럭 꽉 채워서 보냈다.차에서 내린 전석민은 약국을 꽉 메워선 채 아우성을 치는 환자들을 보게 되었다. 하나같이 간지럽다면서 벅벅 긁어대는 모습이 참으로 놀라웠다.“준영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이렇게 많은 환자가 몰린 거예요?”전석민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서준영이 몇몇 환자에게 침을 놓아주며 물었다.“약재와 나무통은 가져오셨나요?”“네, 가져왔어요. 근데 지금 보니 모자랄 것 같은데...”전석민이 걱정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오는 길에 보니까 약국으로 오는 환자들이 아직도 끊이질 않던데요.”아니나 다를까 전석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 앞에 또 한 무리의 환자들이 모였다. 다 같은 화골병이었다.약국 안, 도민준이 데려온 부하들과 같이 땀을 뻘뻘 흘리며 돕고 있었다.서준영은 약국을 꽉 채운 환자들과 아직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을 선 환자들을 보며 전례 없는 부담을 느꼈다.잠깐 고민하던 서준영이
이 말에 서준영을 바라보는 전석민의 눈빛에서 존경심이 묻어나왔다. 전석민을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서 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지금 바로 마련하겠습니다.”이내 전석민은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준광약국에서 화골병으로 붉은 반점이 나고 심하게 간지러운 현상을 고쳐줄 수 있다는 소식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그렇게 준광약국이 있는 구역에 갑작스럽게 이런 병을 얻은 사람들이 약국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소강혁이 보낸 사람들도 동작이 매우 빨랐다.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질서를 관리하며 텐트를 쳐주었다. 동시에 강운시 임서구에 특이한 피부병이 돌기 시작한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고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여러 방송국 기자도 특종을 놓칠세라 앞다투어 기사를 냈다. 어떤 기자는 직접 준광약국으로 찾아와 현장 중계를 하기도 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질병을 이겨내기 위한 전쟁을 여러 채널에서 연속으로 스트리밍했다.화면 속에는 준광약국의 관계자와 현장을 지키는 경찰들의 분주한 모습이 담겼다. 그리고 이미 완치된 환자들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인터뷰를 받으며 준광약국과 서준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순간 서준영의 신의 타이틀이 쏟아지는 기사와 뉴스 생중계를 통해 강운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터진 이 질병은 강운시 대병원의 피부과 교수도 속수무책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교수들도 직접 준광약국으로 찾아가 허심하게 서준영을 돕고 있었다....성용 리조트.거실 소파에 앉은 진강오는 뉴스에 나오는 장면을 보며 얼굴이 구겨졌다.“적아고 대사님, 어떻게 된 거예요? 흑묘 독술을 정통하지 않고서는 절대 치료할 수 없는 병이라면서요?”다급해진 진강오가 옆에 선 적아고 대사에게 캐물었다.적아고 대사가 미간을 찌푸리며 코웃음 쳤다.“서준영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네요. 사충의 독도 풀어내다니.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그저 시작일 뿐입니다. 지금 서준영의 열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죠? 근데 사람들이 서준영이 높이 올라
순간 나무통 안에서 약욕하고 있던 환자들이 모두 공포에 질려 나무통 밖으로 기어 나와 약욕 물까지 붉게 물들이며 죽은 환자를 바라보았다.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도민준을 바라보자, 도민준은 곧바로 부하들에게 주변 구경꾼들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근처에 있던 경찰들도 신속하게 달려와서 주변을 봉쇄했다.서준영과 구일수, 그리고 여천일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구일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젊은이, 상황이 안 좋네.”구일수도 독술에 관해 알고 있었는데 그는 독술로 사람을 구하는 사람이었다.“어쩐지 음모가 있는 것 같아요.”여천일도 안색이 변하며 긴장한 듯 말했다.서준영은 나무통 옆으로 다가가서 환자의 상황을 살폈는데 입술은 파랗게 질렸고 피부는 검게 변했으며 눈코입귀에서 피가 흘러나왔는데 전형적인 중독 현상이었다. 독이 발병하고 죽기까지 시간이 너무 짧아 구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독을 쓴 사람이 나무통에 있는 사람을 죽이려는 의지가 확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때 여러 대의 보건소 차와 경찰차, 법의관 전용 차량까지 들어왔다. 차에서 몇 명의 경찰과 법의관 그리고 보건소의 리더가 내렸다.“여기에서 심각한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어느 분이 책임자인가요? 저희와 같이 가야겠습니다.”흰 셔츠를 입고 배가 불룩 나온 중년 남자가 리더인 것 같았는데 그는 뒷짐을 지고 마치 자기가 뭐라도 된 듯 명령조로 외쳤다.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서서 말했다.“제가 책임자입니다.”“데려가!”뚱뚱한 중년 남자는 손을 휘두르며 부하에서 서준영을 연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경찰 몇 명이 서준영에게 다가가더니 수갑을 채우려고 했다.그 광경을 보고 도민준이 곧바로 서준영의 앞을 가로막았는데 뒤에 있던 그의 부하들도 나서서 경찰들을 막았다.“당신들 뭐야? 왜 함부로 사람을 체포하려는 거야?”도민준이 불만을 품고 소리쳤다.서준영은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바쁜데 경찰인 듯한 자가 나타나서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체포하려고 하니 불쾌했다.중년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