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가 머리를 끄덕이더니 물었다.“그럼 저는 무슨 신분으로 선전할까요?”“마음대로 해.”서준영이 이렇게 말하더니 발걸음을 뗐다.임현우는 고개를 돌려 크나큰 성용 리조트를 보며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언젠가 나 임현우도 여기 들어와서 살게 될 거야.’그러고는 그는 다급하게 앞에서 걸어가는 서준영을 따라가며 말했다.“준영 씨, 같이 가요.”…이때 리조트 로비에 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뛰어 들어왔고, 그들은 얼굴에 상처가 난 채 소파에 앉아 술만 마시는 진강오를 보고 다들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도, 도련님, 괜찮은 거죠?”그중 한 경호원이 물었다.퍽!진강오는 옆에 놓인 술병을 그 경호원 앞으로 던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걷어차서 날려버리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네 눈엔 이게 괜찮은 거로 보여? 식충, 병신, 쓰레기 같은 것들. 이렇게 큰 리조트에 그 찌질이 새끼가 쳐들어온다는 게 말이 돼? 그것도 모자라 나를 때리기까지 했어. 내가 너희들을 어디다 쓸까?”경호원들이 황급히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진강오는 앞으로 다가가더니 그들을 몇 번씩 걷어차서 쓰러트리고는 화를 냈다.“다섯 요괴는 어디까지 왔어?”한쪽에 서 있던 비서가 빠르게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도련님, 강운시에 이미 도착했습니다.”진강오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말했다.“서준영, 두고 봐. 차라리 죽여달라고 내 앞에 무릎 꿇게 만들어 줄 테니까.”…한편 서준영은 별장에 돌아오자마자 하연우의 전화를 받았다.“준영아, 너 혹시 진강오를 때렸어?”하연우가 걱정스럽게 물었다.“벌써 알았어?”서준영이 웃으며 되물었다.“모를 리가 없지. 진강오가 이미 나한테 일러바쳤는데.”하연우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앞으로 팔짱을 낀 채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요 며칠은 집에서 나가지 마. 내가 사람 보내서 지켜줄게.”“나를 지켜준다고? 그럴 필요까진 없지 않을까...”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필요하다면 필요한 거지.”
“준영 씨, 내공 입문을 돌파하는 게 그렇게 쉬운 거예요? 우리 몸 상태로는 안 될텐데...”임현우가 약간 의심하며 물었다.내공 입문에 대해서라면 그는 다른 사람이 무도계에 대해 토론하는 걸 여러 번 들은 적은 있었다. 내공 입문을 돌파한 고수는 그들에게 하늘과도 같은 존재였다. 입문만 해도 강운시의 회색지대에서 두려움 없이 막 나갈 수 있었다.“나를 못 믿는 거야?”서준영이 뒷짐을 지고 물었다.“아니, 아니에요. 준영 씨, 저는 그저, 그저...”임현우가 당황하자 서준영이 그의 어깨를 톡톡 치며 웃었다.“걱정하지 마. 나에게도 방법이 있어. 내가 세골단을 제련해 줄게. 세골단을 먹으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해서 수련의 자질을 갖출 수 있어. 그때가 되면 구기단을 만들어줄게. 그럼 5일도 지나지 않아 내공 입문을 돌파할 수 있어.”“그리고 배경이 괜찮고 심성도 좋으며 우리와 함께 싸울 의지가 있는 사람을 뽑아서 수련하는 법을 가르쳐 다 같이 강해지게 할 거야.”지금 이 순간 서준영의 마음속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만약 그가 직접 몇십 명 혹은 몇백 명의 내공 입문, 대성, 심지어는 내공 대가의 고수를 거느릴 수만 있다면 용진으로 갔을 때 과연 어떤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되었다.임현우와 다른 사람들도 흥분과 기대에 찬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봤다.만약 진짜 내공 입문의 실력까지 갈 수 있다면 강운시에서 감히 그들을 괴롭힐 자가 없을 것이다. 그들을 별 볼 일 없는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준영 씨, 이건 파벌을 만들겠다는 소린데...”임현우가 흥분하며 말했다.서준영이 그 말을 듣더니 머릿속에 번쩍 드는 생각이 있어 웃으며 말했다.“그래, 파벌을 만드는 거 좋은 생각이네.”임현우가 듣더니 얼른 말을 이었다.“준영 씨, 진짜 파벌을 만들 생각인가요? 우스갯소리로 할만한 말은 아닌 것 같은데.”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안 된다고 생각해?”임현우가 다급하게 설명했다.“준영 씨, 제 생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지오가 서준영을 데리러 왔다.“서 신의님, 잘 지내셨나요?”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유 비서님, 그렇게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준영이라고 불러주세요.”“그건 안 되죠. 서 신의님은 우리 마음속에 신의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유지오가 웃으며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주병곤의 동생이 있는 집에 도착했다.차에서 유지오는 서준영에게 주병곤 동생의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주란화, 강운시에 유명한 여자 조폭 두목이었다. 강운시 어두운 쪽에서는 여자 군주나 다름없었다.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상한 병에 걸려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게다가 위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니 주란화도 주병곤의 건의와 도움으로 손을 씻고 무역과 자선 사업에 뛰어들었다.주란화의 남편은 한이준이라는 사람이었고 데릴사위라 큰 재간은 없었다. 그저 잘생긴 얼굴과 뛰어난 말재주를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밖에서 여대생과 무명 여배우를 몰래 스폰하다가 주란화에게 걸린 적이 몇 번 있었지만 타고난 말재간으로 잘 넘겼다고 했다.주씨 집안에서 한이준은 별 지위가 없었지만 주란화에게만은 말 잘 듣는 개처럼 고분고분하다. 하지만 집 밖을 나서면 한이준은 자기가 큰 사람이라도 되는 양 허세를 부리며 온갖 센 척을 다했고 놀음도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감히 그에게 뭐라 할 사람이 없었다.와이프가 여자 두목 주란화이기도 했고 처남은 용산그룹 사장 주병곤이었다.강운시에서 주씨 집안 체면을 구기는 사람은 삶을 포기한다는 말과도 같았다.문 앞에 도착해 거실로 들어가자마자 기생오라비처럼 유약하게 생긴 마흔 살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헤헤 웃으며 외국 의사에게 말했다.“토니 선생님, 정말 고마워요. 진료비는 제가 바로 카드로 넣어드릴게요. 와이프 병은 언제쯤 나을 수 있을까요?”“밤새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보는 내가 다 마음이 아파 죽겠어요.”다른 사람이 들으면 한이준이 평소에 와이프를 매우 아끼는 사람처럼 들릴
한이준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에게 설명했다.“저기, 서 선생님. 정말 미안하게 됐네요. 오늘 오실 줄은 몰랐어요.”서준영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저는 괜찮아요. 그냥 주 사장님 부탁을 받고 와본 거예요. 일단 사모님 좀 뵙게 해주시는 게 어떨지... 만약 이 외국 의사가 맞게 진단했으면 더 끼어들지 않을게요.”서준영은 자꾸만 이 외국 의사와 한이준이 수상하게 느껴졌다.한이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난감한 기색을 드러내며 웃었다.“네, 그럼 서 선생님 부탁드릴게요.”하지만 토니는 갑자기 화를 내며 물었다.“네가 뭔데 사모님 병을 진료해? 약상자도 안 가져왔으면서. 미스터 한, 이런 젊은 청년도 의사라고 믿는 거예요?”“그게...”한이준은 난처한 듯 보였다.하지만 서준영은 덤덤하게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차갑게 말했다.“한의사는 환자의 병세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어서 진료해. 너처럼 기계가 필요한 게 아니야. 한 번만 봐도 환자가 어떤 증세인지 대략 판단이 간다고.”“그래? 오마이갓. 한의사? 풀 쪼가리 같은 거로 입에 대기도 힘든 수프를 만드는 사람 말하는 거야?”토니는 서준영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조롱을 해대기 시작했다.“한의사는 외국에서 돌팔이나 다름없어. 눈속임으로 생각한다고. 의학은 모름지기 양의사지.”서준영은 토니의 말에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의학은 원래 높고 낮음과 귀하고 천한 걸 나누지 않아. 한의학이 서양 의학을 깔본 적이 없듯이 내 생각엔 토니도 한의학을 얕잡아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토니가 하찮다는 표정으로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한의학은 서양 의학과 비길 수 없어!”“한의학은 돌팔이고 눈속임이야.”“서양 의학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의학이라고.”이 말을 듣고 있는 서준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미간을 찌푸렸다.이 외국인이 너무 거만하고 무례하게 굴고 있다.“토니 선생님, 그렇다고 보기엔 무리인데? 서양 의학도 한의학보다 더 좋다고는 보기 어려워. 서양 의학은 겉만 고치지만
특히 옆으로 누워 빨간 비단 잠옷으로 하얗고 매끈한 다리와 큰 엉덩이를 가리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 잘빠진 몸 라인은 숨길 수 없었다.가녀린 허리와 봉곳하게 올라온 가슴은 남자의 뜨거운 피를 자극하고 있었다.누구든 이 장면을 보면 침을 삼킬 것이다.“서 선생님, 어떻게 진찰하실 건가요?”서준영이 주란화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가까이에서 봐도 그녀의 미모는 감탄스러웠다.거의 요물 수준이었다.“부인의 맥을 짚어보면 됩니다.”서준영이 마음속의 흥분을 가라앉히며 주란화의 맥을 짚기 시작했다.피부는 매끈했지만 조금 차가웠다.주란화는 반쯤 눈을 뜬 채 앞에 보이는 젊은 서준영을 보고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오늘은 그래도 잘생긴 젊은 의사를 데려왔네? 잘생긴 훈남은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서준영입니다.”서준영이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숨을 몇 번이나 들이마셨다.이 여자는 참으로 무서운 여자였다.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매혹적이었다. 마흔 살이 넘는 요물이라니, 더 무서웠다.주란화는 여자 도우미의 부축하에 몸을 살짝 일으켜 침대 머리에 기댔다. 그러고는 열심히 맥을 짚는 서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빠가 당신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저희 아버지 목숨을 살렸다면서요.”“서 선생님, 어때요? 뭐 좀 보아낸 게 있나요?”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손을 뗐다. 그리고 약간은 공격적인것 같은 주란화의 눈빛을 마주 보지 못한 채 말했다.“당신은 아무런 병이 없어요.”이 말에 주란화의 안색이 변하더니 예쁜 눈이 파르르 떨렸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내가 병이 없다고? 분명 4, 5년이나 머리가 아팠고 도무지 낫지를 않았는데.’한이준이 옆에서 듣더니 급하게 앞으로 걸어 나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서 선생님,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에요. 제 안사람은 두통을 4, 5년이나 앓았어요. 의사를 몇 명이나 바꿨는데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약도 많이 먹었고요. 근데 왜 서 선생님은 아무런 병이 없다고
한이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즉시 고함을 질렀다.“그,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 아무렇게나 모함하지 말아요! 나는 내 아내를 사랑한다고요!”“그래요?”그러자 서준영이 냉담하게 말했다.“그럼, 침실 안의 살구나무 잎은 누가 주문한 거죠?”“한이준 씨, 부인을 진찰하러 온 의사가 알려주지 않았다는 거짓말 따위는 하지 말아요. 살구나무 잎은 독성이 있어서 맡으면 정신을 잃는 건 물론, 두통이 생기고 온몸이 나른해지는데, 의사가 그런 걸 모를 리 없잖아요?”“살구나무 잎이라뇨, 도대체 무슨 말인지, 원! 잔말 말고 어서 돌아가요!”조급해진 한이준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서둘러 서준영을 쫓아내려고 했다.‘이 자식이 여기 있으면 안 돼, 까딱하다가는 내 계획이 전부 흐트러지고 말 거야!’그때, 침대 위의 주란화가 눈썹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여보! 서 선생님 말씀 다 마치게 해.”그러자 한이준은 재빨리 주란화에게 소리쳤다.“여보, 이 사람은 사기꾼이야. 저 사람 말 믿으면 안 돼! 그냥 돈 좀 더 뜯어내고 싶어서 저러는 거야. 내가 곧 쫓아낼게!”“당신도 내 말 안 들을 거야?!”주란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한이준을 노려보았다.이윽고 한이준은 목소리를 낮추고 한쪽에 서서 싸늘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그는 몰래 핸드폰을 꺼냈다.“서 선생님, 무슨 할 말 있으시면 솔직하게 말하세요. 그러나 만약 나를 속인 사실이 드러난다면, 안타깝게도 강운시에는 서준영이라는 사람 한 명이 사라지게 될 겁니다! 저희 오빠 체면이 있다고 해도, 절대 안 봐줄 거예요!”주란화는 고개를 들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냉담하게 말했다.역시 지하의 여두목답게 단 몇 마디의 말로 엄청난 자신감과 압박감을 내비치고 있었다!비록 이제 막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서준영이라 할지라도, 주란화의 앞에서는 조금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다른 이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이때, 서준영이 입을 열었다.“부인
그러나 그 네댓 명의 경호원은 이미 한이준에게 매수되었는지 곧장 서준영에게 돌진해 손을 쓰려고 했다.주란화의 눈빛에는 서늘한 기운이 가득했지만, 그녀도 도저히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그녀는 몸이 나른해져 힘도 내지 못한 채 한이준을 노려보며 물었다.“당신, 대체 뭐 하려는 거야?”그러자 한이준은 주먹을 쥐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고래고래 외쳤다.“주란화! 이제 나도 당신 봐줄 만큼 봐줬어! 맞아, 바로 내가 토니 선생이랑 연합해서 당신한테 약을 내린 거야! 요 몇 년 동안, 나는 줄곧 당신의 그늘 밑에서 살았어! 당신이 나를 동쪽으로 가라고 하면, 나는 결코 서쪽으로 갈 수 없었어! 집에서 나는 당신이 기르는 개일 뿐이야! 밖에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 모두 뒤에서 나 한이준이 주란화 당신 곁에 있는 환관이래! 원래는 몇 년은 더 살게 해줄 작정이었는데, 이 자식 때문에 다 까발려졌어! 그러니 이제 당신도 저 자식이랑 함께 죽어!”주란화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실망에 가득 찬 눈으로 코웃음을 쳤다.“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네...”말을 끝마치자 그녀는 서준영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선생님, 폐 끼쳐서 미안해요.”그러자 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폐를 끼쳤다뇨, 제가 부인께 꼭 진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으니 당연히 치료해 드려야죠.”곧이어 주란화는 서준영의 맑은 두 눈을 보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만약 내가 20년 정도 더 젊었다면, 서 선생님을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네요.”“이준 씨, 서 선생님을 풀어줘, 이 일은 선생님과 상관이 없잖아. 당신이 상대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야.”“하하하! 저 자식을 풀어줘? 만약 저놈이 이 일을 누설하면 어떡해? 죽어야만 비밀이 될 거 아니야!”“때가 돼서 주병곤이 물으면, 나는 이 녀석이 당신한테 약을 실험해 보고 죽였다고 말할 거야! 그럼 당신의 재산은 모두 나 한이준의 것이 되겠지!” “비겁한 새끼!”“이만한 포부도 없으면 사내대장부가 아니
서준영은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디 한번 찔러보시죠!”그러자 삼엄한 눈빛의 한이준은 단검으로 서준영을 가리키며 흥분한 듯 고함을 질렀다.“내가 못 할 것 같아? 당장 나한테 무릎 꿇어! 그렇지 않으면 나는 즉시 이 여자를 찔러 죽일 거야!”주란화는 한이준에게 목이 졸리고 있는 탓에 얼굴이 벌겋게 된 건 물론 숨도 못 쉬었으나, 몸가짐은 여전히 고귀하고 여유만만하여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이준, 네가 진짜 남자라면 바로 찔러! 일단 내가 살아남는 한, 나는 반드시 네가 묻힐 땅도 없이 죽게 만들 테니까!”한이준은 순간 격노하여 고래고래 외쳤다.“이 빌어먹을 년! 내가 정말 당신을 못 죽일 것 같아? 자, 이제 죽어!”이윽고 그의 손에 든 단검이 곧바로 주란화의 목덜미를 향했다.절체절명의 순간!서준영의 몸이 번쩍하더니 그의 손에서 직접 은침이 발사되어 “탱!”하고 한이준의 손에 있는 단검을 맞혀 날려버렸다!동시에, 서준영은 어느새 한이준의 곁에 가서 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우두둑!한이준은 비명을 질렀다.“내 손!”서준영은 순간적으로 그의 손을 비틀고 동시에 한이준의 무릎을 찼다!풀썩!한이준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드려, 고통스러운 얼굴로 몸을 비틀며 울부짖었다.“아아아! 서준영! 너 이 빌어먹을 놈! 네가 내 계획을 망쳤어!”그러자 서준영은 차갑게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자기 아내한테 이렇게 독한 수단을 쓰면서, 당신이 사람이 될 자격이 있기는 해?”뒤이어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서준영은 한이준의 복부를 발로 차 한쪽 벽으로 2~3미터쯤 날려버렸다.벽에 부딪히는 순간, 한이준은 자신의 등이 마치 산산조각 난 것처럼 고통스러울 뿐이었다!심지어 그는 피를 토하기도 했다.주란화는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구석에 누워 감히 움직이지 못하는 한이준을 바라보며 차갑게 외쳤다.“다 들어와!”순간 입구에서는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 10여 명이 들이닥쳤고, 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