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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부소경의 표정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무슨 일인데?”

엄선우가 앞에 서 있던 신세희를 힐끗 보더니 부소경에게 귓속말했다.

“임씨 집안과 관련된 일입니다.”

부소경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엄선우가 재빨리 설명했다.

“몇십 명의 부하들이 그 집안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하루 종일 그 집 식구들이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랍니다. 허영과 임서아는 창피해서 그렇다 치고, 임지강은 회사에서 업무를 봐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오후 내내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답니다. 의문을 품은 부하 한명이 그 집안에 들어가 봤더니 세 사람 모두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답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이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고용인들에게 물어보니 입을 모아 세 식구가 여행을 갔다고 말했답니다.”

엄선우의 말에 부소경이 냉소했다.

“여행은 얼어 죽을, 잘도 도망갔군.”

엄선우도 고개를 갸웃했다.

“언제부터 저렇게 빠릿빠릿했다고... 죽는 건 무서웠나 봅니다.”

부소경은 말없이 두 모녀에게 시선을 던졌다.

만약 임씨 집안 사람들이 정말로 도망간 거라면 부소경은 신세희와 함께 그녀의 고향으로 갈 수 없었다. 그는 반드시 이곳에 남아 임씨 집안의 일을 먼저 처리해야 했다. 최단 시간 내에 그 집안 식구들을 다시 잡아들여 없애버릴 심산이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과의 사이가 아무리 돈독하다 한들 임씨 집안을 가만히 내버려 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신세희.”

부소경이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돌아봤다.

“왜 그래요, 소경 씨? 혹시 회사에 일이 생긴 거예요?”

눈치도 빠르고 배려심도 넘쳤던 신세희는 엄선우가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그가 난감한 표정으로 부소경에게 사실을 전달하던 것까지 전부 눈여겨보았다.

골치 아픈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아니라면 이런 중요한 시기에 그의 부하가 전화를 걸어 올 리 없었다. 부소경은 F그룹을 책임져야 했으니 그가 자리를 비우면 처치 곤란한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부소경이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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