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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신세희의 눈에서 저도 몰래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녀의 숙연한 표정은 오늘 입은 하늘색 무지 원피스와 크리스탈 구두와 어우러져 더욱 꿋꿋해 보였다.

신세희는 침을 삼키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숙민 아주머니가 돌아가기 한 달 전쯤, 부씨 저택에서 당신과 집안이 비슷한 여자를 만나게 하려고 파티를 열었었죠. 그때 하숙민 아주머니는 부씨 저택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어요. 하숙민 아주머니가 살아계실 때 소원이 있었어요. 바로 부씨 저택에 들어가시는 거였죠. 단 하루만이라도 말이에요. 부씨 집안 며느리로 인정받으면 죽어도 한이 없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아주머니는 알고 계셨죠.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걸요. 그때 이미 일어나실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한테 부씨 저택을 카메라에 찍어오라고 부탁했어요. 그런데 그날, 카메라를 가져가지 못해 결국 찍을 수 없었고 그게 아주머니의 제일 큰 한이 되었구요. 이 일은 저에게도 가장 큰 한이에요. 아주머니한테 미안해서 도저히 잊히지 않아요. 제 삶에서 가장 미안한 사람이 바로 아주머니예요.”

신세희는 부소경을 한번 보고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서 떠날 때, 왜 끝까지 계약한 돈을 안 받았는지 알아요? 큰돈인 줄 알면서도 안 받은 제일 큰 이유는 바로 아주머니가 부탁한 일을 내가 못 했다는 거예요. 난 미안했어요. 그래서 그 돈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

부소경은 신세희의 손을 꼭 잡았다.

그는 아무것도 말하지도, 묻지도 않았다.

부소경은 신세희가 뭔가를 말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가만히 있었다.

신세희가 계속 말했다.

“아주머니는 이 세상에서 나한테 가장 잘해준 사람이고, 가족 같은 사람이었어요. 나에게는 엄마 같은 존재였죠. 아주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소원을 이루지 못했으니 부씨 집안의 가보를 아주머니와 제일 가까운 곳에 두어서라도 소원을 이루어 드리고 싶었어요. 그게 잘못된 건가요? 다들 저한테 솔직히 말하라고 다그쳤죠. 만약 오늘 제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더라면 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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