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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나도 열심히 일하고, 좋은 사람이 될 거야. 아무에게도 부끄럽지 않도록.”

민정아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살짝 붉혔다.

사실 그녀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다. 특히 민정연에게 모진 소리를 들을 때면 더욱 그러했다. 민정아는 이런 모습을 당당함과 거만함으로 보기 좋게 포장했었다. 그러나 자기 잘못을 뼈저리게 뉘우친 그녀에게 남은 건 볼품 없는 열등감뿐이었다.

신세희는 그런 민정아를 위로했다.

“괜찮아. 앞으로 다 잘될 거야.”

민정아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고마워.”

그날 오후부터 한동안 평화로운 회사 생활이 이어졌다. 임서아는 더는 회사로 찾아오지 않았고 그녀도 굳이 임서아의 소식을 알아보지 않았다.

회사에서 개망신을 당한 임서아가 절대 가만히 있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딱히 두렵지는 않았다. 그녀에게 대항할 방법은 많고도 많았다. 신세희는 임서아가 굳이 그녀를 찾지 않더라도 절대 임씨 집안을 가만히 놔둘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었다. 현재 가장 급한 건 고향에 다녀오는 일이었다.

며칠 사이 대놓고 신세희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도 없었고 리나나 계미림처럼 아부를 하는 사람도 없었으니 회사 분위기는 아주 좋아졌다.

부소경은 일주일 연속 퇴근하는 신세희의 회사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과거 차 안에서 기다렸을 때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놓고 밖에서 기다리니 자연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일찍 퇴근하는 길에, 차에 기댄 채 나른한 분위기를 풍기는 부소경을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 다가가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부 대표님, 안녕하세요.”

“오늘도 사모님을 데리러 오신 건가요?”

“대표님...”

하여 신세희의 두 친구는 그녀를 놀려 대기 바빴다.

“모범 남편 등장. 저 듬직한 모습 좀 봐, 약속 시간은 아주 칼같이 지키죠?”

“남성의 거물, 알고 보니 세상 참한 남편으로 밝혀져... 이러면 남의 집 남편들은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나요?”

두 사람은 퍽 죽이 잘 맞았다. 부소경과 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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