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6화

신세희는 부소경의 품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알았어. 언제 시간 내서 걔 데리고 갈게.”

“앞으로도 좋은 루비 있으면 좀 남겨줘.”

“걔 손가락 엄청 얇아. 일단 사이즈부터 재고 보자.”

대화는 온통 ‘걔’와 관련된 내용 들이었다.

‘걔’가 누굴까?

설마 나?

그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신세희는 자신을 비웃기 시작했다. ‘꿈이 너무 야무지네.’

남자는 전화를 끊은 후, 다시 핸드폰을 침대 맡에 올려두고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품속에 안겨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여자의 헝클어진 머리가 그의 가슴에 널브러져 있었다. 머리카락이 그녀의 손바닥만 한 얼굴을 가려버렸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하지만 바들바들 떨리는 속눈썹이 그녀가 깨어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다.

그녀는 무척이나 조용했다.

조용한 모습이 마치 영혼 없는 도자기 인형 같았다.

영혼이 없다고?

신세희의 생명력은 그 누구보다도 왕성했다. 도망치며 살던 6년의 시간 동안 그녀는 혼자서 다리가 마비된 서시언을 보살폈을 뿐만 아니라 유리도 건강하고 밝게 키워냈다.

그리고 다시 운성에 돌아온 지금, 그녀는 여전히 담담했고 어떤 충격도 평온하게 받아들였다.

연약하고 고분해 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강인하고 고집이 센 여자였다.

다른 여자였다면 조의찬이랑 카페에 있는 모습을 들켰을 때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그에게 싹싹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세희는 달랐다. 그녀는 그 흔한 변명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렇게 강직한 사람이었다.

무척이나 강직하지만 또 억울하고 불쌍했다.

“너처럼 말이 안 통하고 강도 같은 여자는 살면서 처음 본다!” 남자는 말 한마디 꺼내더니 손을 뻗어 여자를 이불 속에서 들어 올렸다.

여자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쳐다보게 되었다.

내가 말이 안 통한다고? 강도 같다고? 나도 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 전혀 모르겠거든!

어젯밤, 두 사람은 옥상 공중 화원에 있었고 부소경은 그녀를 끌어안은 채로 그네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