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찬은 신세희의 표정을 매우 걱정했다.하지만 신세희의 표정은 차갑고 침착했다. “조의찬씨, 민정아씨 일은 정말 죄송해요.”“아니에요. 처제 일 때문에 온 거 아니에요.” 조의찬은 황급히 해명하며 신세희의 팔을 잡았다.신세희는 바로 뒷걸음질을 쳤다.회사엔 보는 사람이 많았다.멀지 않은 곳에 여직원 두명이 지나갔고, 그녀들은 중얼거렸다. “저 사람 조 도련님 아니야? 남성에서 제일 돈 많은 부씨 가문의 외손자 조의찬이잖아.”“민정아 아가씨 형부 맞지?”“세상에, 진짜 신세희한테 한 다리 걸친 거야? 어쩐지 민정아씨가 신세희한테 세컨드라고 계속 그러더라니. 난 민정아씨가 막무가내로 신세희씨 오해한 줄 알았는데…”두 여자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신세희와 조의찬은 모두 들렸다.신세희가 말했다. “좀 비켜주실래요?”조의찬은 여전히 비켜주지 않았다.신세희는 정말 큰 돌로 조의찬의 발을 찍고 싶었다. 하지면 여기는 회사였고 다른 동료들의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 크게 소란 피울 수 없었다.신세희는 작지만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의찬씨! 그쪽 약혼녀의 사촌동생이 저를 자꾸 세컨드라고 불러요. 제가 사촌 언니와 그쪽 관계를 망친 세컨드라고 욕한다고요. 의찬씨도 알잖아요 제가 한번도 제 발로 찾아간 적 없다는 거요. 단 한번도요! 제가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는데 저한테 더 이상 귀찮은 일 좀 만들지 말아주실래요?비켜주세요!”말을 이렇게까지 했지만 조의찬은 전혀 비킬 생각이 없었다.“저 그동안 서울에 있었어요. 서씨 어르신이 많이 아프시거든요. 민정연씨는 서씨 어르신이 키웠어서 저랑 같이 서울에서 어르신을 보살피고 있었어요. 어제 저희 부모님한테 세희씨가 부씨 저택에 갔다고 들었어요.” 조의찬은 다급하게 말했다.신세희는 차갑게 웃었다. “그게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요?”“저랑은 상관없지만 세희씨랑은 상관있어요!”신세희는 고개 들어 조의찬을 보았다. “무슨 뜻이에요?”조의찬은 그제서야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세희씨, 부씨 가문은 만만하지가
“신세희씨, 우리 얘기 좀 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볼까 봐 있기 싫은 거 같으니까 우리 나가서 카페에서 얘기하는 건 어때요?” 조의찬이 다급하게 물었다.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와 조의찬은 함께 대문을 나섰고, 신세희는 의식적으로 늘 부소경이 주차하던 곳을 보았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부소경의 차를 발견하지 못 했고, 그녀는 부소경이 아직 안 왔다고 생각해서 조의찬과 함께 맞은 편 카페로 향했다.“10분, 저 딱 10분 밖에 없어요.” 신세희는 부소경이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조의찬과 함께 있는 걸 알게하고 싶지 않았다.만약 알게된다면 그녀는 상관없지만 조의찬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다.“알겠어요, 딱 10분만요.” 조의찬이 말했다.두 사람은 물을 달라고 한 뒤 동시에 입을 열었다.“세희씨, 부소경을 떠나세요.”“오빠 소식 들은 거 있어요?”조의찬:“......”신세희:“......”잠시 멈췄다가 조의찬은 약간 쓸쓸하게 물었다. “그렇게 시언이의 소식이 궁금해요? 그렇게 세희씨한테 중요한 사람이에요?”신세희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제 마음 속에 오빠랑 유리는 그리고 돌아가신 엄마의 위치는 동등해요. 그 사람은 저의 가족이에요. 조의찬씨 전에 나를 도와서 오빠 소식을 알아보겠다고 했잖아요, 알아낸 거 있어요?”조의찬은 미안한 듯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요, 알아보려고 했는데 서씨 어르신께서 병드셨어요. 저랑 민정연이랑 무슨 관계인지 알잖아요, 게다가 서씨 어르신은 원래 저희 엄마의 친구였어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제가 그동안 정연씨랑 계속 서울에 있었어서 알아 낼 시간이 없었어요.아, 맞다, 서울에 임서아도 있었어요.”“어......” 신세희도 거기까지 생각했었다.왜냐면 최근에 임서아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었다.“세희씨, 부소경을 떠나요. 떠나기만 한다면 제가 방법을 생각해서 돈을 마련해 줄게요. 엄청 많이요. 그리고 딸 데리고 해외에 나가면 세희씨를 찾기 어려울 거예요.절 믿어봐요
신세희와 조의찬은 둘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고 사나운 표정의 부소경을 보았다.“혀… 형.” 조의찬은 부소경을 두려워했다.6년 전 그가 어렸을 때부터 두려워했고, 지금도 여전히 부소경을 두려워했다. 뼛속까지 두려운 그런 느낌이었다.부소경은 조의찬을 보지 않았다.그는 신세희만 보았다.신세희는 평온했고 어떠한 표정도 없었다.그냥 사람이랑 같이 카페에 앉아 있는 거 아닌가?이게 뭐가 어때서!그는 트집을 잡으려면 그녀가 집에만 있어도 아무런 이유로 트집을 잡을 수 있었다.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그 이유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남자는 따뜻한 눈빛으로 친절하게 물었다. “배 안 아파?”신세희는 벙쪘다.“어제, 너가 저택에서 무슨 말 했는지 알지?” 부소경이 물었다.신세희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어제 한 거짓말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는 어떻게 오늘까지 기억을 하고 있는 거지?아니다!어제 저녁 그는 이미 그녀에게…그는 지금 일부러 그러고 있었다.역시, 남자는 느긋하게 신세희 옆에 앉아 한 팔로 신세희를 감싼 뒤 신세희의 물컵을 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의찬아, 이건 네 잘못이야.” 부소경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조의찬: “형, 나랑 세희씨는 잠깐 나와서 얘기중이었어, 세희씨는…”조의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소경이 잘랐다. “너 음료 시킬 때 여자한테 차가운 물 마셔도 되는 체질이냐고 물어본 적 있어? 세희가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차가운 물 마시면 안돼.”조의찬:“......”신세희:“......”“저기요!” 부소경은 손을 들고 소리쳤다.직원이 얼른 걸어왔다. “손님, 필요한 거 있으십니까?”“이 사람이 요즘 차가운 물을 못 마셔서, 따뜻한… 꿀물 한 잔 주세요.” 부소경이 말했다.“네, 손님.” 직원은 얼른 준비하러 갔다.“의찬아, 네 형수는 무슨 일로 찾아왔어?” 부소경이 조의찬에게 물었다.이 호칭을 들은 신세희는 바로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일어나서 말했다. “두… 두 사람 얘
엄선우:“부인, 저…”망설이다가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 “부인, 사실 도련님이 부인께 마음을 많이 쓰세요. 어제 그런말을 하셨어도, 다 부인의 말꼬리를 잡고 농담한 거예요. 도련님은 늘 차가운 게 습관되셔서 농담을 하실 때도 차가운 말투를 쓰시죠. 도련님이 어제 저택에 가신 것도 작은 공주님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부인을 인정받게 하려고 그러신 거예요.”신세희:“......”그녀는 엄선우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엄선우의 대한 인상은 좋았지만 그녀는 엄선우가 부소경의 오른팔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그녀는 그저 예의바르게 웃었다. “알겠어요.”그리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신세희는 화를 잘 참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말을 하기 싫을 때 엄선우가 무기를 가져와서 억지로 열려고 해도 그녀의 입은 열 수 없었다.부인이 자신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자 엄선우는 바로 입을 닫았다. 그는 속으로 부인이 돌아왔는데 도련님과 사촌 도련님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대화를 하나 싶었다.남자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백미러로 부인을 보며 그녀가 뒷좌석에 혼자 앉아서 무얼 하는지 보았다. 그러고 보니 부인은 고개를 숙이고 자연스럽게 웃고 있었다.더 자세히 보니 부인은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사실 신세희는 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유리의 유치원 단톡에서 다른 사람들이 대화하는 걸 보고 있었다.이 단톡방은 비교적 돈이 많은 사모님들이 만든 톡방이라 유치원의 오피셜한 단톡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여자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떠들었다.특히 자기네 남편 얘기를 할 때는 더욱 막무가내였다.신세희는 여기까지 읽은 뒤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이 여자들은 보기엔 사모님 같고 호화로워 보이지만, 입을 열면 하나 같이 저급하고 입이 더러웠다.신세희는 웃기기도 했고 또 얼굴이 빨개지기도 했다.하지만 톡 내용을 읽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어차피 그녀가 참여하지만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그 순
조의찬은 멍하게 부소경을 바라봤다. “형, 제발 부탁이야. 형은 저 사람 안 좋아하잖아, 형은…”그의 말을 또 부소경이 끊었다. “의찬아, 내 인내심엔 한계가 있어. 가족들은 말이야, 작은 외숙모 말고도 삼촌마저 내 마음속에 아무런 지위도 없는데, 너라고 다를 건 없지. 똑바로 기억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내 여자를 뺏으려 한다고?그럼 어디 네가 나를 이길 수 있나 보자!네 형으로써 말은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말하지만, 네가 이미 그 여자를 아껴주지 못 해서 잃었잖아. 그럼 방법을 생각해서 네 곁으로 다시 돌려놨어야 했어. 근데 넌 이미 쟤를 네 곁에 둘 방법이 없지만 난 있거든.그럼 어쩔 수 없이 내가 너보다 능력 있다는 게 증명되겠지.앞으로, 어떠한 일을 하든, 다 똑바로 생각하고 해!이게 내가 너한테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조의찬:“......”가만히 부소경이 일어나는 걸 보며, 그가 양복을 정리하고 나가려 하자 조의찬은 어디선가 나온 용기로 부소경을 쫓아가서 붙잡았다. “형, 내 얘기 좀 들어봐.나도 내가 여기서 보잘 것 없는 거 알아. 나도 우리 엄마가 형한테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심지어 형이 날 당장이라도 죽일 수 있는 것도 알아. 근데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다른 일은 내가 대충 하면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고 심지어 장난 칠 수 있어.유일하게 신세희씨한테는 그렇게 못 해.유일하게 신세희씨한테만.형이 나한테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 말해. 내 목숨을 달라고 해도 좋고, 날 죽이고 신세희씨를 놓아줘도 좋아.그렇게 해줄 수 있어?”부소경:“......”조의찬이 이런 얘기를 할 줄은 정말 몰랐다.“그렇게 죽고싶어?” 부소경이 물었다.조의찬은 웃었다. “내 목숨은 내가 24살이 되기 전에 어차피 죽었어야 할 운명이었어. 근데 세희씨가 임신한 몸으로 날 구했지. 형, 세희씨만 놓아주면 날 부셔 죽여도 난 할 말없어.저 사람이 잘못한 것도 없고, 누구한테 죄 지
역시, 전화 너머 외 할아버지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흥! 그 여자 얘기는 하지 마! 걔 얘기만 나와도 난 지금이라도 당장 때려 죽이고 싶어!”“할아버지, 그 여자가 왜요?” 조의찬은 부태성의 얘기를 듣고 물었다.“걔는, 역시 개는 버릇을 못 고친다는 말이 있잖아. 6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을 속여가며 상류사회에 쉽게 올라오려는 여자야. 마침 어제만 해도 우리 부씨 가문의 가보를 훔쳐 갔어. 그 금색 황납석 말이야!이걸 누가 네 외 할머니 탓을 할 수 있겠니?90살이 넘은 사람인데 착각했겠지! 그렇게 귀한 물건을 그 여자한테 줬으니 말이야!”조의찬은 외할아버지를 달랬다. “아마, 형이 진짜로 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네 사촌 형이?” 부태성은 콧방귀를 뀌었다. “걔가 그걸 견딜 수 있는 사람으로 보여? 그런 쓰레기를 아내로 맞이하게? 진짜 걔가 무슨 생각인지 나도 모르겠다. 부씨 가문이 다 걔 손에 달려 있었는데, 우리한테, 네 삼촌 그리고 외숙모한테 원한만 갖고 있어.그런 여자를 데리고 와서 우리를 상대하려 하다니.걔는 그 여자 데리고 살면서 우리를 화나고 분하게 만들려는 거야.우리가 다 죽으면 그 여자를 처리하겠지.근데 우리는 그때까지 못 기다려.부씨 가문의 자손이 이제 얼마 없어서 지금까지 꼬마 아가씨 유리밖에 없는데, 내가 네 형을 좋은 집안 여자랑 결혼시켜서 우리 가문의 대를 이어가고 싶은 게 잘못이니?에휴!그 여자 때문에 분해 죽겠어!나 부태성이 늙었어도, 여자 하나 죽이고 싶으면 아직 그 정도 능력은 있어!”조의찬:“그래도 증손녀의 엄마잖아요.”“흥.” 그는 또 콧방귀를 뀌었다. “이 남성에서 유리의 엄마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널리고 널렸어!”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들을 모두 들은 뒤 조의찬은 외할아버지를 달랬다. “할아버지, 일찍 쉬세요. 화 그만 내시고요. 이 일은 나중에 다시 형한테 잘 얘기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일찍 주무세요 그럼, 전 먼저 끊을게요.”외할아버지의
민정연은 무섭게 조의찬의 코에 대고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조의찬씨! 내가 나랑 같이 서울에서 우리 할아버지 보살피자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싫었어요? 우리 할아버지 보살피기 싫은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돌아와서 신세희 그 쓸데없는 걸 찾아갈 수가 있어요? 너무 쓸모가 없어서 부소경한테 괴롭힘 당하다 죽기 직전인 여자잖아요! 당신은 도대체 나를 뭘로 보는 거예요?”조의찬은 화난 눈으로 민정연을 보았다. “나 미행했어요?”민정연은 울먹이며 말했다. “미행하기 싫었지만 당신이 그 여우를 계속 생각하고 있잖아요. 난 당신이 남성에 돌아와서 뭐하려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그 여우를 찾으러 왔더군요!”짝! 조의찬은 무섭게 민정연의 뺨을 때렸다. “이 여자가 진짜! 만약 다시 한번 신세희씨를 욕하면 내가 당신 망가질 정도로 때릴 거예요!”민정연:“......”그녀는 얼굴을 부여잡고 조의찬을 보며 한참후에 흐느꼈다. “당신… 감히 날 때린 거예요?”조의찬은 개의치 않고 비웃었다. “당신도 방금 나 때렸잖아요.”“조의찬씨!” 민정연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잊지 말아요. 비록 당신이 부소경의 사촌 동생이지만, 조씨 가문은 이미 남성에 설 자리가 없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당신이 나랑 결혼하게 해줘서 그나마 조씨 가문의 지위를 지킬 수 있는 거라고요!”“당신 때문이라고요?” 조의찬이 비웃었다. “당신 할아버지가 원래 당신을 우리 형한테 시집보내려 했었잖아요! 근데 당신은 그 복이 없었죠. 서씨 어르신한테 친 외손녀가 생겼으니 어쩔 수 없이 나한테 시집오려는 거잖아요!민정연씨, 잊지 말아요. 당신은 민씨지 서씨가 아니에요!경고하는데 앞으로 동생인 민정아씨 시켜서 신세희씨 괴롭히지 말아요. 아니면, 내가 아니어도 당신 사촌 오빠 서준명이 가만 있지 않을 거예요.당신은 몰랐겠지만 신세희씨 이 일자리 서준명씨가 소개시켜준 거예요!멍청한 사람!”말을 하고 난 후 조의찬은 문을 박차고 나갔다.그와 민정연 사이엔 어떠한 감정도 없었다. 어렸을
민정연은 조씨 집안의 사모님이 되고 싶었다.조씨 집안의 사모님이라는 명분이 있어야만 그녀가 운성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다.그녀는 조의찬과 결혼하고 싶었다. 하지만 조의찬은 아직까지도 마음속으로 신세희 그년을 생각하고 있었다!그 사실이 민정연의 증오심을 건드렸다. 그녀는 신세희를 죽여버리고 싶었다.신세희가 처음 건축 회사에 출근했을 때, 민정연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민정아가 그녀에게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신세희가 바로 6년 전에 재벌가 사람들이 죽이려고 들려 했던 그 여자 고, 또 나중에는 부소경에게 원한을 산 사람이라는 것을 민정아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이 일은 재벌가 사람들 말고 아는 사람이 없었다. 모든 소식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특히 신세희의 진면목을 본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민정연이 신세희가 바로 6년 전의 그 여자라는 사실을 민정아에게 알려주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신세희를 회사에 남겨두고 싶었다. 민정연은 서경수의 간병을 끝내고 운성에 돌아온 후에 조용히 손을 써 신세희를 해결해버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민정연이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약혼자 조의찬이 미리 운성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특별히 신세희를 보호해주기 위해서. 그 사실이 민정연을 화나게 만들었다.어떻게 안 날 수가 있지?민정연의 분통이 터지던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했다. 민정아였다.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정아야, 무슨 일이야? 빨리 말해!”민정연은 자신이 재벌가 집안 규수라는 이유로 줄곧 사촌 동생네 집안을 얕잡아 보고 있었다. 같은 시각, 민정아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사촌 언니, 회사에 친한 동기가 나한테 말 한건데… 오늘 형부가 특별히 회사에 찾아와서…”“그건 이미 알고 있어!” 민정연은 더욱더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사촌 언니, 그 신세희라는 사람 대체 누구야? 대체 뭐길래 그렇게 대단한 건데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