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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아, 아니요."

신세희가 마음과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

그에게 속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그녀는 여태 한 번도 비싼 물건을 몸에 두른 적 없었다.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팠으니 액세서리는 지나친 사치였다.

만져본 액세서리라고는 하숙민 아주머니가 선물한 팔찌가 전부였다. 그녀는 그것마저도 아주머니의 무덤에 도로 넣어주었다.

그렇지만 장신구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건 신세희도 마찬가지였다.

부소경이 두 팔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부드러운 입술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좋아하지도 않는다면서 왜 그렇게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던 거지? 거짓말하긴."

"......"

"거짓말하면 내가 벌을 줄지도 모르는데?"

부소경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그 목소리에 머릿속이 흐트러진 신세희가 순순히 대답했다.

"마, 마음에 들어요. 그만, 좀 놔줘요.”

부소경이 피식 코웃음 쳤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안은 채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부소경을 닮은 차가운 분위기의 방에는 그의 체취가 물씬 배어있었다.

그 속에 자리한 신세희는 더욱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심지어 그가 언제 자신을 그의 침대에 눕혔는지도 몰랐다.

그녀의 양손을 단단히 고정한 부소경이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질문했다.

"그렇게 마음에 들었으면서 왜 그 집을 나서자마자 돌려주려 했지? 팔찌는 마음에 들지만 부씨 집안 작은 사모님은 되기 싫다는 건가? 아니라면, 팔찌는 좋은데 부씨 집안 사람들이 싫은 건가? 하지만 당신은 노인네들이 유리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지. 그러니 일부러 내게 팔찌를 돌려주며 시위하고 싶었던 거지?"

"아니야, 아니라고!"

신세희는 날 선 목소리로 부정하며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도무지 그의 완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하소연했다.

"내가 이 팔찌를 좋아하는 게 어때서요? 내가 훔친 것도 아니고 당신 가족이 내 손에 쥐여준 거잖아!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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