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와 엄마를 지킬 수 있어."마음이 뭉클해진 신세희는 아이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우리 귀염둥이, 엄마는 네가 다 엄마를 위해서 한 행동이라는 걸 알아.""응, 엄마."이때다 싶었는지 아이가 애교를 부렸다."매일 놀이공원에 가고 싶은 거 아니야. 사실 어제 꼭 3명이 타야 하는 놀이기구가 있었어. 아빠가 엄마를 끌어안고, 엄마는 아이를 끌어안고 타는 롤러코스터! 어제 너무 놀고 싶었는데 선우 아저씨가 이 씨 할머니를 안기 싫어했어.""헉!"운전하던 엄선우는 목이 콱 메었다.엄선우는 아직 서른도 안 되었고 이 씨 아주머니는 이미 오십 대를 넘겼다. 그런데 그더러 이 씨 아주머니를 안으란 말인가?엄선우는 억울한 눈빛으로 제 도련님을 쳐다보았다."엄선우, 놀이공원으로 가."부소경이 말했다."네, 도련님!"놀이공원에 도착한 신세희는 그제야 롤러코스터의 경사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깨달았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였다.그녀는 겁이 많지도, 나약하지도 않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었다.다리가 후들거려 바로 서 있을 수조차 없었던 그녀를 발견한 부소경이 꽉 껴안았다.잔뜩 흥분한 유리가 중얼거렸다."우와, 드디어 엄마 아빠가 나랑 같이 놀이기구 탄다!"사실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하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신세희는 고소공포증을 억누른 채 크게 심호흡한 뒤 강제로 롤러코스터에 올랐다.아이가 신세희의 품에 안겨 있었고 그런 모녀의 뒤에 부소경이 앉았다.남자의 품에 안긴 채 그의 허벅지 사이에 어색하게 앉은 신세희는 얼굴을 붉혔다. 미처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단단한 팔이 그녀를 감쌌다. 순간 더없이 안심되었다.고소공포증이 있던 그녀는 문득 그의 품속이라면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시동이 걸리면서 차가운 바람이 휙휙 얼굴을 스쳤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던 신세희는 그만 비명을 내질렀다. 한 손으로 아이를 꽉 감싼 그녀는 다른 한 손으로 부소경의 팔을 필사적으로 그러쥐었다.엄마의 비명을 들은
"아, 아니요."신세희가 마음과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그에게 속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그녀는 여태 한 번도 비싼 물건을 몸에 두른 적 없었다.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팠으니 액세서리는 지나친 사치였다.만져본 액세서리라고는 하숙민 아주머니가 선물한 팔찌가 전부였다. 그녀는 그것마저도 아주머니의 무덤에 도로 넣어주었다.그렇지만 장신구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건 신세희도 마찬가지였다.부소경이 두 팔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부드러운 입술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좋아하지도 않는다면서 왜 그렇게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던 거지? 거짓말하긴.""......""거짓말하면 내가 벌을 줄지도 모르는데?"부소경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더없이 매혹적이었다.그 목소리에 머릿속이 흐트러진 신세희가 순순히 대답했다."마, 마음에 들어요. 그만, 좀 놔줘요.”부소경이 피식 코웃음 쳤다.그는 말없이 그녀를 안은 채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부소경을 닮은 차가운 분위기의 방에는 그의 체취가 물씬 배어있었다.그 속에 자리한 신세희는 더욱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심지어 그가 언제 자신을 그의 침대에 눕혔는지도 몰랐다.그녀의 양손을 단단히 고정한 부소경이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질문했다."그렇게 마음에 들었으면서 왜 그 집을 나서자마자 돌려주려 했지? 팔찌는 마음에 들지만 부씨 집안 작은 사모님은 되기 싫다는 건가? 아니라면, 팔찌는 좋은데 부씨 집안 사람들이 싫은 건가? 하지만 당신은 노인네들이 유리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지. 그러니 일부러 내게 팔찌를 돌려주며 시위하고 싶었던 거지?""아니야, 아니라고!"신세희는 날 선 목소리로 부정하며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도무지 그의 완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하소연했다."내가 이 팔찌를 좋아하는 게 어때서요? 내가 훔친 것도 아니고 당신 가족이 내 손에 쥐여준 거잖아!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그저 그녀의 눈물에 입을 맞췄다.그녀는 그동안 느꼈던 억울함을 오늘 저녁에 다 쏟아냈다.그녀의 센 고집과 굴복하지 않는 모습은 다 다른 사람들에게 순종하지 않기 위해서였다.마지막에 그는 조금씩 그녀를 녹였고, 그녀가 지쳤을 때 그의 품에서 잠들게 해주었다. 그녀가 깊이 잠에 드는 모습을 보며 남자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불을 끄고 잠에 들었다.다음 날.두 사람은 동시에 일어났다.그녀는 몸에 아무런 옷도 걸치고 있지 않았고, 원래 입고 있던 샤워 가운은 그에 의해 바닥에 떨어져 더러워졌다.그녀는 일어나서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보았다. 손목엔 황색 옥 팔찌만 채워져 있었고, 그 옥팔찌는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를 더 돋보이게 했으며 정말 잘 어울렸다.그녀는 입술을 내밀고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남자에게 삐딱하게 말했다. “이 팔찌 내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 거예요!”남자의 목소리는 아침이라 묵직했다. “그거 네 딸 반 단톡방에 사진 찍어서 보내도 돼.”신세희:“......뭐라고요?”“다른 애들 엄마들은 다 단톡방에 들어갔는데, 네가 못 들어간 건 무리에 끼지 못 해서잖아. 요 며칠 내가 시간내서 액세서리 준비해 줄 테니까, 그냥 신경쓰지 말고 단톡방에서 자랑해.얼마든지.” 부소경은 신세희를 보고 자연스럽게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와 입을 옷을 찾았다.그녀는 부끄러워서 두 눈을 가렸다.남자는 그녀의 손을 치웠다. “너가 아직도 못 본 곳이 있나? 지금 다시 자세히 한번 들여다 볼래?”여자:“왜 이렇게 뻔뻔해요!”남자는 콧방귀를 뀌었고 그녀를 침대에서 일으킨 뒤 강제로 자신의 셔츠를 입혔다. 그녀는 그제서야 탈영병처럼 그의 안방에서 자신의 안방으로 도망쳤다.오늘은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해서 그녀는 옷을 잘 골라야 했다. 안방에서 잠옷을 입고 신세희는 다시 드레스룸에 옷을 고르러 갔다.지난 2주동안 그녀는 옷을 촌스럽고 보수적으로 입었다. 그 이유는 막 회사에 왔을 때 눈에 띄고 싶지 않아서였지만, 지금 신
엘리베이터는 신세희가 내려야하는 층에 도착했고, 그녀는 옷 매무새를 정리한 뒤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녀가 내리자 더 높은 층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또 떠들어댔다.“참, 이 여자도 컨셉이 독특해요. 회사 오자마자 일을 많이 벌렸던데요.”“이 여자 완전 여우예요. 저번주랑 저저번주에만 해도 출근할 때 촌년처럼 입고 와서 사람들을 다 속였다니까요. 그런데 정작 군 도련님을 꼬셨지 뭐예요. 민정아 아가씨까지 밀어내고요. 듣기로는 지금 저 여자가 디자인팀 세라씨의 상사래요.”“엄청 빨리 기어올라 갔네요.”“빨리 올라간 것뿐만 아니라, 제일 중요한 건 저 여자가 매우 얌전하고 무해한 척하면서 올라왔다는 거예요. 회사 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도련님을 꼬시고 회사에서 꽤나 좋은 직책까지 얻었는지.”“제 생각엔 저 여자, 6년전에 부 도련님이랑 결혼하고 지금 다시 잡혀온 그 여자랑 닮은 것 같아요. 둘이 쓰는 방법이 같잖아요. 아, 6년 전에 그 여자 이름이 뭐라고 했죠?”“몰라요, 정보가 하나도 없어요. 그때의 소식은 엄격하게 비밀유지 되었어서, 부잣집 도련님들이나 아가씨들만 알지 저희 같이 일하고 노가리까는 사람들은 알 겨를이 없어요.”이 여자들은 재밌게 얘기를 나누면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이때 신세희는 가방을 들고 디자인팀으로 왔고, 그녀가 들어오자 디자인팀 남자직원들의 시선을 받았다.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촌스럽게 입었을 때도 보호본능과 사랑을 주고싶은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냈다.지금처럼 시크하면서 여성스러운 옷차림은, 조용하고 우아했고 일에 열심히 임하는 진지한 느낌을 주었다.어쩐지 군 도련님의 주목을 받더라니.몇몇 남자 동료들은 신세희에게 호감이 생겼다.“신세희씨, 오늘 엄청 예쁘시네요.” 진시훈이 제일 먼저 신세희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신세희가회사에 오자마자 막무가내로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세라의 일을 도운 그동안 늘 열심히 정리를 하고, 신세희가 세라의 상사가 되는데도 다 그만한
세라:“......”몇 초 후 그녀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사람 깔보지 좀 마세요. 지금 저한테 일 그만두라고 협박하시는 건가요? 제가 세희씨 원고 검사하겠다는데 뭘 어쩌시겠다는 거예요?”신세희는 방금 정리한 몇 개의 자료를 세라에게 건넸다. “비록 제가 지금은 세라씨 메인 디자이너지만, 세라씨 건 세라씨 거예요. 세라씨는 혼자만의 독립적인 디자인 공간과 생각이 있으니, 만약에 제가 시간이 있으면 검사하는 걸 도와드릴게요. 저희가 하는 업무엔 크게 차이가 없어요. 이거 세라씨 거예요. 다 하시고 만약 절 믿으시면 제가 검사해 드릴게요.”세라:“......그 말 진심이에요?”“얼른 가서 일하세요. 저는 한가한 사람은 싫어서요.” 신세희는 다시 세라를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일했다.세라는 내키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신세희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내키지 않는 감사인사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받아주고 싶지 않았다.모두들 서로 문제만 없으면 됐었다.그녀는 다시 세라와 친구 할 생각이 없었다. 서로 업무를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만족했다. 적어도 신세희는 세라한테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배우고 싶었다.하루종일 바쁘게 일을 했고 신세희는 회사에서 여전히 서준명을 보지 못 했다. 그녀는 서준명이 요즘 회사에 안 온 걸 알고 있었고 분명 수도에서 아픈 할아버지를 돌보고 있을 테다.하지만 서준명이 여기 있든 없든 신세희는 상관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실력으로 일어서고 싶었다.저녁 퇴근 시간. 신세희는 신유리 친구 단톡방에서 문자를 받았고, 그녀는 단톡방에 바로 들어왔다.톡방 안에 인원이 많지 않았고 총 10댓명 정도였다.퇴근을 해서 신세희는 단톡방 안에 있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볼 수 있었다. 보고난 뒤 신세희는 여기 있는 모두가 부잣집 사모님인 걸 그제서야 알았다. 손에 들고 있는 가방들마저 200만원 미만인 걸 들고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그녀는 부잣집 사모님 단톡에 처음 들어가봤다.이런 톡방에 들
조의찬은 신세희의 표정을 매우 걱정했다.하지만 신세희의 표정은 차갑고 침착했다. “조의찬씨, 민정아씨 일은 정말 죄송해요.”“아니에요. 처제 일 때문에 온 거 아니에요.” 조의찬은 황급히 해명하며 신세희의 팔을 잡았다.신세희는 바로 뒷걸음질을 쳤다.회사엔 보는 사람이 많았다.멀지 않은 곳에 여직원 두명이 지나갔고, 그녀들은 중얼거렸다. “저 사람 조 도련님 아니야? 남성에서 제일 돈 많은 부씨 가문의 외손자 조의찬이잖아.”“민정아 아가씨 형부 맞지?”“세상에, 진짜 신세희한테 한 다리 걸친 거야? 어쩐지 민정아씨가 신세희한테 세컨드라고 계속 그러더라니. 난 민정아씨가 막무가내로 신세희씨 오해한 줄 알았는데…”두 여자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신세희와 조의찬은 모두 들렸다.신세희가 말했다. “좀 비켜주실래요?”조의찬은 여전히 비켜주지 않았다.신세희는 정말 큰 돌로 조의찬의 발을 찍고 싶었다. 하지면 여기는 회사였고 다른 동료들의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 크게 소란 피울 수 없었다.신세희는 작지만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의찬씨! 그쪽 약혼녀의 사촌동생이 저를 자꾸 세컨드라고 불러요. 제가 사촌 언니와 그쪽 관계를 망친 세컨드라고 욕한다고요. 의찬씨도 알잖아요 제가 한번도 제 발로 찾아간 적 없다는 거요. 단 한번도요! 제가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는데 저한테 더 이상 귀찮은 일 좀 만들지 말아주실래요?비켜주세요!”말을 이렇게까지 했지만 조의찬은 전혀 비킬 생각이 없었다.“저 그동안 서울에 있었어요. 서씨 어르신이 많이 아프시거든요. 민정연씨는 서씨 어르신이 키웠어서 저랑 같이 서울에서 어르신을 보살피고 있었어요. 어제 저희 부모님한테 세희씨가 부씨 저택에 갔다고 들었어요.” 조의찬은 다급하게 말했다.신세희는 차갑게 웃었다. “그게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요?”“저랑은 상관없지만 세희씨랑은 상관있어요!”신세희는 고개 들어 조의찬을 보았다. “무슨 뜻이에요?”조의찬은 그제서야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세희씨, 부씨 가문은 만만하지가
“신세희씨, 우리 얘기 좀 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볼까 봐 있기 싫은 거 같으니까 우리 나가서 카페에서 얘기하는 건 어때요?” 조의찬이 다급하게 물었다.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와 조의찬은 함께 대문을 나섰고, 신세희는 의식적으로 늘 부소경이 주차하던 곳을 보았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부소경의 차를 발견하지 못 했고, 그녀는 부소경이 아직 안 왔다고 생각해서 조의찬과 함께 맞은 편 카페로 향했다.“10분, 저 딱 10분 밖에 없어요.” 신세희는 부소경이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조의찬과 함께 있는 걸 알게하고 싶지 않았다.만약 알게된다면 그녀는 상관없지만 조의찬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다.“알겠어요, 딱 10분만요.” 조의찬이 말했다.두 사람은 물을 달라고 한 뒤 동시에 입을 열었다.“세희씨, 부소경을 떠나세요.”“오빠 소식 들은 거 있어요?”조의찬:“......”신세희:“......”잠시 멈췄다가 조의찬은 약간 쓸쓸하게 물었다. “그렇게 시언이의 소식이 궁금해요? 그렇게 세희씨한테 중요한 사람이에요?”신세희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제 마음 속에 오빠랑 유리는 그리고 돌아가신 엄마의 위치는 동등해요. 그 사람은 저의 가족이에요. 조의찬씨 전에 나를 도와서 오빠 소식을 알아보겠다고 했잖아요, 알아낸 거 있어요?”조의찬은 미안한 듯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요, 알아보려고 했는데 서씨 어르신께서 병드셨어요. 저랑 민정연이랑 무슨 관계인지 알잖아요, 게다가 서씨 어르신은 원래 저희 엄마의 친구였어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제가 그동안 정연씨랑 계속 서울에 있었어서 알아 낼 시간이 없었어요.아, 맞다, 서울에 임서아도 있었어요.”“어......” 신세희도 거기까지 생각했었다.왜냐면 최근에 임서아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었다.“세희씨, 부소경을 떠나요. 떠나기만 한다면 제가 방법을 생각해서 돈을 마련해 줄게요. 엄청 많이요. 그리고 딸 데리고 해외에 나가면 세희씨를 찾기 어려울 거예요.절 믿어봐요
신세희와 조의찬은 둘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고 사나운 표정의 부소경을 보았다.“혀… 형.” 조의찬은 부소경을 두려워했다.6년 전 그가 어렸을 때부터 두려워했고, 지금도 여전히 부소경을 두려워했다. 뼛속까지 두려운 그런 느낌이었다.부소경은 조의찬을 보지 않았다.그는 신세희만 보았다.신세희는 평온했고 어떠한 표정도 없었다.그냥 사람이랑 같이 카페에 앉아 있는 거 아닌가?이게 뭐가 어때서!그는 트집을 잡으려면 그녀가 집에만 있어도 아무런 이유로 트집을 잡을 수 있었다.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그 이유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남자는 따뜻한 눈빛으로 친절하게 물었다. “배 안 아파?”신세희는 벙쪘다.“어제, 너가 저택에서 무슨 말 했는지 알지?” 부소경이 물었다.신세희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어제 한 거짓말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는 어떻게 오늘까지 기억을 하고 있는 거지?아니다!어제 저녁 그는 이미 그녀에게…그는 지금 일부러 그러고 있었다.역시, 남자는 느긋하게 신세희 옆에 앉아 한 팔로 신세희를 감싼 뒤 신세희의 물컵을 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의찬아, 이건 네 잘못이야.” 부소경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조의찬: “형, 나랑 세희씨는 잠깐 나와서 얘기중이었어, 세희씨는…”조의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소경이 잘랐다. “너 음료 시킬 때 여자한테 차가운 물 마셔도 되는 체질이냐고 물어본 적 있어? 세희가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차가운 물 마시면 안돼.”조의찬:“......”신세희:“......”“저기요!” 부소경은 손을 들고 소리쳤다.직원이 얼른 걸어왔다. “손님, 필요한 거 있으십니까?”“이 사람이 요즘 차가운 물을 못 마셔서, 따뜻한… 꿀물 한 잔 주세요.” 부소경이 말했다.“네, 손님.” 직원은 얼른 준비하러 갔다.“의찬아, 네 형수는 무슨 일로 찾아왔어?” 부소경이 조의찬에게 물었다.이 호칭을 들은 신세희는 바로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일어나서 말했다. “두… 두 사람 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