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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설사 도망을 친다고 해도, 비서님이 퇴근하고 나서 도망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어디로 도망칠 수 있다고 그러세요? 그 먼 곡현으로 도망갔는데도 이렇게 다시 잡아 오셨잖아요. 뭘 그렇게 무서워하세요? 더구나 제 딸도 여기 있잖아요.”

거침없이 쏟아지는 말들에 엄선우는 이도 저도 못 하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너무 불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사모님,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엄선우가 입을 열었다.

“네.” 신세희는 엄선우에게 웃어 보였다.

신세희의 시선에서 벗어나자마자, 엄선우는 바로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신세희는 계속 거실 밖에 서 있었다. 그녀는 생각에 빠졌다. 만약 부소경이 날 부르지 않는다면 그건 내가 필요 없다는 뜻일 거야. 그럼 난 굳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거지. 부소경이 날 부를 때, 그때 들어가도 늦지 않아.

이렇게 정원에 서서 꽃구경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아까는 네가 내 하인들을 괴롭혔던 거야?” 갑자기 등 뒤에서 무언가를 따져 묻는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신세희는 고개를 돌렸고, 여자 한 명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아까 그 하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여자였다.

여자는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고, 몸매도 무척이나 좋았다. 관리를 잘해서인지 나이도 그녀와 비슷해 보였다. 정교한 화장에 피부에는 윤기가 흐르고 있었고, 딱 표준적인 미인 얼굴이었다.

부소경에게 이복동생이 있었던가?

그런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녀가 부소경의 이복동생인지 아닌지, 신세희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여자를 무시한 채 자리를 떠났다.

“… 신세희! 넌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여자는 신세희에게 소리를 치며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신세희는 바로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여자의 몸에서 코를 찌르는 향수 냄새가 나고 있었다.

신세희에게는 알레르기가 있었다.

모든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제조적으로 문제가 없는, 그리고 향이 너무 자극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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