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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작가: 수시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2-14 19:00:00
자신을 소개하는 부소경의 말을 듣자 신세희는 순식간에 고개를 들어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부소경의 표정은 무척이나 평온했다. 아무렇지 않은 그의 표정에 그녀는 아무런 짐작도 할 수가 없었고 단지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차릴 수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그의 시선을 따라 거실 쪽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부씨 저택의 거실은 6년 전 그때와 똑같았다. 똑같이 고풍스럽고 사치스러웠다. 하지만 오늘은 6년 전처럼 거실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지는 않았다. 신세희의 마음이 조금은 안정이 되었다.

더 자세히 주위를 살펴봤을 때 그녀는 그제야 정 중앙에 앉아있는 이 집안의 어르신 부태성과 할머님을 보게 되었다. 유리는 부태성의 다리에 엎드려 있었다. 딱딱한 호두를 할아버지에게 건네주려고 한 것 같았다. 신세희가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호두를 잡고 있던 유리의 팔이 허공에 멈춰버렸다.

유리는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유리의 작은 눈동자에는 승리감과 교활함이 가득했다. 신세희는 자신의 딸이 그 순간 또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바로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부성웅와 그의 정실부인 진문옥이었다.

오늘이 신세희가 진문옥을 세 번째로 만나는 날이었다.

앞선 두 번의 만남은 모두 매우 불쾌했는데…

부성웅과 진문옥 부부는 마치 누구에게 협박이라고 당하고 있는 듯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신세희를 쳐다보고 있었다.

신세희는 이 상황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그 모습을 못 본 척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 뒤에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진상희가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진상희는 지금 감히 화는 내지 못하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신세희를 노려보고 있었다.

부태성 부부 옆에는 조의찬의 부모님이 앉아있었다.

신세희의 모습을 보자 두 사람은 그만 충격에 빠져 버렸다. 충격 속에는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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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소경이 아무리 악랄하더라도 어르신들을 전부 없애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하지만 그들의 기세를 누를 필요는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네 노인은 이내 기운을 누그러뜨렸다."유리의 어미이니 들어오라고 하거라."부태성이 제일 먼저 조용히 입을 열었다.진문옥이 뭐라고 입을 열려다가 부성웅에게 가로막혔다. 부소경이 지독한 건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나 그중 부성웅은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자기 아들이 신세희를 아내로 맞이하겠다는데 기어코 반대하는 자는 살기 싫은 거라 봐도 무방했다.그들은 신세희를 끌어안은 부소경이 거만하게 들어오는 것을 두 눈을 뜨고 지켜봐야 했다. 지난번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신세희는 죄수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에서 가장 권력 있는 남자의 아내로, 작은 사모님으로 거듭났다.노인들도, 부소경의 품에 안겨 있는 신세희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나 뭐라고 말해야 해요?" 신세희가 부소경에게 조용히 물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부소경이 반문했다.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고 입을 열고 싶지도 않았다.부태성은 여러 차례 그녀를 인격적으로 모욕하고 짓밟으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지금은 그가 아무리 아이를 아낀다 해도 신세희는 차마 부태성에게 웃어 보일 수 없었다.또한 진문옥과 부성웅의 눈빛만 봐도 자신을 반기지 않는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그래서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굳이 말 안 해도 돼."부소경이 말했다."……" 신세희는 고개를 들고 부소경을 힐끔 바라보았다. 정말 입을 다물고 있어도 된다는 뜻인가?"당신은 말수도 적고 고지식해서 유리의 절반만큼도 순발력이 없잖아.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부소경이 냉소했다.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얼굴을 붉혔다. 면박을 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딸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곳에 데려와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거라고.실제로 그녀는 부성웅과 진문옥의 맞은편에 앉아 입을 꾹 다문 채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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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412화

    신세희는 과묵하고 고지식한 사람이 아니었다. 사실 그녀는 호의를 받으면 아이처럼 좋아하는 유형이었다. 다만 그런 호의를 얼마 받아보지 못했을 따름이었다."세희야, 이리 와보거라."상석에 앉은 노부인이 신세희를 향해 손짓하며 옆에 놓여있는 마호가니 상자를 열었다.정말로 신세희에게 선물을 주려는 것 같았다.신세희는 처음에는 움직이지 않았다.비록 노부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자신의 처지도 잘 알고 있었다. 함부로 탐내면 안 되는 물건을 가지겠다는 욕심은 전혀 없었다.그러나 옆에 있던 부소경이 신세희의 손목을 잡고 억지로 일으켰다."할머니가 오라 하시잖아. 예의 갖춰.""......"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도 된다고 했으면서. 앞뒤가 다른 사람 같으니라고."얼른!"부소경이 냉담하게 말했다.신세희는 약간 토라진 상태로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뗐다.그녀는 이젠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만약 노부인이 정말 선물을 건넨다면 넙죽 받을 생각이었다.'내 개인 재산이라고 치지, 뭐.'신세희는 얼굴을 붉히며 노부인의 곁에 다가가 다시 한번 공손한 목소리로 불렀다."할머니.""아이고, 죽은 어미를 쏙 빼닮은 것 좀 봐. 네 어미는 강한 사람이었어. 비록 내 아들의 명실상부한 아내는 아니었지만 독립적이고 재주도 많은 아이였지. 나와 알고 지낸 시간은 짧았지만 효심이 지극했단다."노부인이 입에 담은 '어미'는 하숙민 아주머니를 일컫는 것이었다. 그녀는 기품있고 재능도 넘쳤으며 인품도 좋았다. 지금은 깊이 잠들어 있는 하숙민 아주머니를 떠올릴 때마다 신세희는 늘 괴로웠다. 신세희가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그녀를 불렀다."할머니…""오냐."노부인은 온화하게 웃으며 신세희의 손을 잡았다."더 가까이 오렴. 네게 이걸 주마."마호가니 상자 속 비단을 벗겨내자 한 쌍의 노란색 팔찌가 모습을 드러냈다."부씨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옥석이란다. 네 어미한테 주려고 했지만 그걸 못 기다리고 먼저 갔으니... 네게 물려주마. 앞으로 이 팔찌가 평생 너를 지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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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의 안목은 정말 훌륭했다.부소경은 저도 모르게 신세희의 부드러운 손목을 움켜쥐었다.맞은편에 앉아 있던 진상희는 그걸 발견하고는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상석에 앉아있던 부태성이 재차 입을 열었다. "부씨 집안의 며느리라면 잘 알아둬야 할 관계가 있어. 우리 부씨 집안과 서씨 집안은 2, 3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유서 깊은 가문이다. 처음에 두 집안은 모두 상업에 종사했었지. 그 후 몇 십 년 동안 서씨 집안은 정치와 학문에 종사했고. 그러나 두 집안은 오늘날까지 관계를 맺고 있다. 오늘 소경이 너를 부른 건 유리가 보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서씨 집안 어르신의 몸이 안 좋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설마 너 여태 몰랐던 게냐?"‘서씨 집안 어르신이 편찮으시다니? 면접보던 날 회사에서 서준명 씨를 우연히 만난 뒤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어르신이 편찮았던 거였구나.'"알고 있습니다."부소경이 말했다."알고 있었다면서 어찌 한 번도 문병하지 않았느냐?"부태성이 물었다."......"서씨 집안 어르신이 서울 고위급 간부 병동에 입원한 지 보름이 넘었다. 이미 알고 있던 부소경은 구경민을 시켜 노인에게 귀한 약재를 보내게 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가지는 않았다.그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사실 지난번 신유리 때문에 울화가 치밀었던 게 병환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서씨 집안 어르신은 부소경이 임서아와 결혼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어르신이 정정했을 때라면 부소경이 제멋대로 행동해도 되었지만, 만약 이렇게 위중할 때 행여 문병하러 갔다가 또 임서아와의 결혼 문제가 언급된다면 부소경도 단칼에 거절하기 어려웠다. 아마 그랬다면 그 노인네는 그 자리에서 졸도했을 것이다. 아무리 악명 높은 부소경이라지만 억울한 누명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이게 전부였다."말해 보거라!"부태성이 힐난했다."가기 싫었습니다." 부소경은 신세희보다도 짧게 대답했다."너…" 부태성이 손가락질했다."그분은 네 어미의 목숨을 구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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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414화

    신세희의 생각에도 이게 맞았다.그녀를 인정한 건 노부인 한 사람뿐이었다. 노부인은 그녀에게 귀한 팔찌도 주었다지만, 연세가 있으신 노부인의 기억이 온전하리란 보장도 없었다. 아마 부씨 집안 사람들은 이 보물을 그녀에게 내어줄 마음이 없을 것이다. 팔찌는커녕 의자도 내어주기 싫어했으니까.눈치 빠른 그녀가 부소경에게 말했다."아침을 많이 먹어서 지금은 별로 배가 고프지 않네요. 배도 아픈 것 같고. 차에 누워있을래요."부소경에게 생리가 왔다고 거짓말한 것을 떠올린 그녀는 배가 아프다고 말했다.부소경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배 아파? 문질러줘? 내가 불 속성이라 금방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데.""…"신세희의 얼굴이 갑자기 붉게 달아올랐다.뭐라고 대꾸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던 때 부소경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다이닝룸으로 들어섰다.신세희는 속으로 냉소했다. 결국 난감한 상황을 피해 갈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무표정하고 침울한 신세희의 모습을 보며 진상희는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식사 전 진상희는 진문옥에게 눈물 콧물을 잔뜩 쏟으며 하소연했다."이모, 이 집에서 살지 마. 이 집안에 더는 이모 자리가 없는 것 같아. 나랑 함께 돌아가자. 내가 이모 노후를 책임져 줄게. 평생 고생이라곤 한 번도 안 해본 우리 이모... 이딴 데서 처량하게 지내는 걸 내가 어떻게 두고 보겠어. 할머닌 노망이 난 게 틀림없어. 누가 누구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하잖아! 어떻게 가문의 귀중한 보물을 신세희에게 주실 수 있지? 신세희가 그걸 받을 자격이 있나? 걔가 어떻게 이 집에 왔는지 할머닌 모르시는 거야? 걔는 넷째 도련님이 자기 딸에게 온전한 가정을 꾸려주기 위해 억지로 결혼한 사람일 뿐이잖아! 이모, 그 계집애는 날강도야. 이젠 이모의 자리까지 위협할 거라고. 우린 떳떳해, 이모!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내가 충분히 이모 먹여 살릴 수 있어."진문옥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한편 더없이 분노했다. 그녀가 책상을 내려치며 씨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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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415화

    진문옥이 식사 담당 고용인에게 명령했다."신세희의 자리는 마련하지 말아요. 우리 부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나를 어머님이라고 부르지도 않잖아. 우리를 인정하지도 않는데 밥 얻어먹을 자격이 어디 있어. 누가 감히 내게 토를 다는지 두고 보자고."진문옥은 나이와 지위를 내세우며 거만하게 굴었다.고용인은 감히 그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이의 몫까지 합하면 식사 인원은 총 10명이었다. 그런데 신세희의 자리를 빼버린 것이다.의도대로 잘 놓인 의자를 보며 진상희는 기분이 좋아졌다.그녀는 신세희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볼 계획이었다. 먼저 다이닝룸에 들어간 그녀는 항상 앉던 위치에 자리를 잡고 부씨 집안 식구들에게 인사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이모부, 고모, 고모부. 오셨어요?"그녀가 말하는 고모와 고모부는 바로 조의찬의 부모였다.진상희는 조의찬 부모도 신세희를 매우 싫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그들 부부가 친절하게 진상희의 인사를 받아주었다."상희야, 어서 앉거라."의자와 수저가 모자란 걸 눈치챘으나 아무도 언급하는 이가 없었다.신유리가 도도도 달려와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 보니 의자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어? 의자가 하나 남았네. 우리 엄마 아빠는 어디에 앉지?"신유리가 말했다.상석에 앉은 노부인이 그제야 눈치 채고는 얼른 입을 열었다."며늘아가, 오늘은 의자 하나를 더 마련했어야지. 왜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게야."진문옥이 차가운 낯빛으로 대답했다."어머나, 내 정신 좀 봐요. 저도 이젠 늙었네요. 이렇게 우리 집안을 위해 몇십 년을 고생했건만 어머님이라 불러주는 사람 하나 없다니... 이젠 노망까지 나서 쓸모도 없겠어요. 어떻게 고용인들에게 의자 하나를 더 준비하라고 말한다는 걸 깜빡했지?"그러자 노부인이 말했다."이 일은 네 탓이 아니다. 매일 식사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으니 잊어버렸을 수도 있지. 내가 오늘 세희에게 팔찌를 준 것 때문에 그 아이를 편애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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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416화

    "풋."잔뜩 기고만장해진 진상희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조롱 섞인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부소경의 아내가 되었다고 당장 부씨 집안의 다이닝룸에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비꼬는 것이었다.정말 자기가 부소경의 아내라고 생각하는 건가?노부인의 팔찌를 받은 건 부씨 집안 모든 사람의 미움을 사는 행동이었다. 그 팔찌는 이모가 물려받고 나중에는 그녀의 손에 들어와야 마땅했다.'자식 하나를 낳은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감히 부씨 집안의 보물을 가지려 해? 쫓겨나는 건 모두 네년 자업자득이야.'속으로 아무리 빈정거려도 어쩐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진상희는 부소경의 기세를 빌려 신세희에게 욕을 했다."신세희 씨. 여긴 당신이 발 들일 데가 아니에요. 넷째 도련님이 꺼지라고 말한 것도 당신을 많이 봐준 거라고... 악!"진상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신유리가 그녀의 눈과 입에 칠리소스를 뿌렸다.음식에 곁들일 소스가 진상희의 얼굴에 가득 묻었다. 신유리는 여전히 진상희를 노려보았다."악! 따가워! 이모…. 흑흑."울부짖으며 냅킨으로 입과 눈을 닦은 진상희는 가까스로 눈을 떴다. 그녀는 감히 신유리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대신 신세희에게 소리쳤다."대체 애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꺼져."부소경의 눈에 살기가 서려 있었다."아... 넷째 도련님… 혹시 저한테 한 말이었어요?""귀가 먹진 않았네."부소경이 건조한 목소리 말했다.진상희는 납득할 수 없었다."넷째 도련님… 전… 부씨 저택에서 이미….""다시 한번 말하는데, 꺼지라고. 내가 널 걷어차 버려야겠어?"부소경이 혐오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가 발길질하지 않은 건 이 자리에 있는 아내와 딸이 놀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신세희에게 친절했던 노부인도 이젠 90대라 이런 충격을 감당할 수 없었다.부소경의 말을 들은 진상희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진문옥을 향해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조금 나아지나 싶었던 진문옥의 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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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진문옥이라고 별수 있겠는가.그녀는 하숙민과 평생을 싸웠다.처음엔 하숙민을 제 발밑에 무릎 꿇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의 하나뿐인 아들마저 계승권을 박탈당한 채 해외로 쫓겨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 아들이 하루아침에 전세를 뒤집을 줄이야.부소경은 쥐도 새도 모르게 진문옥의 아들들을 전부 죽여버렸다.자식 하나 없는 그녀가 이 저택에서 지낼 수 있는 유일한 명분은 부성웅의 아내라는 것뿐이었다.진문옥은 진상희의 편을 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녀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진상희가 쫓겨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진상희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싸 쥐고 부씨 집안의 고용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 밖으로 쫓겨났다."밥 먹자."마침내 노부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노부인이 비호하니 부태성도 뭐라 하지 않았다. 신세희를 난처하게 만드는 일들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곁에 앉은 유리가 극진하게 엄마를 보살피고 있었다.엄마, 이거 먹어 봐, 저거 먹어 봐, 신세희는 정말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신세희가 저택에서 배불리 먹고 있을 때, 쫓겨난 진상희는 다친 뺨을 감싸 쥔 채 차마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여전히 대문 밖을 서성거리고 있었다.부소경이 신유리를 안아 들고 신세희가 그 뒤를 따라 나오는 것을 직접 확인한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울먹이며 진문옥에게 전화를 걸었다.진문옥은 몰래 진상희를 집에 들어오게 했다."여보, 내가 우리 상희를 이 집에 들인 건 날 위한 게 아니야. 당신도 봤잖아. 당신 아들은 이제 나뿐만 아니라 당신까지도 무시해. 그래도 우린 소경이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어. 내가 왜 상희를 소경이랑 결혼시키려 하겠어, 적어도 상희는 우리를 따를 거 아니야. 그리고 상희가 낳은 아이는 우리 핏줄이기도 하잖아. 그렇지만 신세희는 뭔데?"진문옥이 울면서 부성웅에게 하소연했다. 부성웅은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들 부부가 부소경을 붙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부소경에게 그들 부부와 한마음인 아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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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희가 솔직하게 말했다."당신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이라면서요. 가질 수 없어요."이런 물건을 가지고 있는 건 굉장히 난처한 일이었다. 지난번 하숙민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준 팔찌로 인해 목숨이 위험하지 않았던가. 며칠 전 부소경이 그녀에게 팔찌의 행방을 물었을 때 그녀는 문득 우스워졌다.이젠 그녀의 물건이었으니 마음대로 처분해도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부소경이 그녀에게 팔찌의 행방을 물은 건 착용하는 건 허락하겠지만 함부로 팔거나 처분하는 건 허락하지 않겠다는 소리였다.그녀는 돈에 눈이 먼 사람이 아니었다. 6년 전, 그녀는 그 팔찌를 하숙민의 유골함과 함께 두었다. 하여 부소경이 물었을 때 자신만만하게 대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팔찌는 무사했으니까.이 옥석 팔찌는 아주 귀한 물건이었기에 처분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차고 있으면 거추장스러울 따름이었다."난 재물을 탐내거나 남의 걸 욕심내는 인간이 아니에요. 나중에 유리가 다 커서 내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면 당신은 분명 이 팔찌를 돌려받으려고 하겠죠. 만약 그때 살이 쪄서 팔찌가 안 빠진다고 당신이 내 팔목을 자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럼 너무 손해인데."신세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시원스레 웃었다.신유리도 웃음을 터뜨렸다."엄마, 이 농담 너무 재미있다!"신세희의 의도대로였다. 그녀는 부소경에게 자신은 사리에 어두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은 동시에 딸아이가 두 사람이 싸운다고 오해하지 말았으면 싶었다.그래서 그녀는 이런 농담밖에 할 수 없었다.부소경은 그 말이 거슬렸다. 누군가 가슴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만 같았다.자기는 이렇게나 잘해주는데 이 여자는 왜 이렇게 냉정하단 말인가. 어떻게 사람의 심장을 찌르는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을 수 있지?이 여자에게 따뜻한 심장이 존재하기나 할까? 마음 같아선 꺼내 확인해보고 싶었다."차고 있으라면 그냥 그런 줄 알아. 유리 이제 5살이야. 아이가 성인이 되고 당신이 쓸모를 다 했는데도 팔목이 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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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22화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21화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20화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9화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8화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7화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6화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제2815화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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