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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할머니의 안목은 정말 훌륭했다.

부소경은 저도 모르게 신세희의 부드러운 손목을 움켜쥐었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진상희는 그걸 발견하고는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상석에 앉아있던 부태성이 재차 입을 열었다.

"부씨 집안의 며느리라면 잘 알아둬야 할 관계가 있어. 우리 부씨 집안과 서씨 집안은 2, 3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유서 깊은 가문이다. 처음에 두 집안은 모두 상업에 종사했었지. 그 후 몇 십 년 동안 서씨 집안은 정치와 학문에 종사했고. 그러나 두 집안은 오늘날까지 관계를 맺고 있다. 오늘 소경이 너를 부른 건 유리가 보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서씨 집안 어르신의 몸이 안 좋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설마 너 여태 몰랐던 게냐?"

‘서씨 집안 어르신이 편찮으시다니? 면접보던 날 회사에서 서준명 씨를 우연히 만난 뒤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어르신이 편찮았던 거였구나.'

"알고 있습니다."

부소경이 말했다.

"알고 있었다면서 어찌 한 번도 문병하지 않았느냐?"

부태성이 물었다.

"......"

서씨 집안 어르신이 서울 고위급 간부 병동에 입원한 지 보름이 넘었다. 이미 알고 있던 부소경은 구경민을 시켜 노인에게 귀한 약재를 보내게 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가지는 않았다.

그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사실 지난번 신유리 때문에 울화가 치밀었던 게 병환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서씨 집안 어르신은 부소경이 임서아와 결혼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어르신이 정정했을 때라면 부소경이 제멋대로 행동해도 되었지만, 만약 이렇게 위중할 때 행여 문병하러 갔다가 또 임서아와의 결혼 문제가 언급된다면 부소경도 단칼에 거절하기 어려웠다. 아마 그랬다면 그 노인네는 그 자리에서 졸도했을 것이다.

아무리 악명 높은 부소경이라지만 억울한 누명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이게 전부였다.

"말해 보거라!"

부태성이 힐난했다.

"가기 싫었습니다."

부소경은 신세희보다도 짧게 대답했다.

"너…"

부태성이 손가락질했다.

"그분은 네 어미의 목숨을 구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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