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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진문옥이 식사 담당 고용인에게 명령했다.

"신세희의 자리는 마련하지 말아요. 우리 부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나를 어머님이라고 부르지도 않잖아. 우리를 인정하지도 않는데 밥 얻어먹을 자격이 어디 있어. 누가 감히 내게 토를 다는지 두고 보자고."

진문옥은 나이와 지위를 내세우며 거만하게 굴었다.

고용인은 감히 그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이의 몫까지 합하면 식사 인원은 총 10명이었다. 그런데 신세희의 자리를 빼버린 것이다.

의도대로 잘 놓인 의자를 보며 진상희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신세희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볼 계획이었다. 먼저 다이닝룸에 들어간 그녀는 항상 앉던 위치에 자리를 잡고 부씨 집안 식구들에게 인사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이모부, 고모, 고모부. 오셨어요?"

그녀가 말하는 고모와 고모부는 바로 조의찬의 부모였다.

진상희는 조의찬 부모도 신세희를 매우 싫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 부부가 친절하게 진상희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상희야, 어서 앉거라."

의자와 수저가 모자란 걸 눈치챘으나 아무도 언급하는 이가 없었다.

신유리가 도도도 달려와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 보니 의자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어? 의자가 하나 남았네. 우리 엄마 아빠는 어디에 앉지?"

신유리가 말했다.

상석에 앉은 노부인이 그제야 눈치 채고는 얼른 입을 열었다.

"며늘아가, 오늘은 의자 하나를 더 마련했어야지. 왜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게야."

진문옥이 차가운 낯빛으로 대답했다.

"어머나, 내 정신 좀 봐요. 저도 이젠 늙었네요. 이렇게 우리 집안을 위해 몇십 년을 고생했건만 어머님이라 불러주는 사람 하나 없다니... 이젠 노망까지 나서 쓸모도 없겠어요. 어떻게 고용인들에게 의자 하나를 더 준비하라고 말한다는 걸 깜빡했지?"

그러자 노부인이 말했다.

"이 일은 네 탓이 아니다. 매일 식사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으니 잊어버렸을 수도 있지. 내가 오늘 세희에게 팔찌를 준 것 때문에 그 아이를 편애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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