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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구서준을 마주한 신세희는 거부감이 들었다.

이곳에 취직하자마자 관두게 된 건 사실 구서준 때문이었다.

그가 과할 정도로 친절하게 굴지 않았더라면 여직원들이 질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민정아가 망가진 의자를 바꿔치기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구서준 때문에 성가셨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신세희의 눈엔 구서준이나 6년 전의 조의찬이나 다를 게 없었다. 바람기가 다분해서 예쁜 여자들을 하도 많이 만나다 보니 어쩌다 무던하고 촌스러운 사람에게 끌리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더는 6년 전의 신세희가 아니었다. 그녀는 구서준 같은 인간들에 익숙했다.

구서준을 전혀 상대하고 싶지 않았던 신세희는 그를 냉담하게 바라보았다.

그녀의 냉담함은 차에서 내린 디자인 디렉터마저 타이를 정도였다.

"구 대표님이 세희 씨를 좋게 봐주시는 건 세희 씨에게도 기회예요. 구 대표님과 식사 한번 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널렸는데요. 대표님이 세희 씨 편을 들어준다면 아무도 감히 세희 씨를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나중에 민정아 씨가 다시 나타나더라도 대표님이 당신을 감싸는 이상 그 여자도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단 말이죠."

신세희가 말했다.

"전 이미 해고당했어요. 전 단지 보수를 받기 위해 여기에 온 겁니다."

"…..."

디렉터가 신세희를 다시 설득하려고 할 때 버스에서 대여섯 명의 여성 디자이너들이 내렸다. 그들은 구서준을 발견하고 흥분하며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어머, 구 대표님. 혹시 저희 팀의 세라 씨를 기다리신 건가요? 2주 전에 세라 씨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도 안 사주셨잖아요."

"구 대표님, 혹시 식사 자리에 저희도 껴도 되나요?"

"대표님…."

구서준은 얼굴에 떡칠한 여자들을 경멸하듯 바라보았다. 싸구려 향수 냄새에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역시 신세희가 좋았다. 그녀에게선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 마음마저 편해지는 자연의 향기였다.

사실 이건 부소경이 그녀를 위해 특별 제작한 향수라는 걸 구서준이 알 리 없었다. 고작 몇 밀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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