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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부소경에게 안겨 침실로 들어간 신세희는 남자의 사고방식이 보통이 아니란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퇴근할 때 구서준에 대해 논의하다가 갑자기 주말에 쉬는지를 물어봤다. 그러다가 학부모의 카톡 친구 추가에 대해 논의하다가 침실 문을 닫으니 다시 구서준의 문제로 되돌아왔다.

"당신 남편이 좋아, 구서준이 좋아?"

"…모르겠어요."

구서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모르겠어?"

부소경이 냉소했다.

"그럼 벌 받아야지."

"당신이… 나아요."

"내가 누군데?"

그가 계속 질문했다.

"내 남편이 구서준보다… 백배는 나아요."

이제야 좀 똑똑해진 것 같았다.

신세희는 마침내 당한 건 반드시 되돌려주어야 하는 부소경의 성정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회사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더 악독한 수를 숨겨두었기 때문이었다.

내내 시달린 신세희는 죽은 듯이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것들을 보며 신세희는 또 하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부소경은 사고방식이 비약적인 게 아니었다. 그는 그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걸 좋아할 따름이었다.

그녀를 안고 침실로 들어가기 전 보석과 명품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눴더니 오늘 아침 침대 머리맡에 보석의 향연이 펼쳐졌다.

졸린 눈을 비비던 신세희는 그만 아연해지고 말았다.

그녀는 비록 경옥이나 연옥, 또는 보석과 다이아몬드를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작은 상자 안에 한가득 쌓인 색색의 보석과 진주만으로도 집을 여러 채 살 수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이 정도면 그 여자들 앞에서 자랑하기엔 충분하겠지?"

나른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세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

신세희는 늘 차분하고 냉정했으며 이런 물건들을 욕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도 이 순간만큼은 어린애처럼 흥분했다.

상의를 탈의한 채 한 손으로 침대를 받치고 나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를 향해 몸을 돌린 신세희가 말했다.

"유리를 기쁘게 해주려고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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