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를 본 여자는 신세희가 일하는 회사 직원이었고, 이 여직원은 인사팀에서 일처리를 하는 직원 온수연이었다.온수연은 평소에 세라와 친하게 지냈다.“너 이 여자 알아?” 온수연의 남자친구가 물었다.“우리 회사에 막 들어온 디자이너야. 온지 2주밖에 안 됐는데, 회사에서 뛰어난 인재야.” 온수연의 말투에는 신세희에 대한 질투가 섞여 있었다.남자친구는 있는 그대로 말했다. “이 여자 딱봐도 평범해 보이지 않잖아. 아니면 왜 여자가 운전 배우는 것 때문에 이렇게 큰 학원이 문을 닫았겠어?”“쳇! 능력 좋네! 군 도련님 마음에 든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근데… 운전 가르쳐 주는 남자는 군도련님이 아닌 것 같은데. 군 도련님은 키가 저렇게 크지 않거든.” 거리가 멀어서 온수연은 부소경의 얼굴을 보지 못 했고, 보였더라도 그녀는 부소경을 몰랐다.그녀는 그저 이 남자가 멋진 유니폼을 갖춰 입은 코치인 줄 알았다.남자친구는 온수연을 살짝 밀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낼 수가 있어? 군 도련님 같은 억만장자 도련님이 왜 여기서 코치를 하고 있겠어? 저 사람은 당연히 군 도련님이 아니야. 분명 여기 코치인 것 같은데, 이게 뭐가 이상해?”“아마 여기 원장이겠지. 아니면 학원 전체를 다 비워줄 정도의 큰 특권을 줄 수가 없잖아” 온수연이 분석했다.남자친구가 말했다. “응, 네 말이 맞아.”“봐봐, 이 신세희라는 여자는 그럼 어떻게 원장한테 붙어먹은 걸까? 이 여자 진짜 쉽지 않네. 한동안 민정아 형부에다가 한 다리 걸치고, 지금은 또 운전 학원 코치라니. 밖에서 이렇게 남자를 많이 만나면서 군 도련님 앞에서는 순진한 척 하더라니까?제일 중요한 건, 온지 얼마 안됐는데 세라씨 자리까지 뺏었어.내가 이 여자 사진 찍어서 군 도련님한테 보여드려야겠다.”“일 키우지 마. 남의 사람 함부로 찍는 건 사생활과 초상권 침해야!”“뒷태만 찍으면 되지. 얼굴은 잘 안 보여.” 온수연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사진을 찍은 뒤 남자친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남자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녀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남자는 이미 지친 걸 알았다. 집에 가고 싶으면 가야지 뭐.그러나, 집으로 가는 길에 신세희가 기대했던 것처럼 집에는 따뜻한 국과 밥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이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2시 반이었고, 원래 이 시간은 이씨 아주머니가 청소를 하는 시간이었다.하지만 오늘은, 이씨 아주머니가 집에 없었다.전화를 해서 물어본 뒤에야 이씨 아주머니는 지금 놀이동산에서 유리를 데리고 놀고 있다는 걸 알았다.부소경의 전화를 받고 이씨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련님… 전 점심때 돌아오시는 줄 모르고, 도련님께서… 나가실 때 저한테 말씀을 안 해주셔서, 그… 엄 비서님 말로는 도련님이랑 부인께서 집에서 점심 안 드실 거라고, 방금 막 전화로 작은 공주님이랑 같이 놀자고 저를 불러 내셔서요. 엄 비서님이 작은 공주님이 화장실 가실 때 같이 갈 여자가 필요하다고 하셔서요.”“알겠어요, 유리 잘 챙겨주세요.” 부소경은 간단하게 말했다.말이 끝나고 그는 다시 엄선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엄선우는 신유리를 손에 잡고 공중 미끄럼틀을 태워주고 있었다. 부소경의 전화를 보자 엄선우는 즐거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도련님, 어떠세요? 오늘은 저 칭찬 해주실만 하죠?저 일 좀 잘하지 않나요? 오늘 도련님이 계속 계실 것 같아서, 부인과 같이 운전 연습도 하시는 김에 다른 것도…”엄선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소경이 잘라버렸다. “얼른 셰프 하나 구해, 이씨 아주머니랑 교대시간 돌릴 수 있게.”“네, 도련님. 당장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월급은… 얼마나 주실 생각이신가요?”“월급은 네 월급에서 깔 거니까, 네가 주고 싶은 만큼 줘.” 부소경이 차갑게 말했다.엄선우:“......”부소경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네가 요리해.” 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에게 말했다.신세희:“뭐라고요?”“네가 요리 하라고!” 남자는 다시 한번 말했다.신세희:“......” 그가 그녀에게 요리를 시킨다고?
신세희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왜, 왜 그래요?”남자는 신세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그저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보다가, 물고기 요리를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긴 뒤 한 입도 신세희에게 주지 않았다.신세희:“......”정말 그를 다시 보게 됐다!그녀는 그의 차갑고, 매정하고, 독하고, 박력있고, 독설만 뱉는 모습만 알았다.그녀는 오늘 한 가지 더 알았다. 그는 뜻밖에도 여자의 음식을 뺏어 먹었다.이 잉어요리는 그녀가 만든 건데, 잘 만든건가?이 요리를 그가 다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지막엔 가시랑 국물만 살짝 남아 있었다.그리고, 이 요리가 매웠나?그녀는 그가 물고기 요리를 먹는데 땀을 한 가득 흘린 걸 발견했고, 그는 잉어 한 마리를 다 먹었다. 남자는 배부른 모습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나 샤워 좀 하고 올 테니까, 이따 잠옷 좀 갖다줘.”신세희:“네......”배고프다고 한 건 그녀였는데, 정작 그녀는 지금까지 밥 몇 숟가락도 못 먹었다.가만히 그가 세면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배가 고파서 젓가락으로 접시에 남은 잉어요리 국물을 살짝 찍어 먹었다가 바로 굳었다.이게 물고기가 맞나?이건 소금덩어리가 따로 없었다.짠 건 말할 것도 없고 굉장히 맵기까지 했다.어쩐지 그가 물고기 요리를 먹는데 땀을 잔뜩 흘리고, 물도 많이 마시고 밥도 두 그릇이나 먹었다.자신이 만든 물고기 요리는 많이 짜고 많이 매웠다.하지만 그가 혼자서 다 먹어치웠다.신세희의 마음은 갑자기 따뜻해졌다.황급히 밥을 먹고 접시들을 치운 뒤 그의 안방으로 들어가 파란색 잠옷을 챙긴 뒤 세면실 문 앞으로 왔다. 그는 아직 샤워하고 있었고, 신세희는 문을 두들기려 했지만 민망해서 두들기지 못 했다. 안에서 나는 물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그냥 밖에서 기다렸다.“들어와!” 남자가 갑자기 말했다.신세희:“네?”“안 들어오면 나보고 옷은 어떻게 입으라고?” 남자가 물었다.신세희는 그제서야 문을 열고 들어 갔고, 세면실 안은 연기가 자욱해서 잘 보이지 않았고
옷을 입혀 달라고?신세희는 지금까지 한번도 남자의 옷을 입혀준 적이 없었다. 그녀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고, 남자의 두 팔은 이미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잠옷의 상의를 꺼내 그의 왼쪽 팔부터 입혀 주었고, 그리고 오른팔까지 입혀준 뒤 이제 단추 잠그는 것만 남았다.단추를 잠구면서 그녀는 그와 가까웠고, 거의 그와 붙어 있었다. 그녀는 그의 몸에서 청량한 향기가 느껴졌고, 날씨가 매우 추웠지만 그는 늘 찬물로 샤워를 했다.하지만 그의 피부는 또 뜨거웠다.손가락이 피부에 스칠 때마다 그녀는 손가락이 마비되는 느낌을 받아서 살짝 움츠렸다가, 겨우 단추 몇 개 잠구는 일에 그녀는 매우 힘겨워 보였다.특히 윗 단추 두개는, 그의 키가 190이라서, 그녀도 작은 키는 아니지만 그 보다 20센티나 작았다. 그래서 까치발을 들고 단추를 잠궜다. 이렇게 하니 그녀는 살짝 중심을 잃었다.실수로 그녀가 그의 품에 안겼다.그녀는 그제서야 그의 단단한 강철 같은 팔이 자신을 뒤에서 잡아준 걸 발견했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양손으로 힘껏 밀었지만 밀어낼수록 그는 더 꽉 잡았다.그녀가 발버둥을 쳐서 나오기 전에 그는 이미 입술을 포개었다.하지만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핸드폰은 그가 벗어놓은 옷 안에 있었고, 남자는 벨소리를 듣자 차가운 표정이었지만 신세희를 놔준 뒤 전화를 받으러 갔다.신세희는 이 기회를 틈타 도망갔다.전화는 아빠 부성웅이 걸어왔다. “소경아, 저번에 유리 데려온 이후로 2-3주가 지났구나. 네 할아버지, 나, 네 큰 엄마 다 유리를 보고 싶어하고 있어. 내일 주말이니까 유리 데리고 한 번 와!”아빠의 말은 반쯤은 부탁이었고, 반쯤은 명령이었다.“알겠어요.” 부소경은 거절하지 않았다.아빠가 저택으로 오라고 하니, 그럼 그는 내일 세 가족을 데리고 저택에 갈 생각이었다.전화를 끊고 그는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여자가 엉망으로 잠궈놓은 단추를 보면서 실소를 터트렸다. 그는 혼자서 단추를 정리한 뒤 잠옷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
신세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자신의 주제를 잘 아는 여자였고, 위로 올라가려 하지 않는 여자였다.지금 부소경은 그녀에게 운전도 가르쳐 주고, 혼인신고까지 하고 저녁에 그녀와 함께 잠까지 자주었다.그녀에게 어떻게 보면 따뜻했다.그들은 이미 실질적인 부부였지만 신세희는 자신이 부소경의 누군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딸의 엄마일 뿐이고, 부소경은 딸을 너무 아껴서 그녀에게 대우를 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다.신세희는 절대 기어오르며 주제 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어렸을 때 임씨 가문에서 매우 빈약하게 먹고 자랐다. 각종 간식과 초콜릿은 신세희는 한번도 먹지 못 했지만 임서아는 부족함 없이 먹었고 일부러 신세희 앞에서 더 맛있게 먹었다.신세희는 한번도 눈을 똑바로 뜨고 임서아를 보지 못 했다. 。먹을 걸 요구한 적은 더더욱 없었다.그녀는 마음이 씁쓸했어도 늘 담담한 척했다.지금도 여전히 그랬다.그녀는 옅게 웃으며 가벼운 듯 보였지만 웃음에는 차가움이 묻어있었다. “유리가 매주마다 할머니할아버지랑 증조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건 당신과 유리의 일이에요. 나는… 안 가고싶어요.”정말 가기 싫었다.그녀는 부소경이 그녀가 저택에 안 가도 상관없을 줄 알았다.하지만 남자는 그녀의 팔을 잡고 그녀의 반박을 허용하지 않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가! 가서 옷 갈아입고, 유리도 예쁘게 입혀 줘. 유리 곁에 맨날 아빠만 있고 엄마는 없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어!저번에도 유리가 그래서 그 여자들이랑 싸운 거야. 다 네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고!넌 애 마음은 생각도 안 해?”망할 여자!이 순간 부소경은 정말 그녀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매일 그녀에게 잘 해주고, 낮에도 운전을 알려주고, 저녁에도 밤일을 알려주었다. 낮에 그녀가 놀라서 그의 품에 안기고, 저녁에도 그의 품에서 흥분해서 소리쳤지만 그녀를 인정받게 해주려는 자리에는 망설이지도 않고 가지 않으려 했다.그렇게 부씨 가문에 입성하기 싫은 건가?부씨 가문에 사모님이
드레스룸에 돌아온 후, 그녀는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부소경은 그녀에게 여러가지 스타일을 사주었고, 거의 다 비싼 고급 브랜드들 옷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과하게 입고 저택을 가도 그녀의 신분은 뭘까?신유리의 엄마?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부소경은 그녀에게 과하게 입으라고 했고, 유리를 위해서라도 그녀는 자신을 꾸며야 했다. 부씨 가문 저택은 회사에서 일하는 거랑 다르니 그녀는 딸의 체면은 살려야 했다.신세희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옷으로 골랐다.아무런 디자인이 없는 하얀색 양털 목폴라 니트에, 아래는 긴 주황색 가죽치마를 입었다. 심플한 코디지만 두 가지를 같이 입으니 또 청순하고 어울리는 패션이었다.신세희를 더 깨끗하고, 단아하고, 청아하게 보이게 만들었다.또 신세희의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을 돋보이게 만들었다.그리고 통굽 구두까지 신었고, 머리는 똥머리를 높게 올려 묶어서 더욱 신세희를 가녀려 보이게 만들었다. 특히 하얀색 목폴라 니트는 신세희의 긴 목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그녀는 우아한 거위 같았다.이 코디는 매우 심플했다.하지만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어쩌면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떠한 장식이 없어서 평범해 보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신세희가 입고 나니, 우아하고, 담백하지만 차가운 성숙한 여자의 느낌이 돋보였고, 오롯이 신세희만 나타낼 수 있는 느낌이었다.신세희가 걸어 나오자 부소경은 벙쪘다.그의 눈빛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깊은 소유욕이 보였고, 이 순간 그가 늘 개인적으로 담아두고 있던 생각들은 그의 모든 생각들을 지배했다.전에는 부씨 가문 쪽에서 매번 그에게 오라고 할 때면 늘 자리가 다 차 있었고, 자리가 안 차 있다고 해도 사촌동생인 조의찬은 있었다.조의찬이나 더 많은 남자들이 이런 모습의 신세희를 볼 걸 생각하니 더욱 머리가 멍해졌다. 부소경의 마음 속 불꽃은 활활 타고 있었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 남자들을 박살내고 싶었다!“왜요?” 신세희는 고개를 떨구고 담담하게 물었다.“갈아입어!”신세희:“
신세희는 침을 삼켰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어제 저녁에 한번 했는데 왜 지금 또 이렇게 다급해진거지? 지금은 대낮이었고, 밖에서 이씨 아주머니가 유리에게 밥을 먹이고 있었다. 만약 그가 정말 드레스룸에서 할 생각이라면 그녀는 바로 건물에서 뛰어내려 죽고 싶었다.그녀는 울먹이며 모욕감을 참고 그에게 애원했다. “부소경씨, 부탁이에요. 나도 당신의 딸을 낳은 사람이에요. 내 생각은 안 해도 딸은 계속 아껴주지 않았나요?유리가 이걸 듣고 보게 된다면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적어도 본인 생각은 해야 하지 않아요?창문이랑 커튼도 다 열려있고, 밖에 있는 사람들도 다 보이잖아요…”남자는 하던 동작을 멈췄다.그의 목소리는 매우 굵직하고 매력적이었다. “커튼이 열리든 말든 난 신경 안 써. 이 건물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내가 창문 앞에서 한다고 해도 볼 사람 없어.그리고 누군가 보게 되더라도, 두 번 봤다간 난 그 사람의 눈깔을 파버릴 거야!”신세희:“......”“하지만 네 말이 맞아. 난 내 딸은 중요하거든.” 남자는 딸만 언급하면 말투가 훨씬 부드러워졌다.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도 훨씬 온화해졌다.그는 방금 하마터면 자신을 주체하지 못 하고, 자신의 뼛속에 묻어버리려 했다.이 여자!정말 그를 죽이러 온 것 같았다.손목을 들고 그는 다시 그녀의 단추를 풀었고, 그녀는 놀라서 그의 두 팔을 꽉 잡았다. “하지 마요…”“여기서 안 그럴 거니까 걱정 마.” 남자가 말했다.그리고 그는 단추를 이어서 풀었다.그녀는 그가 뭘 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심지어 이미 절망했고, 그녀는 속으로 계속 유리를 놀래키면 안된다는 말을 되뇌었다.남자는 그녀의 옷을 조금씩 벗기며, 그 다음으로는 옷들이 쫙 걸려 있는 옷장으로 걸어가 목폴라에 노출이 하나도 없는 니트를 가져왔다.“팔 들어.” 그는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신세희는 기계처럼 팔을 들었고, 그는 부드럽게 그녀에게 니트를 입혀주었다.이 니트는 목폴라에 몸 전체가 가려지는 스타일이
”좋아!” 남자의 대답은 무척이나 시원시원했다.“…”이내, 부소경이 한마디 말을 더 보탰다. “서시언이 이국 타향에서 객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말이야.”그 말에 신세희는 바로 눈을 휘둥그레 뜨며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시언이요? 우리 오빠, 우리 오빠 지금 어디 있어요? 당신,,. 우리 오빠 어디 있는지 알려주면 안 돼요? 제발…”“안 죽었어.” 남자의 말은 무척이나 간단했다.남자는 요 며칠 그녀가 서시언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매번 입가에 맴도는 말을 다시 삼키곤 했다. 그녀는 자신의 질문이 혹시라도 서시언의 생명에 위협이라도 될까 걱정이 되었다.그래서 아무리 서시언 걱정이 되어도 부소경에게 물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항상 서시언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만약 신세희가 서시언이 아닌 다른 남자를 걱정하고 있었다면 부소경은 아마 그 남자를 산산이 토막 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신세희와 유리 모녀는 서시언과 서로 굳게 의지하며 함께 살아왔다. 만약 서시언의 희생이 없었다면 부소경은 지금쯤 아내가 없었을 것이다.물론 딸도 없었을 것이고.그래서 부소경은 서시언을 마음에 두고 있는 신세희를 봐주었다.하지만 그녀는 서시언의 생사에 대해서만 걱정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해 다른 감정은 가져서는 안 된다.그러나 신세희는 서시언의 이름을 듣자마자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기 시작했고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요. 우리 오빠 다시 돌아오라고 하면 안 돼요? 우리 오빠 다리가 마비됐어요. 날 위해서, 당신 딸을 위해서 다리까지 포기했다고요…”“넌 서시언이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부소경이 그런 그녀에게 물었다.그의 말에 신세희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더니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는 이내 고분고분하게 옷을 입었다.그녀는 의무적으로 남자의 손을 잡으며 밖으로 걸어 나왔다. 방을 나서자 배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