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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

잠시 말이 없던 구서준은 너무 아쉽고 납득할 수 없다는 복잡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동안이신데... 결혼까지 했다고요?"

"…저기, 좀 비켜주세요."

검은 세단 안에서 당장이라도 사람을 죽일 것만 같은 살벌한 눈빛이 느껴졌다.

"세희 씨. 남편이 잘해주나요? 혹시 속아서 결혼한 거 아니에요? 아니라면 왜 이렇게 젊은 나이에 결혼했어요?"

구서준이 신세희의 앞을 가로막으며 물었다.

"죄송합니다만, 비켜주세요."

말을 마친 신세희는 구서준을 밀치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세희 씨!"

구서준이 뒤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비록 결혼했지만 친구는 할 수 있잖아요!"

"......"

만약 부소경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더라면 신세희는 궁금증을 못 참고 그에게 물어보았을지도 몰랐다.

대체 그녀의 어디가 마음에 드는 것일까? 과묵한 성격? 촌스러운 패션? 아니라면 6년 전의 조의찬처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건가?

하지만 신세희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부소경이 떡하니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황급히 부소경의 차 쪽으로 다가갔다. 구서준은 계속 신세희의 뒷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버스가 모두의 시선을 가려버렸다.

버스가 움직인 건 신세희가 부소경의 차에 올라 자취를 감춘 뒤였다.

차에 오른 신세희는 고분고분 그에게 사실을 전했다.

"구서준 씨라고, 꽤 대단한 집안 사람 같더라고요. 혹시 당신 형제인 구경민 씨와 친척관계라고 되나요?"

'친척관계냐고? 꽤 똑똑하군. 녀석의 조카야!'

부소경이 신세희를 매섭게 노려봤다.

"왜, 그 녀석 집안에 관심이라도 생겼어?"

본인은 말속에 질투가 잔뜩 배어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나 운전하던 엄선우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에헴..."

"난 그냥 그 사람이 일방적으로 나한테 관심을 보인다고…."

신세희는 문득 울컥했다. 대체 왜 이 사람에게 이걸 설명하고 있는 거람?

두 사람이 부부 사이던가?

그들은 단지 혼인신고를 했을 뿐이었다. 또한 부소경은 자신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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