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자꾸 얘기하시는 건가요?'엄선우가 웃음을 터뜨리자 신세희는 더욱 당황했다.엄선우에게 월급을 주는 건 부소경이었지만 그는 줄곧 사모님 편이었다. 그가 얼른 분위기를 다잡았다."그게요, 내일 쉬냐고 물으신 건, 만약 그렇다면 같이 운전 연습을 하려는 거랍니다.""아…"구서준에 대한 일은 묻지 않으려는 건가?그렇다면 다행이었다.자신과 구서준은 특별한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내일은 출근하지 않아요."신세희가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부소경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 얼굴만 딱딱하게 굳혔다.그녀도 부소경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가 입을 꾹 다물자 그녀도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그 침묵은 유치원에서 신유리를 데려온 뒤에야 깨졌다. 차에 올라탄 유리가 신세희에게 말을 걸었다."엄마, 수진이 엄마가 카톡 친추하고 싶다는데, 엄만 괜찮아?""…..."그녀는 썩 내키지 않았다. 성질이 거칠고 돈만 많은 졸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지난번에 그런 일도 있었는데 대체 왜 추가한단 말인가.신세희는 유리의 작은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유리야, 수진이 엄마 무리에는 모두 부유한 사모님들뿐이야. 엄마는 매일 그 사람들이랑 모여서 명품이나 보석 얘기를 할 시간이 없어. 그래서 추가하지 않을 거야.""알겠어." 아이는 엄마 말을 잘 들었다. 그녀가 고생하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이는 제 엄마가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지 않았다.유리는 또 그들에게 유치원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웃고 떠들던 사이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밥을 먹은 뒤 부녀는 매일 함께 어울리곤 했다. 신세희도 이때가 가장 기다려졌다. 밖에서는 거침없던 그는 집에 오면 항상 좋은 아빠 역할을 훌륭하게 완수했다. 딸바보 같으니라고.부녀가 즐겁게 노는 걸 지켜보노라면 신세희는 차마 그들을 방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욕조에 몸을 담갔다. 그런 뒤 피부도 가꿀 생각이었다.하지만 타월을 두른 그녀가 온몸
부소경에게 안겨 침실로 들어간 신세희는 남자의 사고방식이 보통이 아니란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퇴근할 때 구서준에 대해 논의하다가 갑자기 주말에 쉬는지를 물어봤다. 그러다가 학부모의 카톡 친구 추가에 대해 논의하다가 침실 문을 닫으니 다시 구서준의 문제로 되돌아왔다."당신 남편이 좋아, 구서준이 좋아?""…모르겠어요."구서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모르겠어?" 부소경이 냉소했다."그럼 벌 받아야지.""당신이… 나아요.""내가 누군데?" 그가 계속 질문했다."내 남편이 구서준보다… 백배는 나아요."이제야 좀 똑똑해진 것 같았다.신세희는 마침내 당한 건 반드시 되돌려주어야 하는 부소경의 성정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회사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더 악독한 수를 숨겨두었기 때문이었다.내내 시달린 신세희는 죽은 듯이 잠에 빠져들었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것들을 보며 신세희는 또 하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부소경은 사고방식이 비약적인 게 아니었다. 그는 그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걸 좋아할 따름이었다.그녀를 안고 침실로 들어가기 전 보석과 명품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눴더니 오늘 아침 침대 머리맡에 보석의 향연이 펼쳐졌다. 졸린 눈을 비비던 신세희는 그만 아연해지고 말았다.그녀는 비록 경옥이나 연옥, 또는 보석과 다이아몬드를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작은 상자 안에 한가득 쌓인 색색의 보석과 진주만으로도 집을 여러 채 살 수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이 정도면 그 여자들 앞에서 자랑하기엔 충분하겠지?" 나른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세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신세희는 늘 차분하고 냉정했으며 이런 물건들을 욕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도 이 순간만큼은 어린애처럼 흥분했다.상의를 탈의한 채 한 손으로 침대를 받치고 나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를 향해 몸을 돌린 신세희가 말했다."유리를 기쁘게 해주려고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예요?" ".
“아주머니 유리는요?” 신세희는 황급히 주방으로 들어와 국을 끓이고 있던 이씨 아주머니에게 물었다.이씨 아주머니는 웃으며 신세희를 보았다. “사모님, 더 안 주무세요? 작은 공주님은 아침 일찍 엄 비서님이 데려갔어요. 도련님의 명령이라고 작은 공주님 데리고 놀이동산 가신다네요. 공주님이 엄청 좋아하시던 걸요. 특별히 저한테 엄마는 깨우지 말라고 부탁까지 하고 갔어요.”“아… 감사해요, 아주머니.” 신세희는 이씨 아주머니를 향해 웃었다.이씨 아주머니의 말을 듣자 신세희는 그제서야 오늘 부소경이 자신을 데리고 운전 연습을 하러 간다고 엄선우에게 말했던 게 생각났다.운전은 당연히 유리를 데려갈 수 없었다.하지만 엄선우가 유리를 데리고 있으니 신세희도 안심했다.밥을 먹은 뒤, 부소경은 차를 끌고 신세희와 함께 저번에 갔었던 운전 전문 학원으로 향했다. 저번에 학원에 갔을 땐 거의 해질녘이었는데, 이번엔 오전이고 주말이었다. 하지만 학원에 오고 나서 보니, 학원 안에는 원장과, 프론트 직원, 그리고 두 세명의 코치들 외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가만히 부소경이 프론트에 돈을 내는 걸 보았고, 학원 원장은 감히 받지 않으려 했지만 부소경이 명령했다. “받으세요.” 그제서야 원장은 직원에게 돈을 받으라고 했다.400만원!운전 면허 하나 따는데 400만원이나 써야하나?원장이 부소경에게 영수증으로 떼주러 들어갔을 때, 신세희는 좌우를 봤다가, 실외도 봤다가 곳곳을 훑어본 뒤 작은 목소리로 부소경에게 말했다. “저… 여기서 운전 면허 안 배우고 싶어요.”부소경: “왜? 돈도 이미 다 냈잖아.”신세희는 약간 원망 섞인 말투였다. “돈 낼 때… 나랑… 상의도 안 했잖아요. 그리고 왜 여기가 어떤지도 안 보고 바로 돈을 내요?”“뭘 봐야 하는데?” 부소경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신세희를 보았다.그녀는 평소에 이러지 않는다. 그녀는 평소에 늘 냉정하고 침착한데 오늘은 왜 이러는 거지?“이 학원 좀 잘 봐봐요. 원장이나, 직원이나, 코치들 다 합해서 5명이
신세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뒤돌아 부소경을 보았고, 부소경의 차가운 얼굴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입만 열었다. “너가 봤을 땐 그 정도 실력으로 안 비워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해?운전 하나 배우는데 울고 소리지르고, 너가 다른 사람을 박거나 놀래키면, 너 그 책임질 수 있어?”네 목숨은 가치가 없어!너도 그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지!하지만 내 딸은 엄마가 없으면 안돼!”신세희:“......” 그의 마음이 나쁘고 악랄한 줄은 알았지만, 독설을 뱉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왜냐면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신세희는 화제를 돌렸다. “그럼… 어떤 코치님께서 알려주시겠어요?”“나.”신세희:“......”다시 한번 침묵에 빠졌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속으로 이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 정말 돈이 그렇게 많은 건가? 여기까지 와서 코치도 안 쓰고, 400만원이나 내고, 이게 돈 자랑이 아니라면 뭘까?그녀가 평온하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부소경이 가만히 있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너 속으로 내 욕 하지 마! 너 같은 실력과 자질로는 이 남성에서 널 가르치고 싶어하는 코치는 아무도 없어.그래서 내가 직접 가르치는 거야!우리가 이 장소를 써야하니까 당연히 장소비를 내야하고, 게다가 운전면허도 여기서 받아야 하는데 돈을 안 내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사실 그는 남자 코치가 직접 그녀에게 운전 가르치는 꼴을 못 보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 남자를 살려둘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그녀에게 운전을 못 하게 하는 것도 불가능했다.앞으로 그는 더 바빠질 테고, 매일 그녀와 유리를 픽업할 수 없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직접 가르쳐야 했다.그의 말을 듣고 신세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합리적이냐고?그가 지금 ‘합리’를 논하자는 건가?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속으로 그의 말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 남자의 마음은 너무 깊어서 그 안
딱 지금 그녀가 입고 있는 옷만 봐도 마치 세상 물정 모르는 여학생 같았고, 마치 상아탑에서 걸어나온 것처럼 극도로 청순했다.여기까지 생각한 신세희는 자신을 비웃었다. 이렇게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이 어딨을까?그리고!신세희 넌 이렇게 심취해 있으면 안돼.그리고 넌 서시언을 잊었어. 그는 지금 어딨을까?잘 지내고 있는 걸까?서시언을 떠올리자 신세희의 표정은 처참해졌다. 그녀는 영원히 조의찬 그 사람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고 특히 회사에서 민정아가 자신을 세컨드라고 부를 때는 더더욱 떠올리기 싫었다.하지만 이 순간 신세희는 조의찬을 만나고 싶었고 조의찬에게 서시언의 근황을 들은 게 있는지 묻고싶었다. 그래도 조의찬이 자신에게 서시언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말이다.이런 일을 생각하니 신세희는 무거운 마음으로 걸어나왔다.그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소경의 그림자를 보지 못 했고, 그 누구보다 차가운 목소리만 들려왔다. “난 너가 어떠한 남자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가 또 잡생각을 한다면, 난 내 방식으로 너가 생각하는 그 사람들을 다 쫓아낼 거야.”신세희는 고개를 돌리자 유니폼을 입은 부소경을 보았다.그는 자동차 수리 기사 같은 복장을 입었고, 유니폼은 널널했다. 원래는 핏이 없어야 하는데 이 남자가 입고 있으니 다른 느낌이었다.씩씩하고, 근엄하고, 차가운 그런 느낌이었다.신세희는 속으로 찔려서 말을 더듬었다. “무… 무슨 방식이요?”남자는 차갑게 웃었다. “예를 들어, 저번에 운전 연습할 때 우리가 차에서 했던 행동이나, 또 예를 들어, 사실 저번에 우리가 다 못 했으니까, 이번엔 끝까지 하는 거지.어차피 여긴 이제 아무도 없고 장소도 넓잖아. 우리 야외에서 한번 해보는 건 어때?”신세희:“......”그녀의 얼굴은 토마토처럼 빨개졌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연습하러 왔으면 연습만 하면 되지, 왜 뭐든지 다 그런 쪽으로 연결하는 거예요?”남자는 더 차갑게 웃었다. “연습은 운전이랑 같은 거야. 너 운전의 다른 의미가
신세희를 본 여자는 신세희가 일하는 회사 직원이었고, 이 여직원은 인사팀에서 일처리를 하는 직원 온수연이었다.온수연은 평소에 세라와 친하게 지냈다.“너 이 여자 알아?” 온수연의 남자친구가 물었다.“우리 회사에 막 들어온 디자이너야. 온지 2주밖에 안 됐는데, 회사에서 뛰어난 인재야.” 온수연의 말투에는 신세희에 대한 질투가 섞여 있었다.남자친구는 있는 그대로 말했다. “이 여자 딱봐도 평범해 보이지 않잖아. 아니면 왜 여자가 운전 배우는 것 때문에 이렇게 큰 학원이 문을 닫았겠어?”“쳇! 능력 좋네! 군 도련님 마음에 든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근데… 운전 가르쳐 주는 남자는 군도련님이 아닌 것 같은데. 군 도련님은 키가 저렇게 크지 않거든.” 거리가 멀어서 온수연은 부소경의 얼굴을 보지 못 했고, 보였더라도 그녀는 부소경을 몰랐다.그녀는 그저 이 남자가 멋진 유니폼을 갖춰 입은 코치인 줄 알았다.남자친구는 온수연을 살짝 밀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낼 수가 있어? 군 도련님 같은 억만장자 도련님이 왜 여기서 코치를 하고 있겠어? 저 사람은 당연히 군 도련님이 아니야. 분명 여기 코치인 것 같은데, 이게 뭐가 이상해?”“아마 여기 원장이겠지. 아니면 학원 전체를 다 비워줄 정도의 큰 특권을 줄 수가 없잖아” 온수연이 분석했다.남자친구가 말했다. “응, 네 말이 맞아.”“봐봐, 이 신세희라는 여자는 그럼 어떻게 원장한테 붙어먹은 걸까? 이 여자 진짜 쉽지 않네. 한동안 민정아 형부에다가 한 다리 걸치고, 지금은 또 운전 학원 코치라니. 밖에서 이렇게 남자를 많이 만나면서 군 도련님 앞에서는 순진한 척 하더라니까?제일 중요한 건, 온지 얼마 안됐는데 세라씨 자리까지 뺏었어.내가 이 여자 사진 찍어서 군 도련님한테 보여드려야겠다.”“일 키우지 마. 남의 사람 함부로 찍는 건 사생활과 초상권 침해야!”“뒷태만 찍으면 되지. 얼굴은 잘 안 보여.” 온수연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사진을 찍은 뒤 남자친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남자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녀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남자는 이미 지친 걸 알았다. 집에 가고 싶으면 가야지 뭐.그러나, 집으로 가는 길에 신세희가 기대했던 것처럼 집에는 따뜻한 국과 밥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이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2시 반이었고, 원래 이 시간은 이씨 아주머니가 청소를 하는 시간이었다.하지만 오늘은, 이씨 아주머니가 집에 없었다.전화를 해서 물어본 뒤에야 이씨 아주머니는 지금 놀이동산에서 유리를 데리고 놀고 있다는 걸 알았다.부소경의 전화를 받고 이씨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련님… 전 점심때 돌아오시는 줄 모르고, 도련님께서… 나가실 때 저한테 말씀을 안 해주셔서, 그… 엄 비서님 말로는 도련님이랑 부인께서 집에서 점심 안 드실 거라고, 방금 막 전화로 작은 공주님이랑 같이 놀자고 저를 불러 내셔서요. 엄 비서님이 작은 공주님이 화장실 가실 때 같이 갈 여자가 필요하다고 하셔서요.”“알겠어요, 유리 잘 챙겨주세요.” 부소경은 간단하게 말했다.말이 끝나고 그는 다시 엄선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엄선우는 신유리를 손에 잡고 공중 미끄럼틀을 태워주고 있었다. 부소경의 전화를 보자 엄선우는 즐거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도련님, 어떠세요? 오늘은 저 칭찬 해주실만 하죠?저 일 좀 잘하지 않나요? 오늘 도련님이 계속 계실 것 같아서, 부인과 같이 운전 연습도 하시는 김에 다른 것도…”엄선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소경이 잘라버렸다. “얼른 셰프 하나 구해, 이씨 아주머니랑 교대시간 돌릴 수 있게.”“네, 도련님. 당장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월급은… 얼마나 주실 생각이신가요?”“월급은 네 월급에서 깔 거니까, 네가 주고 싶은 만큼 줘.” 부소경이 차갑게 말했다.엄선우:“......”부소경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네가 요리해.” 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에게 말했다.신세희:“뭐라고요?”“네가 요리 하라고!” 남자는 다시 한번 말했다.신세희:“......” 그가 그녀에게 요리를 시킨다고?
신세희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왜, 왜 그래요?”남자는 신세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그저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보다가, 물고기 요리를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긴 뒤 한 입도 신세희에게 주지 않았다.신세희:“......”정말 그를 다시 보게 됐다!그녀는 그의 차갑고, 매정하고, 독하고, 박력있고, 독설만 뱉는 모습만 알았다.그녀는 오늘 한 가지 더 알았다. 그는 뜻밖에도 여자의 음식을 뺏어 먹었다.이 잉어요리는 그녀가 만든 건데, 잘 만든건가?이 요리를 그가 다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지막엔 가시랑 국물만 살짝 남아 있었다.그리고, 이 요리가 매웠나?그녀는 그가 물고기 요리를 먹는데 땀을 한 가득 흘린 걸 발견했고, 그는 잉어 한 마리를 다 먹었다. 남자는 배부른 모습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나 샤워 좀 하고 올 테니까, 이따 잠옷 좀 갖다줘.”신세희:“네......”배고프다고 한 건 그녀였는데, 정작 그녀는 지금까지 밥 몇 숟가락도 못 먹었다.가만히 그가 세면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배가 고파서 젓가락으로 접시에 남은 잉어요리 국물을 살짝 찍어 먹었다가 바로 굳었다.이게 물고기가 맞나?이건 소금덩어리가 따로 없었다.짠 건 말할 것도 없고 굉장히 맵기까지 했다.어쩐지 그가 물고기 요리를 먹는데 땀을 잔뜩 흘리고, 물도 많이 마시고 밥도 두 그릇이나 먹었다.자신이 만든 물고기 요리는 많이 짜고 많이 매웠다.하지만 그가 혼자서 다 먹어치웠다.신세희의 마음은 갑자기 따뜻해졌다.황급히 밥을 먹고 접시들을 치운 뒤 그의 안방으로 들어가 파란색 잠옷을 챙긴 뒤 세면실 문 앞으로 왔다. 그는 아직 샤워하고 있었고, 신세희는 문을 두들기려 했지만 민망해서 두들기지 못 했다. 안에서 나는 물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그냥 밖에서 기다렸다.“들어와!” 남자가 갑자기 말했다.신세희:“네?”“안 들어오면 나보고 옷은 어떻게 입으라고?” 남자가 물었다.신세희는 그제서야 문을 열고 들어 갔고, 세면실 안은 연기가 자욱해서 잘 보이지 않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