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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왜요?"

멍해 있는 엄선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신세희가 물었다.

엄선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그거 알아요? 회사에서 민정아에게 되갚아 준 것도, 구 대표님을 거절한 것도 세희 씨가 처음이에요. 게다가 구 대표님도 처음으로 먼저 여직원에게 음식을 대접하려고 했죠. 그런데 이렇게 보기 좋게 실패할 줄이야. 세희 씨 얌전하게 생겼는데 이런 성격일 줄은 몰랐어요."

엄선희는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신세희가 마음에 들었다. 깔끔하고 책임감 있고, 수다스럽지도 않았고 천박하지도 않았다.

신세희도 엄선희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녀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6년 전에 출소한 이후로 줄곧 암투 속에 휘말려 정신이 없었다. 그녀에게 이렇게 마음을 열고 다가와 준 사람은 엄선희가 처음이었다.

하여 신세희도 엄선희에게 숨김없이 말했다.

"난 그저 일 열심히 해서 월급 제때 받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만약 내가 민정아 씨 자리에 그 의자를 다시 돌려놓지 않았다면 다치는 건 나였을 거예요. 아무리 내가 고지식해도 이런 일까지 참지는 않아요."

엄선희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머뭇거린 그녀가 다시 물었다.

"그나저나 정말 구 대표님과 식사하지 않을 거예요?"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나왔다.

신세희가 담담하게 말했다.

"왜 먹어야 하는데요? 나는 그 사람과 친해지고 싶지도 않고, 잘해보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어요. 밥 한 끼 먹었다고 사람들 미움만 잔뜩 살 텐데 굳이 먹을 필요가 있나요?"

신세희의 말에 엄선희가 웃음을 터뜨렸다.

"세희 씨 말이 맞아요. 그럼 나도 안 갈 거야. 우리는 우리답게 행동해요."

이윽고 엄선희가 다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지만 이런 밀당이 구 대표님에게 먹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비록 남성의 제일 잘나신 그분과 비교할 순 없지만 구 대표님과 결혼하는 건 엄청 자랑스러운 일이라고요. 사실 마음속으로 그런 꿈을 꾼 적은 있어요."

"풋..."

엄선희의 말에 신세희도 즐거워졌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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