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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부소경은 부씨 집안을 정복하고 이 도시를 정복하여 이 땅 위의 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그는 딸바보였다. 사람이란 참 신기했다.

유리가 이렇게 즐거워했던 적이 드물었기에 신세희는 차마 두 사람을 방해할 수 없었다. 9시 30분이 될 무렵, 졸음을 버티지 못한 유리가 꾸벅거리자 신세희는 아이를 씻긴 뒤 귀여운 피카츄 잠옷을 입혀 공주 침대에 눕혔다. 그런데 신유리가 중얼거렸다.

"엄마, 나 아빠…, 아니 악당이 이야기 들려줬으면 좋겠어."

"……"

그녀가 말리기도 전에 부소경이 다가왔다.

부소경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신세희가 들려주었던 잔잔한 이야기와는 달랐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강직함과 부드러움이 섞여 있었는데 주인공이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였다. 생생한 이야기에 아이도 잔뜩 몰입했다.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갔고 그제야 부소경은 자장가를 속삭이듯 느릿느릿한 목소리로 아이를 재웠다.

부소경이 정성을 다해 아이를 보살피는 것을 본 신세희는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녀는 일단 샤워하기로 했다.

그녀도 이젠 어엿한 직장인이었기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만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세면실에 도착한 그녀는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하루 새 텅 비었던 세면실에 스킨케어 제품, 마스크팩, 색조화장품들이 잔뜩 비치되어 있었다. 그녀도 들어본 적 있는 성분이 순한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었다.

굳이 광고를 많이 하지 않아도 화장품 자체의 품질만으로 사랑을 받으며 여태 이어져 온 브랜드였다. 예전에 그 작은 도시에서 지낼 때 강정운이 그녀에게 격려차 이런 화장품 세트를 준 적 있었다.

간단한 3종 세트일 뿐인데도 이백만 원을 웃돌았다.

그때 신세희 덕분에 프로젝트를 무사히 완성했다며 상으로 준 것이었는데 처음엔 그저 괜찮은 브랜드인 줄만 알았다. 그녀는 유명 쇼핑몰에 가서 저렴한 화장품으로 교환하려고 했었다. 그러다 이백만 원짜리 화장품인 걸 알게 되었고 사용하기 아까웠던 그녀는 돈으로 환불했다.

현재 세면실에 갖춰진 건 그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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