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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신세희도 어느새 아이가 장난감 조립에 빠져 스스로 완성해나가는 모습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니 그녀도 덩달아 격려되는 것만 같았다.

신유리는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인생 첫 로봇을 조립해냈다. 잔뜩 신난 아이는 두 번째 로봇도 조립하려 들었다.

옆에 있던 부소경이 짐짓 미간을 찌푸리며 주의를 주었다.

"방금 거보다 더 어려울 텐데."

부소경조차도 아이가 성공하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아직 어리니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좋았다.

그러나 신유리는 승부욕이 강한 아이였다. 아이가 똑같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흥! 날 우습게 보지마, 이 못된 아빠야. 이것도 잘 할 수 있다고. 우리 내기해!"

"안 될걸?"

부소경이 피식 코웃음 쳤다.

서른이 넘은, 평생을 냉혹하게 살아온 남자가 자기 딸과 아이처럼 장난쳤다.

그조차 지금 자기가 얼마나 무해한지 알지 못했다.

지켜보고 있던 신세희도 과연 딸아이가 훨씬 더 어려운 로봇을 잘 조립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딸아이를 응원하느라 꼭 쥔 손에 땀이 맺혔다.

만약 30분 전의 신유리였다면 난도가 상승한 로봇을 금방 포기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부소경이 잠재력을 깨워주니 아이는 낑낑거리며 몇 번이나 다시 시도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더구나 힌트도 거절했다.

그러다 네 번째 시도만에 드디어 스스로 해내고 말았다. 하나를 보고 열을 깨우친 아이는 로봇이 변신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리저리 조립하며 다른 모양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세상에!

마치 위대한 걸 발견하기라도 한 듯 신유리는 흥분해서 팔짝팔짝 뛰었다.

잔뜩 신이 난 아이가 부소경을 불러댔다.

"못된 아빠, 아빠가 졌어, 졌다고! 내가 이겼어!"

한바탕 춤을 추고 난 뒤 신유리는 부소경의 품을 파고들었다. 말랑한 손이 스위치를 돌리듯 부소경의 코를 비틀었다.

"못된 아빠가 졌어!"

아이는 아버지의 코를 비틀며 잔뜩 거드름을 피웠다.

밖에 있던 신세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말렸다.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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