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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부소경의 안색이 대번에 굳어졌다. 그가 이를 갈며 반문했다.

"뭐라고?"

이 여자는 정말이지 그의 화를 돋우는 재능을 타고난 게 틀림없었다.

신세희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구경민 씨는 선비같이 고고한 분위기를 풍기더라고요. 그 사람의 지위도 당신 못지않을 텐데 날 싫어하지 않을까요?"

부소경이 신세희의 목을 덥석 움켜쥐었다.

"본인을 그런 식으로 매도하지 마!"

그의 손에 잡힌 신세희는 말을 할 수도,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었다. 그저 옅은 신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 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부소경이 손을 뗀 뒤에도 신세희는 한참 기침하고 나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이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네."

부소경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드레스숍 직원이었다.

"대표님, 말씀하신 사이즈와 스타일로 준비한 상품들입니다. 이분...께서 착용하실 건가요?"

직원이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신세희는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지 듣지 않아도 훤했다. 부소경을 따라와 이곳에서 피팅하고 있었으니 아마 사람들은 자신을 사교계의 꽃쯤으로 여길 터였다.

부소경은 대답 대신 직원에게 명령했다.

"갈아입혀요."

"네, 대표님."

친절한 미소를 머금은 직원이 신세희에게 말했다.

"고객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신세희가 고분고분 직원을 따라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어머, 고객님, 몸매가 너무 좋으시네요. 마르신 분인 줄 알았는데 체형도 적당하시고 볼륨감도 있으시고요."

직원이 신세희에게 칭찬을 늘어놓았다.

미처 예상치 못했던 터라 그녀의 얼굴에 또다시 홍조가 깃들었다.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부끄러워하시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대표님께선 저희 가게를 자주 방문하시는 편이에요. 중요한 파티에 참석할 때면 계약서를 작성한 여배우들을 파트너로 데리고 가시거든요. 하지만 대표님께서 그분들의 드레스 비용을 지불하는 건 아니에요. 모두 계약금에 포함되어 있거든요. 6년 사이에 대표님께서 사전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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