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경의 말을 들은 신세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피팅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었다.피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더구나 이런 옷들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불과했다.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자 신세희는 더욱 피곤해졌다."힘들어?"부소경이 물었다.신세희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괜찮아요."부소경이 직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골랐던 것들 모두 포장해줘요."속으로 쾌재를 부른 직원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대려 주십시오."다시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본 그가 물었다."다른 옷들은 마음에 들어?"전부 그가 심혈을 기울여 고른 디자인들이었다. 세련되거나 청순한 것들 모두 그녀의 냉랭한 성격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선별했다.고개를 살짝 숙인 신세희가 말했다."상관없어요.""......"신세희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미 입고 있잖아요. 많이 사는 건 낭비가 아닐까요."자신은 돈을 갚는 신세가 아니던가? 문득 드레스값도 갚아야 할까 봐 걱정되기 시작했다.하여 그녀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오늘만 입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입을 일이 많을 테니까!"부소경이 언짢은 듯 언성을 높였다.아,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앞으로 시중들어야 할 남자가 적지 않을 터였다. 하루에 여러 명을 상대할 수도 있었으니 옷을 여러 벌 갈아입어야 하는 경우도 있을 테지.입을 꾹 다문 신세희가 부소경의 손에 이끌려 드레스숍을 나섰다. 뒤에서 상품을 준비하던 두 직원이 속닥거렸다."두 분 너무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대표님은 노련하신데 여자분은 좀 어리신 것 같아. 저렇게 청순하게 입으시니 더 어려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한 20대 초반?""대표님 곁에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이 말을 듣게 된 신세희가 쓴웃음을 지었다.행복한 건가?사실 그녀에게 행복이란 아주 단순했다. 유리가 쑥쑥 자라고, 학교도 다니고, 서시언이 아직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 이거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었
또한 지나치게 체면을 차리는 것 같기도 했다."경민아, 난 네가 불러서 나온 거다? 근데 소경이가 내 체면을 뭉개버릴까 봐 걱정돼. 걔가 얼마나 칼 같은지 네가 나보다 더 잘 알 거 아니냐. 물론 나야 화해할 마음이 있다만, 걔가 날 용서하지 않으면 어떡하냐?"서른 살 남짓한 남자의 얼굴에는 가로로 긴 흉터가 나 있었다. 사나워 보이는 그의 옆자리에는 요염한 미인이 앉아 있었다."정문재."구경민이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다."너한테 뭐라고 하는 건 아닌데, 부소경이는 너는 고사하고, 예전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내 체면조차도 세워주지 않는 녀석이야. 사람이 좀 독하긴 한데 그렇다고 뒤에서 칼을 꽂는 인간은 아니야. 근데 네가 한 짓을 생각해 봐. 네가 발목을 잡지 않았더라면 걔 어머니가 감옥에 갔겠어? 그분이 감옥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지도 않았을 거야. 그런데 소경이가 어떻게 너랑 쉽게 화해할 수 있겠어?"정문재가 풀이 죽은 채로 말했다."나도 걔네 형님들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그때 부씨 집안 세력이 보통이었냐?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우리 집안 남서부 사업은 진작에 망했어. 나라고 무슨 방법이 있었겠어.""그럼 지금이라도 잘못을 순순히 인정해."구경민은 전혀 봐주지 않았다."문재야, 내가 네 죽은 형과 전우 사이라서 이 자리를 마련한 거야. 너희들이 화해하는 것까지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어.""예예, 감사합니다, 형님!"정문재가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부소경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앉아 있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소경아."구경민이 반갑게 불렀다.그와 비슷한 또래의 두 남자도 웃으며 그에게 인사했다."소경아, 왔어?"부소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신세희의 손을 여전히 놓지 않았다. 신세희의 표정도 더없이 차분하고 고요했다.그녀가 입고 있는 미니드레스는 룸 안의 다른 여자들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그녀들은 섹시하거나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반면 신세희는 망울
신세희가 내뱉은 말로 룸 안이 소란스러워졌다.부소경이 밖에서 어떤 여자를 데려왔는데 그 여자와 원한이 있는 것 같더라는 소문이 며칠 동안 운성 내에 파다하게 퍼졌다. 아마 저 여자가 그 당사자인 듯싶었다.이 자리에 데려온 걸 보니 부소경이 오늘 제 친우들에게 무슨 선물이라도 주려는 건가 싶었다.얼음장 같은 낯빛을 한 부소경이 신세희의 귓가에 대고 짓씹듯이 내뱉었다."그렇게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못해서 안달 났어?"신세희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네."그 뒤로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이 자리까지 왔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사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그저 부소경의 지시에 따르면 그만이었다."......"부소경은 당장 신세희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오늘 여기에 있는 사람 중 네 명은 그와 생사를 함께한 형제였다.당시 부소경은 부씨 집안에서 고립된 상태였다. 그는 집안의 고용인보다도 못 한 처지였으며 상속권조차 가질 수 없었다.부씨 집안과 관련된 사업에 손을 댈 수도 없었으며 그렇다고 부씨 집안의 하인 노릇을 할 수도 없었다. 겉보기에는 여전히 부씨 집안의 도련님이었으니까.부성웅의 아들이었음에도 당장 굶어 죽게 생겼다는 말이었다. 얼마나 고달픈 삶이었을지 누구도 감히 짐작할 수 없었다.나중에 유배되듯이 해외로 쫓겨났을 때야 그는 비로소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머니가 외국에서 괜찮은 직업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부소경은 난생처음 그의 형제와도 같은 구경민을 사귀게 되었다.두 사람은 함께 조직에 가입했고 지옥 같은 훈련을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부소경은 구경민의 목숨을 구한 적도 있었다. 하여 두 사람은 생사를 같이한 친구가 되었다.후에 구경민은 귀국했지만 부소경은 여전히 외국에서 지냈다.또 나중에 부소경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둘째 삼촌과 셋째 삼촌에게 배척받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정문재를 만나게 되었다. 당시 정문재는 칼에 찔려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얼굴의 상처도 그때 생긴 것이었다
그 사람들은 모두 그의 심복이었다.6년 전 부소경이 최후의 반격을 가하던 날 밤, 그가 부씨 가문의 모든 구성원을 거의 도륙 내다시피 했지만 F그룹은 미동도 없었고 조금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하루아침에 F그룹의 주인이 바뀌었다. 원래대로라면 남성은 물론 전국이 떠들썩해졌을 테지만 그가 부임한 첫날, F그룹에서 내로라하는 권력을 거머쥔 고위층 인사들은 마치 익숙하다는 듯 공손하게 그를 "부 대표님"이라 칭했다.부태성과 부성웅은 그가 만만치 않은 인물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부소경은 비록 F그룹에 몸담고 있지 않았지만 이미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가문의 기업은 사생아에게 절대 물려주지 않으며, 사생아는 어떠한 대우도 받지 못한다는 규칙이 산산이 깨졌다.부씨 가문의 씨를 말려버린 부소경은 겨우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큰엄마만을 살려두고 그들의 앞에서 평온하게 말했더랬다."난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닙니다. 사생아로 살기는 더더욱 싫었고요. 당신들이 날 태어나게 했으니 나도 내 배다른 형제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겠습니다. 그게 싫었다면 낳지를 말았어야지요. 물론 당신들은 이미 그 대가를 치렀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후회하긴 너무 늦어버렸군요. 이젠 사생아를 낳지 않는 방법밖에 없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부태성과 부성웅은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그들은 바로 부소경의 존재를 인정했다. 부소경이 F그룹 최고 권력자임을 승인했으며 그를 부씨 집안의 명실상부한 자손으로 받아들였다.그가 이 모든 걸 이뤄낼 수 있었던 건 그의 잔인함과 통제력 덕도 있었지만 더 많이는 그의 인맥과도 관련이 있었다.모두 그더러 성정이 잔악무도해 혈육조차 봐주지 않는다며 손가락질했다.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그의 혈육 중에서도 그를 먼저 죽이려 들지 않았던 자가 없었다.형제들이 목숨을 걸고 부소경을 도운 덕분에 오늘의 영광과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다. 부소경의 친우들은 모두 특정 지역에서 권력을 장악한 거물들이었다.부소경은 이 나라의 핵심 국
부소경이 표정을 잔뜩 구기고 있을 때 구경민은 하마터면 꺽꺽거리며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본인만큼 부소경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이도 드물었다.부씨 집안의 억압 속에서 보란 듯이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건 그가 결코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셈이었다.그들 형제가 함께 손을 잡고 몸집을 부풀렸다고는 하나 그 핵심은 여전히 부소경이었다.그런데 6년 동안 모두를 벌벌 떨게 했던 잔인한 사람에게 마침내 그의 고삐를 틀어쥘 만한 여인이 나타난 것이었다.구경민은 무표정한 신세희가 단 한마디로 부소경의 말문을 턱 막히게 했음을 똑똑히 보아냈다.부소경이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자 구경민이 장난스레 응수했다."그렇군요, 세희 씨. 소경이가 여기로 데려올 만한 접대부라면 아주 대단한 사람이겠는 걸요.""어... 감사합니다?"구경민이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저 여잔 대체 뭔데?"고개를 돌린 정문재가 옆자리의 구경민에게 대뜸 질문했다.구경민이 코웃음 쳤다.“뭐긴, 소경이가 단단히 감긴 모양이지."두 사람은 한가롭게 술잔을 주고받으며 부소경을 지켜보았다.사실 그들은 잔뜩 기대 중이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소경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까 봐 전전긍긍하던 정문재였지만, 구경민과 장진혁이 그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확신이 서자 정작 지금은 부소경이 형제들 앞에서 어떤 추태를 보일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남성에서 부소경은 권력의 상징으로 불렸으며 소문만으로도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그러나 생사고락을 함께한 형제들 앞에서는 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곤 했다.부소경의 추태를 잔뜩 기대하고 있을 때 마침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큰엄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부소경에게 있어서 그녀는 딱히 중요한 인물은 아니었다.하숙민이 부성웅의 정부로 전락하게 된 건 큰엄마의 농간 때문이었다.그녀에 대한 감정은 증오로 점철되어 있었다.하지만 큰엄마는 늙었고 그녀의 세 아들도 연이어 세상을 등졌다. 만약 부소경이 자신의 권력으로 고통을 홀로 견
부소경이 여기 앉아 있으니 좀 나아졌는데, 부소경이 나가서 전화를 받자 신세희는 아무도 기댈 사람이 없었다.넓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신세희에게 향했다.구경민은 자상하게 웃었다.장진혁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정문재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구경민을 보며 그에게 소식을 듣고 싶었다. 그동안 서남쪽에 있던 정문재는 부소경과 왕래가 적었기에 상황을 잘 몰랐다.하지만 그는 부소경의 약혼녀가 임씨인 건 알고 있었다. 임서아.하지만 이 여자는 뭐지?방 안, 여러 남자들의 시선은 모두 신세희에게 향해 있었다.모든 남자 옆에 있던 여자들도 신세희를 훑어봤다.여자가 있는 곳은 말도 많은 법이었다.그리고 마침 부소경이 없으니 분위기도 편해졌고, 그 중 두 여자가 작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들었지, 저 사람이 부소경이 데려온 여자래.”“그때 저 여자가 부소경의 결혼을 깼다던데.”“부소경 진짜 너무하다! 근데 자기한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절대 놓아주지 않는데!”“너 이 여자가 하는 말 못 들었어? 그냥 술 따라주러 온 사람이라잖아. 그럼 부소경은 분명 이런 방식으로 저 여자를 괴롭히려는 거야. 그런 말 있잖아, 귀한집 아가씨를 타락시키게 길들인다는 거. 그게 제일 재밌는 거지.게다가 저 여자 6년전에 상류사회에서 끼려다가 결국 기회를 못 잡았데.”두 여자는 중얼거렸고 다른 긴 웨이브 머리를 한 사람은 듣고 있었다.그 중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긴 웨이브 머리를 한 여자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얼굴이 낯이 익은데 저번에 해외에서 최고의 신인상을 받으신 영화배우 에일리씨 아니세요?”긴 웨이브 머리의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에일리에요.”에일리는 오늘 상위층의 영화광인 사람의 부탁 때문에 그 영화광의 남편과 함께 이 작은 모임에 참여하러 왔다. 그 영화광은 좋은 집안의 사람이었고, 친정이 서울에서 지위가 높았으며 사돈 집안은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최근 2년전 남성으로 돌아왔다.이 모임에 오기 전 그 영화광은 에일
신세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꿋꿋이 손을 씻었다.“술집 아가씨!” 에일리는 거부할 수 없는 명령조로 말했다. “내가 발이 삐어서 신발 좀 들어 달라고. 내 말 못 들었어?”신세희는 손을 씻고 뒤돌아 에일리를 보았다.여자는 예쁘고 거만했다.한편 신세희는 담담하고 무미건조해 보였고, 그녀의 말투는 더 담담했다. “좀 비켜주세요.”에일리는 화가 나서 머리를 넘기며 가슴을 내밀고 신세희의 길을 막았다. “술집 여자가 이렇게 예의가 없어? 내가 신발 좀 들어달라고 하잖아! 너도 네가 부소경 옆에서 술 따르는 여자인 거 알잔아. 그럼 부소경이 널 언젠간 죽을 때까지 괴롭힐 것도 알겠네. 내 신발 한번 들어주면 내가 널 구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이래도 모른 척할 거야?”신세희는 도저히 아는 사이도 아닌 여자랑 화장실에서 실랑이를 하기 싫어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안 비키실 거예요?”에일리: “......”이런 술집 여자가 왜 이렇게 당당해!에일리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신세희는 에일리를 밀치고 나갔다.에일리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이때 발이 정말 삐어버렸다.에일리는 일어나서 발을 절뚝거리며 신세희를 붙잡았다. “너, 너 내가 누군지 알아?”정말 화가 났다.비록 그녀는 아직 정식으로 상류사회에 입성하지 못 했지만, 연예계에서는 이미 탑이었다. 많은 회사들이 그녀와 계약을 하고싶어 했고, 상류사회 사람들은 그녀의 팬이었다.그녀에게 사인을 받는 것도 하늘에서 별 따기였다!어쩌면 그녀는 좀 이따 부소경과 손을 잡거나 다음번에 단 둘이 밥을 먹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술집여자는 자신을 공기취급하니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신세희는 귀찮은 듯 에일리를 보았다. “몰라요.”“코는 왜 막고 있어!” 에일리는 매섭게 물었다.“그쪽 몸에서 냄새가 너무 나서요. 역겨워요.” 신세희는 이 말을 하고 화장실에서 나갔다.그녀는 모르는 여자랑 싸우기 싫었다. 어차피 다 옆에서 술만 따르는 사람들끼리 싸워서 뭘 할까?화장실에서 나오자 부소경은 이미 전
그 도망간 시간은 6년이었다.서시언의 부모는 서시언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귀국한 서도영을 저가에 매수했다.지금 서도영은 다시 서씨 기업의 책임자가 되었다.그리고 서시언의 가족은 부소경이 해외로 쫓아내 생사가 불분명해졌다.부소경이 신세희와 서시언의 위치를 찾는데 있어서 서도영도 한 몫했다.서도영이 부소경을 도운 건 그는 부소경에게 붙어서 부소경 무리에 끼고 싶었기 때문이다.운성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잡고 싶어 했다.게다가 서도영은 자신이 부소경 무리에 들어가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서시언의 아내가 구경민의 이복누나이기 때문이다.이런 관계로 원래 4형제의 모임이었는데, 서도영이 운 좋게 참여할 수 있었고, 서도영이 대화 주제를 못 꺼내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여자가 자발적으로 입을 열었다.역시 유명한 연예인은 달랐다.에일리의 행동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녀의 사교성도 일류였다. 만약 에일리가 아내의 친구가 아니었다면, 아내의 강력한 말들만 아니었다면 서도영은 이 여자를 자신의 잠자리 상대로 삼고싶어 했다.에일리의 말에 서도영은 일어나 친절하게 말했다.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이 쪽은 운성 사업계의 우두머리이신 부씨 가문의 장남, 부씨 기업에서 제일 높으신 부소경 대표님이세요.부 대표님, 안녕하세요. 여기는 세계적인 영화배우 에일리씨예요.”에일리는 예의바르게 부소경과 악수를 하려 했다.그러나 부소경은 움직이지 않았다.에일리는 무안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고, 그녀는 자신의 앞가림을 잘 했기에 얼른 손을 부소경 옆에 있는 신세희에게 뻗었다. “이 아가씨가 본인이 술 따라주는 사람이라고 했죠? 그럼 아가씨 궁금한데 왜 계속 서 대표님을 보고 계신거죠? 혹시 서 대표님이 그쪽의 새로운 타겟인가요?”에일이의 말에는 가시가 박혀 있었고, 눈빛은 거만하게 신세희를 보고 있었다.신세희는 여전히 서도영을 보며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그녀는 방금 들어올 때 부소경의 옆에만 서 있었고, 고개를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