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한 마디에 모든 사람이 굳었다.사람들이 반응을 하기 전에 신세희는 이미 서도영의 앞으로 와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저희 오빠랑 무슨 사이세요? 저희 오빠 지금 어딨는지 아세요? 지금 잘 지내고 있나요?”서도영은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이 방안에 있는 사람들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무슨 사이인지 다 알았고 거기엔 서도영도 포함이었다.운성으로 돌아온 서도영은 부소경과 친해지기 위해 주동적으로 아저씨 아줌마에게 다가 갔으며, 아저씨 아줌마가 서시언과 하는 얘기를 들은 그때, 드디어 서시언의 약점을 알게되었다. 이걸 통해서 부소경은 서시언과 신세희를 찾을 수 있었다.부소경은 신세릐를 미워했고 서도영도 아저씨 아줌마의 대화에서 들었다. 그래서 신세희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 순간 서도영은 내키지 않는 말투로 다그쳤다. “이 여자가 지금 뭐 하자는 거야!넌 내 의복동생을 해쳤으면서 나까지 해치려고?내가 똑똑히 말할게!나 유부남이야!나랑 아내랑은 사이가 좋아서 너 같은 여자는 눈에도 안 들어와!”신세희는 벙쪘다. “의복동생이요? 저희 오빠가 의복동생이라고요? 지금 어딨는지 아세요?”서도영은 차갑게 말했다. “너도 걔가 어딨는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겠어? 너가 피해 끼친 사람이라고 생각 안 해? 부 대표님한테 잡혀왔으면 주제를 알고 가만히 있어!”그녀에게 피해를 입었다.그녀는 부소경에게 잡혀왔다.신세희는 이 얘기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뒤에 서 있는 부소경이 보였다. 신세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부소경을 보았다. “죄… 죄송해요. 제가 이성을 잃었어요.”그러게.신세희는 이성을 잃었다.방금 순간 서도영을 보고 그녀는 갑자기 서시언이 생각났고, 서시언은 신세희가 엄마를 잃고 하숙민까지 잃었을 때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 유일한 그녀의 가족이었다.그 시간동안 그녀와 서시언은 서로를 의지했다.서시언은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었다.하지만 오늘 날 부소경에 의해 해외로 보내져 어딨는지 알 수 없었다.부소경의
“발로 왜 차!” 정문재가 말했다.보기만 해도 분위기는 긴장감이 넘쳤고 신세희는 일어나서 말했다. “네 맞아요. 저는 여기에… 접대하러 온 거예요.”이 말을 하면서 신세희는 부소경의 표정이 얼마나 어두워졌는지 알리가 없었다. 에일리는 부소경의 심각한 표정을 모두 보았다.에일리는 꾀꼬리 같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우선 그쪽이 누구를 접대를 하러 왔든 부대표님 벌주 30잔부터 그쪽이 먼저 마시고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요.30잔 다 마시고 취하거나 그러면 더 매력적일지도 모르죠. 그리고 보통 술집 여자들은 술 잘 마시잖아요. 보통 다들 술을 다 마시고 남자들한테 접대를 하지 않나요?”말이 끝나자 에일리는 강제로 신세희에게 술을 따라주었다.그녀는 오늘 꼭 술로 이 여자를 죽일 생각이었다.이 방에서 신세희를 취하게 만들면 그녀가 부소경과 더 가까워질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하지만 에일리가 술잔을 잡자 부소경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에일리 라고 했죠?”에일리는 살짝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부 대표님, 제가 에일리입니다…”“영화배우?” 부소경이 또 물었다.에일리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네, 맞아요. 대표님도 제 영화를 보셨군요. 제가 해외에서 최근에 작은… 상을 하나 탔거든요.”에일리는 적극적인 여자였다.그녀는 자신을 자랑하는 순간들이 많았다.그래서 짧은 시간안에 주연을 맡을 기회들이 많았고, 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쟁취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런 성격 덕에 해외에서 상도 받고 유명세를 더 탈 수 있었다.이 순간 에일리는 더 기회를 잡으려 했다. “대표님, 앞으로 제가 필요한 순간이 있으시다면 제가 기꺼이 돕겠습니다. 저는 배우라서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잘 하고요.많은 감독님들도 제가 배역에 딱 맡게 연기를 잘 한다고 좋아하시거든요.앞으로 제가 대표님 회사에 모델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제품이든 다 제가 책임지고 열심히 맡겠습니다.”원래 거만했던 에일리는 이 순간 부소경의 앞에서는 도도하고 겸손했다.부소경
에일리: “… 부 선생님 뭐라고 하셨어요?”그녀는 부소경이 자신에게 술집여자를 연기하라고 한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런 수치심을 그녀는 단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술집 여자하라고요.” 부소경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에일리는 얼른 대꾸했다. “부 대표님! 이미 옆에 술집 여자가 있으시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도 아니고 그런 연기도 안 해요!”부소경의 말투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았다. “그럼 오늘 여기 왜 온 거죠?”에일리: “저는 서 대표님 파트너로…”“서 대표 아내가 경민이 이복 누나 맞죠?” 부소경이 물었다. “그럼 그쪽은 여기에 무슨 신분으로 온 거죠?”에일리:“......”“옆에서 같이 술 마시면 술집 여자죠! 옆에서 같이 술 마시는 주제에 무슨 자존심을 세우고 그래요?” 부소경이 매정하게 말했다.에일리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부 대표님…” 그녀가 입을 열자 신세희는 또 의식적으로 코를 막았다.신세희는 도저히 이 냄새가 적응되지 않았다.굉장히 코를 찔렀다.그녀가 곡현에 있을 때 한동안 노가다를 한 적이 있었는데, 물이 안 맞아서 코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었다. 그래서 특히 쎈 향수의 향은 못 맡는다.신세희가 코를 막자 에일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너! 너 술집 여자 잖아! 너야말로 술집여자야! 네가 뭔데 코를 막아, 이 향수는 네가 평생 갖을 수도 없어!”신세희는 입술을 깨물고 침착하게 에일리를 보았다. “아가씨! 제가 술집 여자인 거 자꾸 알려주실 필요 없어요. 그러니까 저랑 좀 떨어져서 앉아주실래요? 부 대표님이 술집 여자 하라는 거랑 저랑은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저는 당신을 모르고 본 적도 없어요.그래서 저희가 원한도 없지 않나요?왜 저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시죠?방금 화장실에서도 신발을 들어 달라고 하고, 지금은 사람들 앞에서 저를 다그치시네요. 저는 부대표님의 파트너지 당신의 파트너가 아니에요.그러니까 저랑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주세요!”에일리:“......”그녀는 정말 이 싸가지없는 여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고칠게요.그러니까 대표님께서 저한테 기회를 주시면 안될까요?”부소경은 에일리를 흘낏 보았다.그리고 신세희를 보며 말했다. “방금 너한테 왜 신발 들어 달라고 한 거야?”신세희는 고개를 숙인 뒤 저었다. “저는 저 사람 알지도 못 하고, 손이 찝찝해서 씻고 있었는데 저분이 들어오셔서 다짜고짜 신발을 들어 달라고 했어요.”말을 한 뒤 신세희는 담담하게 부소경을 보았다. “부 대표님, 무슨 게임을 하시려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장소에 저는 처음이니까요. 저한테 시키고 싶은 일이 있으시면 바로 말로 하세요. 제가 할게요.”부소경은 다시 에일리를 보았다. “그럼 이렇게 하죠. 당신이 무릎 꿇고 신세희한테 신발을 신겨주고 용서를 구한다면 벌주 안 마시게 해줄게요. 어때요?”에일리:“......” 지금 술집여자 신발을 신겨주라고?게다가 무릎까지 꿇고?용서까지 받아야 한다고?에일리는 엄청난 모욕이라고 생각했지만 부소경이 절대 자신을 안 놓아줄 것 같은 눈빛을 보면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신세희를 보며 한 발짝씩 다가갔다.신세희는 반사적으로 피했다. “당신… 저한테 가까이 오지 마세요! 저는 그 냄새가 싫어요! 멀리 떨어지세요, 냄새가 너무 심해요!”“풉......” 구경민은 소리내어 웃었다.구경민 옆에 있던 여사친 고윤희도 웃으며 신세희를 보았다.정문재와 장진혁은 서로의 눈치를 봤다.에일리의 표정은 난감해졌고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신세희를 보며 애원했다. “신… 신 아가씨, 제가 신발을 신겨 드릴 수 있게 해주세요. 아니면 제가 벌주를 90잔이나 마셔야 하고, 그럼 죽을 거예요.”신세희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미안해요! 근데 저는 술을 마시라고 한 적 없어요. 그러니까 나한테서 떨어져요!”신세희가 동정심이 없는 게 아니었다.사실 그녀도 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그녀가 누군가를 구해줄 자격이 있을까? 게다가 이 여자는 화장실에서 자신을 막 대하고, 화장실에서 나온 후엔 더 가관이어다. 딱 보
부소경 옆에 있던 신세희는 부소경의 행동에 놀랐다.신세희는 부소경 뒤로 기대려 했으나 에일리가 철푸덕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걸 보았다. “아가씨, 한번만 자비를 베풀어서 저를 살려주시면 안될까요?”신세희:“......”그녀는 정말 이 여자를 상대하기 싫었다!분명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가 아까는 거만하게 자신의 신발을 들어달라고 했다.게다가 욕까지 했다.“아가씨, 얼굴이 정말 빨리 변하시네요.” 신세희가 침착하게 말했다. “방금 화장실에서 명령하던 사람이 당신이고 왜 본인을 모르냐면서 핀잔을 준 것도 당신이고, 방 안에서 저한테 망신을 준 것도 당신이에요.지금 제 눈 앞에서 불쌍하게 눈물을 흘리는 것도 당신이네요.대체 어떤 게 본 모습이죠?전 정말 모르겠어요. 저 같이 먹고 사는 게 힘든 사람도 어쩌지 못 하고 이리저리 도망다니는 여자를 내가 어떻게 알아야 되죠?내가 당신을 모르는 게 정상 아닌가요?당신 같은 상류층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사람을 괴롭히나요?”에일리:“......” 이때 에일리는 신세희가 자신이 연예인인지 모른다는 걸 알았다.에일리는 양손으로 신세희의 발을 잡으며 계속 애원했다. “아가씨,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그런 식으로 명령하고 괴롭히면 안됐었어요.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네? 부탁드릴게요.”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에일리씨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부탁한다고 소용없어요. 저는 여기서 그냥 다른 사람의 장난감일 뿐이에요. 저한테 부탁해서 어쩌시게요?”신세희는 한숨을 쉬며 부소경을 보았다. “부 대표님, 저 때문에 에일리씨께 벌을 주고 싶으신 거라면 저는 개인적으로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저는 이 사람을 미워하지 않아요.저는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도 없고, 누군가를 벌줄 자격도 없어요.이 분을 벌주고 싶은 다른 이유가 있는 거 아닌가요?그렇다면 저를 중간에 끼지 말게 해주세요. 만약 정말 저 때문에 그러시는 거라면 그냥 놔주세요.저는… 그런 거 필요 없어요.저는 당신 같은 사람들도 잘 모르
부소경은 다시 한번 말했다. “영화 배우? 신진영화? 겨우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다 당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지금 말해주는데, 앞으로 3년동안 영화 쉬는 게 좋을 거예요.광고도 절대 안돼요!”이건 이미 부소경이 에일리한테 주는 제일 가벼운 벌이었다.공적인 인물이 상 하나 받았다고 화장실에서 다른 여자한테 신발을 들어달라고 하다니!이런 행동을 했음에도 영화를 쉬라는 조치는 이미 많이 봐준 거였다.“부 대표님......” 에일리는 절망했다. “저… 그냥 술 마실게요. 제가 90잔 마실게요, 그래도 될까요?저한테 꺼지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저 영화도 안 쉬고 싶어요.”그녀에게 광고도 하지 말고 영화까지 3년동안 쉬라는 건 거의 이 업계에서 일을 그만 두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그렇게 되면 앞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게다가 부소경에게 찍혔으니 평생 이 고위층 바닥에 들어올 수 없었다.에일리는 이를 꽉 물고 부소경에게 부탁하며 자신이 90잔을 마시겠다고 했다.양주 90잔.비록 고량주만큼 세진 않지만 90잔이었다.한 병에 7,8잔 정도 되는데, 90잔이니 에일리는 13병의 양주를 마셨다.마지막까지 마신 그녀는 개가 되었다.그리고 이리저리 토했다. 방 안에 다른 여자 두명, 장진혁의 파트너 그리고 정문재의 파트너는 코와 입을 막고 불쾌하게 말했다. “13병을 다 마시고 저러다니, 진짜 진상이네!”에일리는 망가졌지만 잠에 들진 않아서 사람들의 대화가 들렸다. 여자들이 자신을 진상이라고 욕하자 에일리는 정말 극도의 수치스러움을 느꼈다.그래도 그 중에 구경민의 성격이 제일 좋았는지, 그는 에일리는 들고 방 밖으로 던진 뒤, 핸드폰을 꺼내 바 직원을 불렀다. “여기 여자 일행이 취해서요. 태시 태워서 집에 좀 보내주세요.”“네, 바로 방 앞에 있어요.”해결을 하고 구경민이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에일리가 다리를 붙잡았다. “구, 구대표님, 저… 도대체 제가 오늘 부 대표님에 뭘 잘못한 걸까요? 왜… 저한테 이러신 건지 구
영화배우 에일리는 그렇게 쫓겨났다.바에서 나와 택시를 탄 뒤 술에 취한 에일리는 서도영의 아내 구선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 너머 구선예는 얼른 물었다. “에일리씨, 안녕하세요. 저희 남편이 부소경이랑 대화 좀 나눴나요?”에일리는 전화로 막말을 했다. “신세희 나쁜년! 그 여자 완전 여우예요, 여우!”그리고 전화를 끊은 뒤 택시에서 잠 들었다.구선예:“......”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구경민에게 전화를 걸었다.방 안. 구경민은 부소경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고, 핸드폰이 울리자 번호를 확인한 뒤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서도영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아내분 전화요.”서도영은 핸드폰을 들고 나와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선예야, 왜 전화했어!”구선예는 소리쳤다. “서도영! 너 이 자식! 내가 내 동생이랑 부소경 무리에 낄 수 있게 얼마나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신세희랑 결국 붙어먹은 거야? 네 동생도 모자라서 너까지 당하고 싶어서 그래?”서도영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이 여자가 진짜 아무것도 모르네! 너랑 결혼한 내가 한심하다 진짜! 사람 보는 눈이 얼마나 없으면 그런 여자를 내 파트너로 부른 거야? 집에 가면 가만 안둬!”구선예:“......”서도영은 이미 씩씩거리며 전화를 끊었다.다시 방으로 들어갔을 때 그는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보았지만 아무도 그를 봐주지 않았다. 그의 아내의 동생인 구경민마저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서도영은 이 모임에서 완전한 외부인이였다.그 순간 장진혁 옆에 있던 여자가 잔을 들고 신세희에게 말했다. “아가씨, 저희 한 잔 해요.”신세희는 얼굴을 붉혔다.그녀는 누군가 자신에게 이렇게 잘 해준 적이 없었기에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잔을 들으려던 순간 부소경이 제지했다. “이 사람 술 못 마셔서 제가 대신 마시죠.”말이 끝나자 그는 신세희의 잔을 들고 한 입에 다 마셨다.장진혁 옆에 있던 여자가 말했다. “소경씨, 정말 용감한 흑기사네요.”신세희의 얼굴은
당신이 이미 진흙탕에 빠졌다고 해도요!신세희는 가볍게 웃어 보였다. “지금도 제가 건축을 할 수 있을까요?”“왜 안되는데요? 건축이랑 관련된 일 하겠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요?” 구경민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지금의 나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신세희는 처량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시도도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요? 일자리를 찾을지 못 찾을지?” 구경민이 그런 그녀에게 말했다.그의 말에 신세희는 입술을 깨물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는 듯했다.같은 시각, 부소경은 장진혁이랑 대화를 끝내고 다시 신세희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손목을 들어 시계를 한번 쳐다보더니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 “시간도 늦었는데…”시간이 늦었다고?그의 말에 신세희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이제는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부소경은 날 어디로 보내게 될까? 구경민한테 보내는 걸까?구경민이 나랑 대화를 제일 많이 나누긴 했는데…아니면 얼굴에 흉터가 있는 이 사람한테 보내게 되는 걸까?신세희는 모른다. 부소경이 자신을 누구한테로 보내게 될지. 그녀는 감정이 없는 로봇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마치 감정이 없는 좀비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부소경은 한쪽 팔로 신세희를 감싸고는 몸을 일으키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집에 애도 있고 해서, 빨리 들어가 봐야 해.”“세희씨, 조심히 가요. 시간 되면 언제 한 번 모여요. 같이 샵에 가서 관리라도 받아요.” 고윤희는 신세희에게 살갑게 인사를 했다.다른 두 명의 미녀들도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 “앞으로 우리, 여자 넷이 자주 모여요. 같이 보드게임 하기 딱 좋네요.”그들의 말에 고윤희가 웃으며 말했다. “세희씨 건축가거든. 앞으로 일도 바빠질 텐데, 우리랑 같이 보드게임 할 시간이 어딨어? 근데 세희씨, 주말에 같이 쇼핑하고 차 마시는 것 정도는 괜찮죠?”말을 끝낸 후, 그녀는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소경아?”“얘가 행복하다면.” 부소경은 한쪽 팔로 신세희를 감싸더니 밖으로 걸어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