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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부소경이 표정을 잔뜩 구기고 있을 때 구경민은 하마터면 꺽꺽거리며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본인만큼 부소경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이도 드물었다.

부씨 집안의 억압 속에서 보란 듯이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건 그가 결코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셈이었다.

그들 형제가 함께 손을 잡고 몸집을 부풀렸다고는 하나 그 핵심은 여전히 부소경이었다.

그런데 6년 동안 모두를 벌벌 떨게 했던 잔인한 사람에게 마침내 그의 고삐를 틀어쥘 만한 여인이 나타난 것이었다.

구경민은 무표정한 신세희가 단 한마디로 부소경의 말문을 턱 막히게 했음을 똑똑히 보아냈다.

부소경이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자 구경민이 장난스레 응수했다.

"그렇군요, 세희 씨. 소경이가 여기로 데려올 만한 접대부라면 아주 대단한 사람이겠는 걸요."

"어... 감사합니다?"

구경민이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저 여잔 대체 뭔데?"

고개를 돌린 정문재가 옆자리의 구경민에게 대뜸 질문했다.

구경민이 코웃음 쳤다.

“뭐긴, 소경이가 단단히 감긴 모양이지."

두 사람은 한가롭게 술잔을 주고받으며 부소경을 지켜보았다.

사실 그들은 잔뜩 기대 중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소경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까 봐 전전긍긍하던 정문재였지만, 구경민과 장진혁이 그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확신이 서자 정작 지금은 부소경이 형제들 앞에서 어떤 추태를 보일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남성에서 부소경은 권력의 상징으로 불렸으며 소문만으로도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생사고락을 함께한 형제들 앞에서는 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곤 했다.

부소경의 추태를 잔뜩 기대하고 있을 때 마침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큰엄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부소경에게 있어서 그녀는 딱히 중요한 인물은 아니었다.

하숙민이 부성웅의 정부로 전락하게 된 건 큰엄마의 농간 때문이었다.

그녀에 대한 감정은 증오로 점철되어 있었다.

하지만 큰엄마는 늙었고 그녀의 세 아들도 연이어 세상을 등졌다. 만약 부소경이 자신의 권력으로 고통을 홀로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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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shin
정말 답답한 여자임.. 누가 설명 좀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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